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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1/24
    책에 관한 뻔한 질문들. 그보다 더 잼없는 대답들.(3)
    말걸기
  2. 2007/01/20
    온통 짜증이네(9)
    말걸기
  3. 2007/01/13
    2006년 말걸기의 7대 사건(8)
    말걸기
  4. 2007/01/13
    '잼'이야 오너라(3)
    말걸기
  5. 2007/01/12
    '유머'다와야 '유머'지(4)
    말걸기
  6. 2007/01/11
    노무현이 '폭탄' 던진 날(4)
    말걸기
  7. 2007/01/07
    민주노동당 노조에 대한 저주
    말걸기
  8. 2007/01/06
    도둑보다 얄미운 경찰(15)
    말걸기
  9. 2007/01/04
    수렁(13)
    말걸기

책에 관한 뻔한 질문들. 그보다 더 잼없는 대답들.

 

레이님의 [책?] 에 관련된 글.


 

1. 책상에 늘 꽂아두고 있는 책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


읽지 않는 책들.

말걸기가 읽고 있는 책들은 방바닥에 굴러다닌다.

 

 

2. 어쨌든 서점에서 눈에 뜨이면 사지 않고는 못 배기는 종류의 책들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


그림책.

한때는 철학-사상가들의 책들을 충동구매했지만 지금은 절대 아니다.

ㅋㅋ 지금은 서점 가도 돈 있으면 DVD를 산다.

 

 

3.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올해? 원고 땜에 읽고 있는 책. 몇 권이나 읽었다구...

작년으로 치자면 기억나는 책 없다.

 

 

4. 인생에서 가장 먼저 '이 책이 마음에 든다'고 느꼈던 때가 언제인가?


중학교 땐가... <어린왕자>

말걸기는 책을 읽을 때 한 페이지도 못 넘기고 딴 생각한다.

책 읽을 때만큼은 집중력이 없음에도 <어린왕자>는 거의 단숨에 읽었다는...

너무 감동하면서 읽느라고 머리가 쭈뼛쭈뼛해던 책은 <천년 동안의 고독>.

 

'이 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느꼈던 책들도 있다.

대학교 1학년 때 읽은, <철학 강의>라고 주체사상식 변증법적 유물론과 역사적 유물론을 기술한 책인데 완전 쓰레기였다.

이 책은 누가 줏어가서 볼까봐 한참 동안 버리지도 못했다.

 

 

5.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책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아마도 성경책이 아닐까 싶다.

사실, 말걸기는 경험과 대화에서 지식과 지혜를 얻기 때문에 책 읽었다고 별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6. 단 한 권의 책으로 1년을 버텨야 한다면 어떤 책을 고르겠는가?

 

성경책. 일단 두꺼워야지.

읽어본 적은 없지만 불경집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7. 책이 나오는 족족 다 사들일 만큼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가?


지금은 없으나 예전엔 마르께스 책은 족족 사들였었다.

신기한 건 죄다 읽기도 했다.

 

 

8. 언젠가는 꼭 읽고 싶은데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책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천 년은 더 된 책들.

성경. 불경. 코란. 동서양의 고전들.

 

 

9. 헌책방 사냥을 즐기는가, 아니면 새 책 특유의 반들반들한 질감과 향기를 즐기는 편인가?

 

그림책 살 때 가끔은 헌책방을 찾았다.

헌책방에서 '헌책'만 파는 게 아니거든. 할인가에 파는 신간 그림책이 있었다.

지금은 어떤지 몰라.

그림책이 아니라면? 책을 팔 때나 가겠지.

 

 

10. 시를 읽는가? 시집을 사는가? 어느 시인을 가장 좋아하는가?

 

과제가 아니라면 시는 거의 읽지 않는다.

지금은 과제 낼 일도 없으니 시를 읽지 않는다.

과제 때문이기도 했지만 김수영의 시를 읽는 즐거움은 컸다.

쌩마초 김수영을 좋아하게 된 건, 그의 시보다 수필 때문이다. 수필이 더 역동적이다.

 

 

11. 책을 읽기 가장 좋은 때와 장소를 시뮬레이션한다면?

 

늦은 밤 TV도 재미 없고, 블질도 재미 없고, 게임도 재미 없다면... ㅎㅎ

긴 구간을 가야 하는 지하철. 할 일도 없고 시간도 잘 가고...

 

 

12. 혼자 책을 읽으면서 조용히 주말 오후를 보낼 수 있는 까페를 한 군데 추천해 보시라.

 

주말 오후에 조용히 책 읽으며 보낼 수 있는 카페라면 문 닫을 때 된 거 아냐?

이런 데가 있나? 몰라.

 

 

13. 책을 읽을 때 음악을 듣는 편인가? 주로 어떤 종류의 음악을 듣는가?

 

전혀.

음악을 들을 때는 딴짓을 못한다.

 

 

14. 화장실에 책을 가지고 들어가는가? 어떤 책을 갖고 가는가?

 

전혀.

쌀 때는 싸는 것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

 

 

15. 혼자 밥을 먹으면서 책을 읽는가? 그런 때 고르는 책은 무엇인가?

 

전혀.

먹을 때는 먹는 것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

 

 

16. 지금 내게는 없지만 언젠가 꼭 손에 넣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모든 종류의 고전들.

