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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0 오전 8:08

익스피디아 특가가 조식 불포함이라 아침에 먹을 게 없다,

는 걸 누누이 강조하며 밤에 먹을 걸 사두자고 했음에도 

둘 다 잊어서 아침에 눈을 뜨니 배가 고픔.

그러니까 한국시간 6시, 태국시간 4시부터 눈이 떠졌고

먹을 게 없는 관계로 한 시간 정도 뒤척이다가

나중에 한국음식이 그리울 때 먹으려고 가져온 컵라면을 끓여먹었다.

그런데 젓가락을 안 챙겨옴.

하은이는 티스푼으로  강아지처럼 먹고

나는 하은이 먹고 난 후 티스푼 두 개로 사람처럼 먹음.

짠 걸 먹어서인지 먹은 지 얼마 후부터 설사를....ㅠㅠ

 

라면을 먹고 후식으로 오렌지를 먹은 후

약을 먹으면서 하은이 말했다.

"선생님이 이 약을 챙겨주신 건 몸에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정신차리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어서일거야.

약을 먹을 때마다 정신이 번쩍 나"

정말 정신이 번쩍 난다.

쓴 약을 오도독 오도독 씹어 먹노라면

물약보다 더 진해진 쓴 맛이 제대로 느껴지고

그래, 정신 바짝 차려야해!

라는 다짐을 늘 하게 된다.

하은이는 왜 엄마 약은 고급진 데 들어있느냐고

자기는 그저 은박지에 싸여있을 뿐인데, 부터 시작해서

선생님은 아마 이 약을 안 드셔보았을거야.

아마 이 약을 선생님이 직접 맛을 봤으면

다른 방법을 썼을 거야, 궁시렁 궁시렁.

얘야, 그 약도 엄마가 부탁드려서 선생님이 특별히 만들어주신 거란다. 

철없는 것.

 

오늘은 짜뚜짝 시장.

쇼핑의 날이다.

이제 밖으로~

 

아 참. 오늘의 사진.

신수반 호텔의 뷰는 커다란 나무와 오래된  마을이 보여서 마음이 아늑해졌는데

이 호텔의 뷰는 예전에 일하던 인사동 민예총 편집실 뒷골목하고 아주 닮았다.

옥탑방에 있던 편집실에서 잠깐 바람을 쐬러 나가면

저렇게 생긴 낡은 건물이 있었고 창문 안에는 마작을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20년 후, 방콕에서 비슷한 건물을, 창문을 본다.

그 중 한 창문이 열려있고 물방울무늬 커튼이 바람에 하늘거린다.

모든 집에는 창문이 있고

모든 창문 안에는 어떤 사연들이 있을 거다.

그 사연들에 귀를 기울이고 기록하는 것이 내 일이다.

직업을 바꿔볼까 생각했었는데  오늘 이렇게 보니

괜찮은 직업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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