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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2

 '블로그홈에 게시할래요'를 먼저 안하겠다고 체크한 후에 글쓰기를 시작한다.

이 글은 절대로 링크하지 말아주세요. 그런 폭력, 전 싫어요.

링크는요 보통은 허락을 구한 후에 하지 않나요?

링크를 원치 않으면 얘기해달라니 모든 사람이 당신의 글을 읽는다는 전제? 그것도 폭력.

더이상 발언을 쪽지로 요청하지 않고 나가서 발언을 하겠다고 결심한 건 당신의 자유겠지만

옆사람하고 주고받았을 수도 있는 말을 확성기를 통해 강제로 발언대에 세우는 것 아닌지.

블로그는 비밀 일기도 아니고 공개 기고도 아니지만

토론이 가열차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양해도 구하지 않고 링크를 거는 건 누구를 위한 것?

나는 항상 단아한 당신이 무섭습니다.

 

엄마 논쟁 이후에 진보넷 블로그에 다시 돌아온 건

이 곳을 떠나고 싶지 않아서이다.

대신 나는 언팔과 블락에 대해서 미리 배운 것같다.

애초엔 소통의 즐거움을 주는 진보넷이었으나

어떤 이의 글은 전혀 읽고 싶지가 않다.

그건 사상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이다.

그렇게 그렇게 피해가려고 해도

즐겨가는 블로그로 갔다가 덧글로 그들의 글을 읽고 나면 한동안은(짧게는 몇분?)

불쾌하다.

 

제한된 소통을 바라면 커뮤니티를 선택하면 되지 않냐고 물을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자리를 옮기면 소중한 인연들이 같이 간다고 할 수없기 때문에

이 곳에 눌러앉았다.

몇 번의 이사를 거쳤고 나는 이 곳에서 만난 소중한 내 사람들과 여전히 함께 하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최근의 논쟁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다. 

몇 번의 논쟁의 참여를 통해서 얻은 교훈은....무섭다는 거다.

글을 통한 소통만으로도 버거운 내가 충격을 받았던 건

어떤 이들은 전화도 하고 오프라인에서 친한 사이이기도 하고 서로 사전 논의도 한다더라.

심지어 내가 모르는 사연까지 공유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건 사실.

그런데 최근의 쉴드론은 좀 이상한게 포털의 알바론과 비슷하다. 사실확인 했어요?

사실을 모르면서 그렇게 덮어씌우는 건 곤란.

그냥 글로만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같다는 바람.

바람으로 끝나도 할 말 없음.

 

혹시라도 누군가 쉴드론을 펼칠까봐 한마디 하자면

나는 그 글을 읽고서 이 사람, 제정신인가 싶었다.

솔직함을 빙자하고서 더러운 밑바닥을 드러내는 그 글을 보면서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몽정기>도 그렇지만 어제 새벽에 <요시노 이발관>을 보면서

정말 남자애들이 그런 식으로 자라는 거면

여성과 남성은 생애주기적으로 다른 조건 속에서 자란다는 말인데

어떻게 이 상황을 타개해야할 것인가 고민이 되었다.

급기야 오늘 아침, 동네 언니가 전화해서

"변태성욕자가 집을 침입했다, 청심환 좀 사줘"라는 말을 듣고서

아침에 우리 꽃같은 하늘을 차에 태워보내면서.....

정말이지 미칠 것같았다.

언니가 그런다. 이사하고 싶은데 어딜 가면 다르겠니?

 

Moon 대표가 하는 아동성폭력에 대한 작업을 보다보면

정말 세상에 희망이란 게 없다.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세상은 구별짓기를 통해서 누군가를 괴물로 만들고 안심한다.

그런데...사실은 평범한 사람들이거든.

어제 그 언니의 집을 침입한 사람도 아주 말끔한 외모에 착한 사람이었대요.

괴물이 아니라 평범한 남자들이 왜 그러는 것같아?

나는 라론이라는 사람이 진보넷 활동가인지도 나중에 알았지만

심지어 활동가라고...자신의 삶에 대해서 철저하려고 하는 사람도

그 마음을 한 번 휘저어보면 그런 바닥이 있다는 거다.

그게 보통의 정서라는 거다. 정말 미칠 노릇이야.

 

와싸다닷컴이라고 나름 의식있는 중년들이 모이는 곳이 있는데

자유게시판에서는 조두순사건에 대한 성토가 벌어지는데

자유자료실에 평소 그렇듯이 예쁜 여성의 화보가 올라왔다.

누군가가 문제제기를 하니까 그러는 거야.

어떻게 그거랑 이거랑 비교를 하냐고.

조두순은 괴물이고 너는 아닌 것 같아?

 

나는 지금의 기회가 라론이 새로 태어날 기회라고 생각한다.

당신은 "~~ 해서 미안해"라는 게 아니라

내 글이 기분나빴다면 미안해....가 아니라

누군가를 위한 사과가 아니라 당신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

당신 안의 문제에 대해서 지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을

그렇게 성의있게 지적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고마워하며 성찰했으면 좋겠어.

 

그렇더라도 현재의 논쟁방식은 정말 싫다.

이건 뭐....

더말하고 싶지도 않아.

 

암튼 난 돕헤드논쟁과 엄마논쟁에 참여하면서

나한테 이곳은 온리 온라인 뿐이었는데

행간의 의미를 읽기도 버거운 나에게

행간을 넘어서는 다른 교류도 있다는 사실은 충격이었고

뭣도 모르고 혼자 쇼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나는 그냥 내 안의 우물로 내 블로그를 상정할 뿐.

다시 말하지만 트위터 이전부터 블락을 배웠고 그들도 날 그리하길 바랄 뿐.( 뭐 그러고 있겠지만)

 

난 논쟁을 숙지하지 못했고 이 글은 논쟁과는 상관없는 글이길 바라지만

단지...문득 들어가본 덧글에서 '침묵의 가해'라는 표현을 보면서 불편했다.

 에너지는 글을 쓰는 데 보다 글을 쓴 후에 더 필요로 한다.

잠깐의 짬을 내는 그 에너지로 글을 쓸 수는 있겠지만

글을 쓴 후의 상황을 감당할 에너지가 없다.

그게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이다.

그러니 그런 식의 압박은 가하지 말았으면.

 

떠나가는 블로거들이 아쉽다.

나는...정말 아쉽다.

화가 나.

 

"나는 이 글을 읽었는데 아무런 느낌이 없던데"

이 문구는 예전에 엄마 논쟁 때도 누군가 썼던 말인 것같은데.

기억나지 않으면 말고요.

같은 표현인데도 자기와의 관계에 따라 달리 취급하는 누군가가 우스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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