어차피 읽지는 않겠지만 손에 넣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17. e-book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e-book이 종이책을 밀어낼 것이라고 보는가?

 

먼 미래에 다시 물어 보길.

 

 

18. 책을 읽는 데 있어서 원칙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원칙이라기 보다는 습관.

차례를 꼼꼼히 보고 나서 읽는다. 본문을 읽기 전에 책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온통 짜증이네

 

1. 대가리가 짜증내고 있다.

 

당 지역위에서 선거일을 하고 있다. '선본짱' 정도의 일이라고 보면 되지만, 조직 사업 빼고는 죄다 말걸기가 했다. 정책, 공약안도 기술하고 이를 두고 토론하면 정리하고, 가공하고. 홍보물도 만들고. 홍보물은 마스터 인쇄용 한글 편집본과 웹자보 두 종이었다. 후보 공청회 때 필요한 논리도 하나 만들고. '선본' 운영 일정도 잡는다.

 

뭐? 지역위 선거가 그리 대단하냐고? 대단하냐 아니냐는 별로 중요한 얘기가 아니다. 후보가 8명인데 말걸기 혼자 실무 뒷치닥거리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선거 준비는 다같이 시작했지만, 막상 닥쳐서는 후보들한테는 전화 돌리거나 당원 만나라며 일은 떠안은 거다.

 

게으름으로 제때 제때 모든 게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꾸역꾸역 때우고 있다.

 

 

2. 가슴이 짜증내고 있다.

 

속이 터질라 한다. 그놈의 <사회연대전략> 때문이라고 하면 말이 안될라나? 어쨌든 이놈이 공격을 받고 있는데, 공격하는 것들이 '의도적 오독'을 바탕으로 '거짓 선전'을 해대고 있다.

 

<사회연대전략>은, ①만들어가고 있어 완결성이 떨어지고, ②지금까지 제시된 내용도 미세한 제도 설계에 있어서는 문제가 있을 수 있고, ③무엇보다 일정수준 이상의 소득을 얻는 노동자들도 복지 예산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으로 인하여  '정규직 책임론'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비판받을 수 있다.

 

그러나, 거짓에 기초해서 비판하면 안된다.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의 환심을 얻어 정치세를 확장하기 위해 저~ 분파가 거짓말을 해가면서 <사회연대전략>을 씹어대고 있다. 생까고 싶지만 당 지역위 선거에서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었으니 손을 놓을 수가 없다.

 

어제도 이 때문에 글을 하나 쓰다가 완성하지 못했다.

 

아, 지나가는 개도 쳐다보지 않는 주장 땜에 언제까지 속이 끓어야 하나.

 

 

3. 마음이 짜증내고 있다.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그냥 '알바 원고 마감'이라고 하자. 14개 원고를 언제 다 쓰냐? 에휴~. 게으름은 한 순간의 행복이지만 반드시 형벌을 불러온다. 마음 졸이는 것 만큼 큰 형벌이 있겠나.

 

게다가 짐을 하나 더 얹었다. 레디앙에서 원고를 부탁했는데 거절할 명분이 별로 없어졌다. 선거 땜에, 알바 땜에 미룰만큼 미뤘으니까. 근데 쓰려고 자료를 검토하다 보니 너무 뻔한 내용이 될 것 같아 재미가 없다. 무엇보다 기사 컨셉에 맞는 내용을 찾을 수가 없다. 얇팍한 수를 부려야 원고가 나올 것 같다. ㅠㅠ 이 원고는 앞으로 2시간 안에 써야 한다. 컥!

 

 

4. 몸이 짜증내고 있다.

 

1월 20일로 말할 것 같으면 말걸기의 생일인데, 저 멀리 충청도에 가야 한다. 누구 결혼식에 가야 하는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는 좀 놀아볼라고 한달 전부터 준비한 나들이가 있어서이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일로 몸과 마음을 쥐어 짰더니 가기가 싫다. 아마도 막상 가면 잼나게 지내긴 하겠지만.

 

에휴~ 원고나 얼른 쓰고 나가야겠다.

 

 

2006년 말걸기의 7대 사건

 

달군님의 [2006년 달군 10대 사건] 에 관련된 글.

달군님의 포스트를 보다보다보다 따라하기.

 

 

1. 사직하다

 

5년 7개월 16일 일하고 사직하다.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고 일을 끝냈다. 사실은 목표가 잘못 설정된 일이기도 하다. 아래 글에서도 적혀 있듯이 '새로운 걸 시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끝내기 위'해서 그만 두었다.

 

그때 잘 그만 두기는 했다. 적어도 쫓겨나는 더러운 꼴을 당하지는 않았으니까. 그리고 좀 놀기도 했고. 사직 사건을 적어 놓은 글을 없다. 다음은 사직 직후 짐싸는 심정을 담았다.

 

- 사직을 준비하고 있었나?

 

 

2. 퇴직금 투쟁하다.

 

지지리도 짜증나는 신경전이었다. 치사한 일을 당하면 상처를 많이 받는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특히 희망과 기대, 그 자체였던 조직을 상대로 치사한 싸움을 한다는 건 정말 사람을 망가뜨린다. 많이 망가졌었다.

 

아래글 다시 읽으려다 말았다. 씨발~ 욕 말고 나오는 말 있으면 다 나와보라 그래!

 

- '구걸'의 기록. 업데이트.

- '구걸'이 남긴 것

 

 

3. 우울증

 

우울증으로 입원하는 환자보다는 조금 나은 수준의 우울증을 겪었다. 마음의 병이 그렇게 고통스러운 줄 그때야 알았다. 아직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이건 여전히 스스로의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래도 이 과정을 겪고 나서 맘의 상처가 큰 사람들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한편으로 말걸기에게 없던 '너그러움'이 생긴 것이다.

 

우울증은 한 지인의 도움으로 크게 호전되었다. 어찌 보면 큰 은혜를 입었는데 별로 갚은 건 없다. 사실 해 줄 것도 없다. 맛나는 거 사주는 거 말고는. 함 크게 쏴야지.

 

이 <지저분한 일기>에 들락거리는 이들은 면식이 있는 사람들이라 말걸기의 우울 상태에 대해서 제대로 쓴 글을 없다. 아래는 그저 그렇게 내비친 글.

 

- 두 가지 증상

 

 

4. 세상을 돌다

 

가을에 히말라야나 실크로드에 갈 예정이었으나 꽝이 나버린 건 무척 안타까왔다. 그래도 시베리아, 몽골, 태국, 일본. 네 나라나 돌아다녔다. 평생 이런 일이 여러 차례 다시 있길 바라나... 쉽진 않을 것이다.

 

어느 세상이건 나름의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었다. 눈물 나게 아름다운 자연이 있었다. 사회마다 톡특한 습성을 지니고 있었다. 문명을 잘 포장한 나라도 있었고. 말걸기가 살아가는 이 나라와는 다른 사회와 자연을 경험하니, 남들 다 하는 말로 '눈이 좀 떠졌다.'

 

아름다운 풍경도 많이 담아왔다. 아직도 풍경이 가득한 사진을 보면 가슴이 아리다. 언제나 사진을 다 정리할까? 그리고 언제나 여행기를 다 쓰게 될까?

 

먼 나라 돌아다닌 일보다야 작아 보이지만, 본격적인 봄이 오기 전에 남도로 '먹자 여행'을 떠난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돌아다니면서 먹는 게 이리 기쁜 일일 줄이야.

 

태국에 대한 글을 없네.

 

- [ 시베리아와 몽골 ]

- [ 동경과 그 주변 ]

- [ 맛난 구경, 멋진 냠냠 ]

 

 

5. 사진을 다시 시작하다

 

필름, 인화값을 조달하지 못해서, 사실은 맘의 여유가 없어서 꽤 오랜동안 사진을 찍지 않고 있었는데 DSLR을 들임으로써 사진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주변의 원망과 한숨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금액의 사진 장비를 구비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돈을 들였다. 거의 퇴직금 다 날렸다고 봐도 될 정도다. 게다가 사진 찍는 것 자체가 돈이 조금씩은 드는 일이었다. 음...그래도 투자할만한 가치는 있다.

 

그리고 사진동호회까지 하게 되었다. 정서와 예술관의 차이가 있어서 조금 피곤하기는 하나 사진 생활에는 도움이 많이 된다. 이래 뵈도 말걸기가 전국 수천명의 회원이 모인 이 동호회 서울/경기 지역 운영자 중 하나이자 갤러리 담당자다. (크~ 별 것 아닌데~ ㅎㅎ)

 

요즘은 바쁜 데다가 춥기도 해서 사진을 찍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운도 별로 없어서 사진 생활에 좋은 계기가 될 만한 행사도 못가게 되었다. 어쩌겠나.

 

- 지름신에게 당하다

- '슈퍼울트라 똑딱이'

 

 

6. 심지어 사진 찍어서 돈을 벌다

 

사진을 찍는 것과 사진을 찍어 돈을 버는 건 다른 일이다. 고생스러운 알바이긴 하였으나 댓가를 위해서 사진을 찍기는 처음이다. 결혼식 사진을 찍는다거나 하는 것처럼 남을 위해서 찍을 때의 책임감이나 긴장감과는 다른 책임감, 긴장을 느겼다. 어정쩡한 '프로 입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다음주에 책자가 나온단다. 한 권 받아 놔야지. 거기에 실린 사진은 저작소유권까지 다 팔아버린 사진들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너무 싸게 넘겨서 팔려간 사진들이 말걸기를 원망할 것 같다.

 

앞으로 사진 찍어서 돈벌이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별 오만한 생각이긴 하다만.

 

상당히 중요한 사건이긴 한데 이에 대한 글이 없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인가 보다. 다음주에 책자 받으면 결과와 함께 과정을 글로 담아봐야겠다.

 

 

7. 다시 수렁에 빠지다

 

말걸기는 왜 이라 남의 부탁을 거절 못할까? 아무래도 말걸기의 약한 고리를 잘 아는 이들의 부탁이라서 그럴 것이다. 말걸기의 약한 고리는, 그 처절한 귀차니즘에도 불구하고 은근히 남 돕는 걸 좋아하는 데다가 사회적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인정받고 싶은 거지.

 

진보정치연구소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의 간사를 맡고 있으며, 지역위원회 선거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 둘은 모두 지난 가을부터 시작한 일이다. 2006년도에 시작해 진행 중인 일.

 

프로젝트는 점점 재미가 없어지고 있다. 함께 진행하는 자들 중에는 단 한 명의 충만한 책임감을 가진 사람만 있을 뿐이다. 대부분은 하기로 했으니 그냥 할 뿐이다. 서둘러 끝내고만 싶어하지 별로 프로젝트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다수. 독박 썼다.

 

지역위 선거의 선본은 최고위원 선본보다야 일이 적지만 꽤나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임원진은 합의 후보라서 그다지 공을 들이지 않아도 될 듯하지만 실은 차기 지역위 운영의 방안을 만들어야만 하는 상황이라 쉽지가 않다. 게다가 중앙위원 여성명부가 경선인데 상당히 복잡한 배경이 있는지라 불안하다. 지는 게 불안한 게 아니라 차기 지역위 운영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불안하다. 스트레스 '이빠이'다.

 

게다가 당민생특위이 일부 인자들이 '콜'을 보낸다. 싫다고 싫다고 해도 그들은, 그들이 필요할 때라면 부를 인간들이다. 돈 준다면 쫓아갈지 모르겠다. 헐~

 

짜증나는 일이라 그다지 글로 담고 싶지 않았다. 글은 새해에도 이어진다.

 

- 갑작스레 짜증이

수렁

 

 

 

 

2004년 말에 다섯병의 협박(?)으로 블로그를 만든 후에 2005년 말까지 거의 글을 올리지 않았다. 블로그 재미도 모르겠고 공들일 여유도 없었다. 사직을 결심한 후부터 조금씩 글을 올렸는데 사직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블질을 하게 되었다. 아마도 스스로 맘을 달래기 위해서 시작한 게 아닐까 싶다. 그러고 보면 '본격 블질'도 2006년 대사건에 포함해야 할 지 모르겠다. 더구나 이로써 새로운 인연을 만나지 않았는가?

 

또 큰 사건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좀 숨기는 것도 있어야 맛이지.

 

 

'잼'이야 오너라

 

말걸기[수렁] 에 관련된 글.

 

 

어쩌다 재미 없어졌을까?

재미? 잼이?

 

'잼'이를 찾으러

사진 장비도 손보려고 했고(A/S 센터 문 닫아서 꽝... ㅡ.ㅡ' / 그래도 외출한 게 어디냐?),

머리도 깎고,

맛 있는 것도 먹고,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고,

빨래도 했는데,

여전히 기별이 없다.

이게 다 '하기 싫은 일'이 밀려 있어서 그런거다.

여기서 '하기 싫은 일'이란,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하기 싫은 일이 아니라

적당히 해야 하고 하고픈 일이라 시작했는데 지금은 뜨뜨미지근해져 버린 일이다.

 

아, 귀찮아, 귀차나, 귀찬아!

잉? '귀찬'이는 누구지?

누구든 얘 좀 데리구 가버려라!

얘 때문에 '잼'이가 나가버렸잖아!

 

 

'유머'다와야 '유머'지

 

re님의 [덧글을 안썼어야 했다]에 관련된 글.

1.

 

re님이 [섹스 10도^^]라는 글에 덧글을 달고선 블로그 공간에 대해서 생각을 한 모양이다. 그리고 나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겠구나", "조심조심 피해다녀야지"라고 한다. 말걸기는 어떤 기분인지 알. 듯. 말. 듯. 하다.

 

아주 다른 가치 체계, 사고 방식을 가진 이들과 '대화'나 '소통'을 하기란 무척 힘이 든다. 단지 '생각이 다르구나' 정도라면 '갑갑함'만으로 끝이다. 물론 그 정도만으로도 꽤 진을 쏟아야 한다. 하지만 '가치 체계나 사고방식의 차이'가 사회적인 위계, 다수와 소수, (일말의 힘이라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편견에서 벗어나 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에서 드러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섹스 10도^^]는 사회적으로 낮은 지위에서 남자의 성욕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여성의 입장에서는 불쾌(그 이상이겠지)하기 짝이 없는 '유머'이다. 이런 '유머'에 불쾌감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나는 웃겨', '불쾌한 이유가 뭐야?', '어차피 말장난이잖아' 따위로 답을 해버리면 '좌절'을 맛보게 한다. 아마도 이 '좌절'은 '쟤랑 얘기해 봐야 소용 없지' 정도가 아닐 것이다. 사회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들이 '아랫것들'을 이리 비꼬고 저리 비꼰 '유머'를 내뱉을 때마다 편견, 차별 따위를 계속 안고 살아야만 하는 것은 아닌지 각인하게 될 것이다. 그 따위 '유머'를 공개적으로 떠드는 자들을 '꼴통 새끼'로 여기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그래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겠구나", "조심조심 피해다녀야지"라는 re님의 말은 알 듯 말 듯 하면서도, 웬지 말걸기가 억울해진다.

 

2.

 

사람들마다 취향이 달라서 유머러스한 이야기나 코메디에 대한 반응도 제각각이다. '푸하하하' 웃기도 하지만 '안 웃겨' 조롱하기도 한다. 이 정도라면 취향이 달라 반응도 다른가 보다 하면 끝날 일이다. 그러나 누군가 '불쾌해!'라고 얘기한다면 그 유머나 코메디에는 '어떤 이해 관계'가 내재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해 관계가 내재한 유머나 코메디는 특정 상대자를 비하하거나 부정하게 표현하거나 하찮게 표현하기 일쑤다. 상대를 낮추어야 자신이 올라가니까. 그래서 권력에 대한 조롱은 항상 유머러스 했고 인기도 많았다. 힘 없는 다수에게 즐거우니까.

 

[섹스 10도^^]도 '유머'일까? 이를 보고 재밌다고 한 사람들이 있긴 하니 '유머' 같긴 하다. 그럼 그 사람들은 어떤 이해 관계 때문에 그럴까? 이를 보고 불쾌해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떤 이해 관계 때문에 그럴까?

 

이를 보고 불쾌해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면 그들을 비하했을 가능성이 높다(비하 당한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연대의식이나 윤리의식 때문에 불쾌해 했을 수도 있다는 뜻에서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유머'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다음과 같이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는 덕목이 필요하다.

 

"난 너희를 비하하기 위해 이 유머를 즐긴단다."

 

결코, "안 웃겨?", "왜 불쾌해?", "왜 그런지 얘기해 볼래?"가 아니다.

 

 

어쨌든 이 '유머'는 '황당한 야망'을 열 개 뽑은 것이다. 자기 성욕을 채울 수 있는 여자를 골라서 그 여자를 '뻑가게' 만들고 싶은 '야망'이다. 결코 달성될 수 없는 이런 '야망'을 잘도 정리해 놓았다. 야망이 웃긴가? 그보다는 자신들의 야망을 그렇게 우습게 표현해도 좋은가? '유머'는 '유머'다와야 '유머'지.

 

 

노무현이 '폭탄' 던진 날

 

1. 노무현의 '폭탄'

 

노무현이 '폭탄'을 던졌다.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 4년 중임제는 민주노동당의 오래된 주장 중의 하나이다. 정치학계에서는 대체로 당연히 그리 되어야 하는 것으로 이해되기도 하는 주장이다. 한국 정치 수준으로 보아 (진보적이라기보다는) 합리적 방안으로 여겨진다. 그러니까 '폭탄'의 내용물은 실제로는 터질 위험이 없다.

 

하지만,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임기를 일치시켜야 하는 시기가 2007대선-2008총선이며 이 때를 놓치면 20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은 좀 오버다. 현행 헌법대로라면 다음 총선은 2012년 4월, 다음 대선은 2012년 12월이다.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이 한국정치에 그토록 필요한 조치라면 다음 대통령이 정치적 결단으로 스스로 8개월 임기를 단축해도 된다. 어차피 그 8개월 남은 임기는, 5년 단임제에서는, '덤'에 불과할 테니까.

 

게다가 워낙 '양치기 소년' 같은 대통령이라, 노무현은 어떤 '좋은 말'을 해도 좋게 듣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그러니 이 시점에서 불쑥 던진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은 더더욱 '꼼수'로 보인다.

 

확실히 세간의 분석, 언론의 보도가 진실에 가까와 보인다. 노무현의 정국 주도권을 위한 필살기! 사실 개헌 카드 꺼낼 거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은 다 예상했던 것이기도 하다. 언제 내놓을까 기다리기도 했던 것이고. 그럼에도 '폭탄'이 되는 거 보니까 노무현의 능력은 정말 '양을 치는 데'에 있는 것 같다. 터지지도 않는 '폭탄'을 던져 놓고 여러 사람들 괴롭게 만드니까. 대단해!

 

 

2. 문래동 당사를 쪽팔려 하는 사람

 

노무현이 '폭탄' 던진 날은 말걸기가 알바하는 날로써 민주노동당사를 찾았다. 이날 알바를 대충 마무리하고 몇이서 밥을 먹으로 나가는데 '눈에 익은 사람'이 젊은 두 사람을 대동하고 문래동 당사 2층(대표실, 정책위 의장실, 정책위 등등이 있는 층)을 어슬렁 배회하는 것이었다.

 

- 진보정치연구소 사무국장 : 어떻게 오셨어요?

 

- A : 234호(243호라 했나?)가 어디지요?

 

- 강언니 : 여기는 호수가 없는데요. 잘못 찾아오신 거 아니예요?

 

- A : 민주노동당 원내대표실은 어딘가요?

 

- 말걸기 : 의원단 대표실은 국회 본청 2층에 있는데요?

 

- A : 문성현 대표님은 안계신가요? 비서실에 아무도 없는데...

 

- 말걸기 : 무슨 일 있어서 나가신 모양인데요. 비서도 다 데리구...

 

- '눈에 익은 사람' : 아까 통화한 사람 누구야? 비서한테 전화 한 번 해 봐.

 

(이 대화에서 좀 웃기는 건 당직자도 아닌 사람들이 참견하고 있다는 점이다... ㅋㅋ)

 

그리고서 일행은 밖으로 나왔는데, 진보정치연구소 사무국장이 뭘 두고 나왔다면서 다시 들어갔다. 잠시 뒤 밖으로 나온 사무국장이 '눈에 익은 사람'은 청와대에서 온 사람이란다. 다들 맞아 맞아 TV에서 봤다며 맞장구쳤다. 사무국장이 물건을 가지러 갔다 오면서 그들의 대화를 들은 모양이다. 분명한 것은 저들은 문성현 대표를 만나러 왔다는 점이다.

 

'눈에 익은 사람'은 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이었고, 그날 노무현이 던진 '폭탄'을 받아달라고 각 당 대표를 만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람과 그의 수행 비서들의 상식은 이런 것이었다. 정당의 대표를 만나려면 그 정당이 자리잡은 당사로 찾아가 대표실에서 찾아뵈어야 한다는 것. 물론 그들만의 상식은 아니다.

 

이게 상식인데, 문성현 대표는 자기 자리는 놔두고 국회 본청의 의원단 대표실에서 이병완 비서실장을 맞이했다. 왤까?

 

문래동 당사가 뽀대 안나니 쪽팔린 거지 뭐. 아님 말구.

 

 

민주노동당 노조에 대한 저주

 

2007년 1월 6일은 꽤나 '역사적'인 날이 될 듯 싶다. 4~500명의 전국 상근자 중에서 80여 명으로 왜소(?)하게 시작하기는 하지만, 민주노동당 노동조합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 진보정당 역사에서는 빠질 수 없는 조직이 될 테니까. 만들어지기 전부터 민주노동당 노조에게 '저주'가 쏟아지는 것만으로도 역사가가 쉽게 뺄 수는 없게 되었다.

 

 

말걸기도 당에 노조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얘기를 꺼낸 사람 중에 하나였는데, 그 얘기가... 그러니까... 2001년? 2002년 쯤이었나? 제대로 기억도 못하네. 민주노동당 중앙당 상조회장이었던 시절 노조를 만들 요량으로 총무와 함께 노조의 상근자 노조로서 대표적인 전교조 상근자 노조 간부들과도 면담하고 그랬었다. 그때는 전교조와는 상황이 참으로 다르다는 점만 확인한 듯하다. 배울 게 없다는 뜻은 아니고. 하지만 업무 과중(?)과 상근자들의 시큰둥한 반응으로 노조 추진은 자연스럽게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그 후 2004년 총선 전까지도 여러차례 노조를 만들자는 얘기가 있었지만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았다. 민주노동당 상근자들의 노조를 만드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이 있었는데,

 

① 민주노동당 상근자는 노동자가 아니다.

② 정치조직에서는 목표를 정치력으로 달성해야 한다.

③ 지역조직의 상근자를 배제하는 것은 명분이 없고 그들을 포함하기도 어려운 조건이다.

④ 다수가 참여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할 게 뻔하다.

 

등이 이유였다.

 

①의 이유를 든 확실한 배경도 있다. 창당 초기부터 당에서 일한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그들은 당을 만든 사람들이다. 물론 말걸기도 당을 만든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의 감정은 사뭇 다를 것이다. 왜냐면 몇몇 상근당직자로 말하자면, 그들이 없었더라면 당이 실제로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난 직위는 국장이니 불리지만 사실은 상무이사나 마찬가지이다 보니 '노동자'라고 생각한다면 그게 이상한 노릇이었다.

 

물론 이와는 다른 ①의 이유를 들기도 했다. 전업 활동가는 노동자일 수 없다는 뜻으로 말이다. 이런 주장은 아직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②의 주장은 ①과도 연동되지만 꼭 일치하지는 않았다. 지금도 그러하다. 상근자가 노동자라고 하더라도 ②의 이유로 노동조합을 결성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긴 하다. 그 누구의 적절한 지적처럼, 지도부의 지시나 태도가 불만이면 노동자성을 강조하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고자 할 때는 활동가성을 강조하는, 다소 이율배반적인 행태가 만연했던 사실에 비추어 보면, 정치력을 발휘하여 스스로의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는 환경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명백하게도 ①과 ②의 주장을 했던 사람들은, 지금으로 말하자면 실장급(당시는 국장급) 인사들과 '활동가 이데올로기'에 쉽게 사로잡히는 주사파들이었다. 주사파들을 제외해도 지도부와 맞짱 뜰 자신이 있거나 지도부도 어려워 하는 실무자들에게는 노조란 오히려 그들의 정치력 발휘에 장애가 될 수 있었다. 노동자란 사용자로부터 근로감독을 받는 존재이지만, 노동자성을 부정하면 보다 더 자율적일 수 있었으니까. 어쨌든 이런 주장은 이해관계에 기반하고 있음은 명백하다. 이점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해관계란 언제나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도 중요하다.

 

③의 이유는 노동조합을 만들고자 한다면 가장 크게 부딪히는 난관임에 틀림없었다. 지금과는 다르게 당시에는 지구당에서 유급상근자를 두는 게 불법이 아니었음에도 실질적인 소득의 격차가 엄청났기 때문이었다. 중앙당은 60여만 원 받고 있었지만 지구당 상근자들 중에서는 10~20만 원 받는 사람들도 무척 많았기 때문이다. 지역으로 내려갈수록 지역에서의 부조가 발달해서 따지고 보면 큰 차이가 아닐 수도 있으나 확실히 지역의 상근자들의 급여는 어처구니가 없었던 건 사실이다. 이러니 중앙과 지역의 상근자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같을 수 없었다. 하나의 노조로 묶이기가 쉽지가 않았다.

 

④의 이유는 사실 상 '정치적 명분'이었다. 다수가 참여하지 않은 채 노조가 결성되면 웬지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려는 시도처럼 보여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2004년 총선 전은 확실히 노조가 출범하기에는 여러 조건이 어울리지 않았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점은 적지 않은 상근자들이 ②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작금의, 민주노동당 노조 출범에 퍼붓는 저주도 예전의 이유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여기에다가 도덕성이나 활동가 윤리 규범을 들이대는 짓, 가난한(?) 지역 상근자들 들먹이는 게 더할까.

 

①~④의 이유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노조에 참여하지 않는 상근자들이 있는 것 같다. 그들의 이유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그들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고, 여전히 ①~④의 이유로 노조 참여를 꺼리는 상근자들이나 노조 출범을 탐탐치 않게 여기는 자들에게는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

 

①과 달리 민주노동당 상근자는 노동자가 맞다. 객관적으로 그러하다. 민주노동당 상근자는 2004년 총선 이후 그 지위, 업무 수행에 따르는 권한이 질적으로 낮아졌다. 지도부나 정무직들이 생까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예전에는 상무집행위원회(지금으로 치자면 최고위와 비슷)의 결정 사항에 민감한 상근자들이 별로 없었다. 그들에 비해 꿀릴 것 없는 권한을 행사했었으니까.

 

②의 이유는 노조 결성의 이유이기도 하다. 노조가 정치적이지 않을 수 있는가? 스스로 활동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노조가 아닌 정치력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믿는 모양인데, 그들은 참으로 바보다. 지 꼬라지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그저 활동가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고고한 척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노조 결성 자체가 특정한 영역에서의 정치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임을 깨달아야 한다. 지도부에 반기를 드는 것만 정치적인 행동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질서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정치적인데. 그 질서가 나락으로 떨어진 상근자의 지위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③과 관련하여 중앙과 지역의 상근자들을 대조하며 중앙 상근자들, 특히 정책연구원들을 배부른 놈들이라고 하는데, 2004년 총선 이전과 비교해 보면 지역 상근자들의 상황은 훨씬 좋아졌고 중앙당직자들과의 격차도 엄청나게 줄었다. 어는 동네는 거의 같다. 월 60만 원으로 살인적인 여의도 물가를 버텨가는 와중에서도 노조 얘기 했었는데, 그 시절을 아냐며 배부른 소리한다는 것들은 입을 다 찢어놔야 한다. 그 새끼들 그 시절, 그곳에서 일한 새끼들 아니다. 그리고 지역위 상근자들은 이미 총선 전 중앙당 상근자들보다 훨씬 대우 좋다. (이런 얘기하는 놈들이 얼마나 배부른 새끼들인지는 담 기회에 쓰도록 하지.)

 

④와 같이 다수가 참여하는 노조라면 좋지만 지금의 상황은 갈등이 오히려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갈등없이 민주노동당 상근자들이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없기 때문이다. 확 갈라져서 갈등이 숙성되어야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민주노동당에게 좋은 일은 언제나 갈등에서 시작되었다.

 

 

'민주노동당 노조에 대한 저주'에 대해서 몇 마디 했다. 사실 뭐 이 정도 얘기는 다들 하는 얘기니까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여기까지가 서론이다. 그렇다고 본론과 결론은 길지 않다. 이상하게도 오히려 짧다. 본론과 결론의 핵심 내용은,

 

말걸기가 퍼붓는, 민주노동당 노조에 대한 '저주'이다.

 

 

민주노동당 노조에 반대한 부류는 여럿이지만 왜 주사파와 다함께는 민주노동당 노조를 반대할까? 진보정당의 상근자들로 구성한 노동조합은, 그들의 정치적 신념에 위배되는 면이 있기 때문이기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현재의 민주노동당 노조는 현지도부에 대항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현재 노조의 구성원들이, 노조를 지도부에 대항하기 위한 조직으로 여긴다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도부의 삽질이 상근자들 업무 환경에 미치는 영향으로 보아 노조는 주로 현지도부의 무능과 무성의에 대항해야만 한다. 이 뻔한 상황은 누구나 알고 있다. 따라서 주사파와 (잠시 동안만이라도) 그들의 2중대가 되길 자처하는 다함께는 민주노동당 노조의 출범에 흠집을 내고 있는 것이다. 그 흠집내기의 치졸함에 땅과 하늘이 흔들릴 정도로 말이다.

 

민주노동당 노조는 이처럼 치열한 이해관계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을 하면서 탄생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과연 이런 이해관계는 오래오래 지속될까?

 

까라면 까는 자들은 스스로 노조를 만들 이유가 없다. 하지만 노조가 만들어지고 그들이 모시는 지도부에 대항한다면, 그들 입장에서는 옆에서 노조 욕이나 해대는 것으로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적당한 시점이 도래하면 민주노동당 노조에는 주사파와 다함께도 참여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민주노동당 노조는 '조직의 건실함을 지키고자 하는 무리'와 '지도부 빨아주는 딸랑이들' 사이의 쟁투의 장이 될 것이다. 이것이 말걸기의 '저주'인데, 어찌보면 이렇게 되는 것이 민주노동당 노조의 '완성 단계'일 것이다. 이미 노조를 준비하던 이들도 알다시피.

 

 

민주노동당 노조를 두고 노조의 근본을 지키라고는 하지 말자. 모든 노조가 애초에 근본이랄 게 없긴 하지만, 특히 민주노동당 노조에게 '상근자 처우 개선'이나 '진보 운동에의 기여'라는 (틀린 말은 결코 아니지만)말을 덧씌우지 말자. 정치투쟁의 주체로서, 한편으로는 그 자체로 정치투쟁의 장으로서 활동하길 바라자.

 

 

도둑보다 얄미운 경찰

 

낭만의 섬, 제주에 놀러 갔었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파트너, D200과 그 친구들 몇을 데리고 갔다.

너무 무거운 짐은 돌아다니기에 불편하니 몇 친구들은 집에 두었다.

 

광고마냥 '낭만'은 확실히 짧았다.

별로 구경도 못한 것 같은데 다시 '생활'로 돌아가야 할 때가 왔다.

무슨 일인지 공항은 사람들로 미어 터져 어수선했고

말걸기도 덩달아 정신이 붕붕 떴다.

 

정신없이 한무더기의 빽빽한 무리 사이를 힘겹게 지나는 순간,

뒤로 돌려 매고 있던 사진가방이 가벼워지는 걸 느꼈다.

설마!

가방문은 열려 있었고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D200과 그 친구들은 어디로 갔을꼬?

 

갑작스레 밀려오는 공허함에 한동안 몸이 얼어 있었다.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며 다시 쳐다보고 쳐다보고.

이번에는 비어 있는 걸 알면서도 손을 넣어 D200과 친구들을 찾았다.

여전히 가볍게 빈 가방바닥만을 훑을 뿐이었다.

 

허탈한 기운이 가슴을 답답하게 눌렀다.

뭘 어찌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생각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에야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사람들은 분주하게 자기길만 걷고 있었다.

도둑이 기다려줄 리도 없는데 도둑을 찾다가 포기했다.

 

심히 허탈해서 경찰에 신고할 맘도 생기지 않았다.

그 비싼 것들을 어찌 다시 장만할 수 있나?

이사비용으로 모아두고 있는 목돈으로 D200은 마련할 수 있겠지.

그래도 되나?

 

포기한 채 다시 서울로 돌아오려다,

문득 사진동호회에서 들은 얘기가 떠올랐다.

못 찾는다 하더라도 경찰에 신고하고 Nikon에 시리얼 넘버를 알리는 게 좋다는...

도둑이 바보라 자기 것처럼 사용하다가 AS라도 맡기면 모를까

확실히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그래도 일말의 희망이란 공허를 약간 채우기도 한다.

 

경찰에 도난 신고를 하러 갔다.

도둑 맞은 물품이 무엇인지 알려주었다.

경찰이 물건을 찾기 위해 애쓸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담당자의 태도에 약이 올랐다.

 

신고를 받은 담당자는 피해액을 산출하기 위해 직접 도단 물품마다의 값어치를 매겼다.

이건 얼마, 저건 얼마.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피해액을 꼭 알아야 한다면 말걸기한테 대충 물어보고 적어두면 될 것을.

 

그런데 지켜보고 있자니 어이가 없었다.

대부분 어처구니 없게 싸구려 물건인양 취급했다.

딱 하나만 비싸게 매겼는데 그것도 어처구니 없었다.

오히려 너무 비싸게 값을 매겼기 때문이었다.

 

도둑 맞은 것도 황당한 마당에

경찰까지 뻘짓하고 앉았으니 슬 짜증이 밀려왔다.

값을 매기려면 제대로 매기라고 짜증 섞인 항의를 하였다.

항의에 대한 경찰의 반응이 압권이었다.

 

"에이~ 싸게 매긴다고 자존심 상하셨구나? 도둑 맞은 것보다 더 기분 나쁜가봐~"

 

허걱. 뭐 이런 경찰이 다 있는고.

 

이 얄미운 경찰의 실실 쪼개는 표정에 화가 났다.

그런데... 경찰이 한 말은 틀리지 않았다.

말걸기의 품을 떠나 거대한 공허를 남긴 D200과 친구들을 그리도 싸구려로 취급하는 게 불쾌했다.

도둑에게 갔어도 그들의 체면은 구겨지지 않았으면 했다.

진심을 들키면 확실히 화가 난다.

 

어찌어찌 신고는 끝냈고 돌아왔다.

왜 이리 맘이 괴로운지 세상이 다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왜 그리 상실감이 컸는지도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떠올릴수록 그 경찰은 정말 얄밉다.

오히려 도둑을 원망하는 맘은 별로 없고 경찰 얄미운 맘만 남았다.

왜 그러지?

 

 

수렁

 

요즘 자꾸 드는 생각.

 

"말걸기는 다시 수렁에 빠졌는가?

아니면 수렁이라 여기는 고것이 말걸기의 인생인가?"

 

 

6-7년 전까지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

 

"하고자 한다면 언제든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과연 이 바닥을 떠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