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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0 오후 8:36

오늘은 짜뚜짝 시장만 다녀왔다.

아침에는 거기를 갔다가 후웨이쾅 야시장이랑 룸피니 공원을 가자고

하은이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지만

택도  없는 소리.

짜뚜짝 시장에 갔다 오는 것만으로도 녹초가 되었다.

아니 시장에서 헤매다 너무 지치고 피곤한 서로는

나중에 길바닥에서 싸우기까지 했다.

 

역시 사람의 본성은 지치고 힘들 때 나오는 거.

아침에 그렇게 생글생글 웃으며 서로를 배려하던 우리는

드림캐쳐랑 아로마가게를 못 찾아서 짜뚜짝 시장을 헤매고 다녔고

(거긴 정말 미로같아서 가다보면 아까 갔던 데고 가다 보면 또 아까 갔던 데...)

그러다가 경비한테 길을 묻는 내게 하은이

"모른대잖아!"라고 짜증을 내서 나도 짜증이 났다.

안되는 영어로 길 묻고 계산하고 주문하는 거 나도 힘든데

지는 뭐 노력하는 것도 없으면서 옆에서 디스나 하고 말이지.

"어쩌라고? 뭐든 해야지. 집에 갈까? 길찾는 데 너도 뭐든 좀 해봐!"

그래서 우리는 둘다 삐져서 한동안 말없이 걷기만 했다.

그러다가 드림캐쳐가게를 발견했고 드림캐쳐를 고르는동안 화가 다 풀렸다.

드림캐쳐는 참 신기하다.

작년에 은별이랑 왔을 때에도

쇼핑에도 관광에도 전혀 흥미없이 호텔에서 수영하고 피자먹는 것만 하자던 은별이

짜뚜짝시장에서 드림캐쳐를 발견하더니 그때부터 의욕을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나는 짜뚜짝 시장에서 향을 사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은별은 그 때 <상속자들>에 꽂혀있느라 드림캐쳐를 발견했던 거다.

그 후로 관광에 흥미를 가지게 되어서 참  다행이었다.

이번에도 드림캐쳐는 싸우고나서 삐져있던 둘 사이를 풀어주었다.

그래서 사고자 했던 아로마테라피용 오일까지  원하던 걸 다 사서

집에 잘  돌아왔다.

오늘은 시장에서 빠이야라는 걸 사먹었는데

그동안 태국에서 먹었던 음식 중에서 유일하게 짜지 않아서 잘 먹었다.

의사선생님이 하루에 물 2리터는 먹으라고 하셨는데

태국에 오니 물 2리터는 쉽게 먹는다.

모든 음식이 짜다. 그리고 하루종일 땀을 뻘뻘 흘린다.

저녁에 숙소에 돌아와서  더운 물로 샤워를 하고

낮에 입었던 옷을 보니 젖어있다. 

 

날은 너무 더운데 앉을 데가 없어서 마사지샵에서  발+어깨+등+머리 마시지를 받았다.

마사지가 끝난 후 팁으로 1달러를 드렸는데 

뭔가 잘못되었다는 듯이 심각해지길래 뭔 일인가 싶었더니

마사지해준 분들이 우리가 마사지비용으로 1달러를 드린 걸로 아심.

내가 드린 달러를 들고 싱가폴  달러냐고 묻길래 갑자기 띵해졌는데

사실 하은은 그때부터 나한테 골을 내기 시작했던 것같다.

자기가 보니 다른 사람들은 20바트를 내는데 왜 나만 1달러를 내냐 이거다.

야, 20바트가 한 장 밖에 없어서 그랬다, 내 꺼만 내는 거였으면 나도 20바트 냈다,

라고 말은 못하고 암튼 그때부터 뭔가 기분이 안 좋은 듯해서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딸기 슬러쉬도 사주고 내가 가방도 들어주고 그랬는데

그 다음에 또 뭐라 그래서 나도 화가 나서 화를 냈음.

나중에 집에 돌아올 때 지하철역이 어딘지 몰라서 헤매는데

경찰이 오길래 "너가 물어봐" 했더니 진짜 후진 발음이지만 잘 물어봐서 집에 잘 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와서 좀 쉬고 났더니 여유가 생겨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가는 것에 의기투합.

숙소 앞 시푸드점에 가서 새우, 밥, 커리(?)를 먹고

낮에 시장에서 산 망고스틴을 먹기 위해서

일회용 접시, 칼, 젓가락을 구하러 다님.

숙소 근처 세븐 일레븐'들'에는 우리가 구하고자 하는 것들이 각각 한 개밖에 없어서

한 블럭 넘어까지 갔다 왔다.

그런데 숙소에 와서 망고스틴을 먹으려고 보니 망고스틴을 먹는 데 

칼은 필요가 없다는 것을 나중에 발견함. ^^;;;;;;;

이틀 밖에 안 잤는데 천 년은 흐른 것같다.

내일은 또 무슨 일이?

빨리 자야지.

 

오늘의 실수:늘 그렇지. 카메라를 끈 후에 일은 일어난다

오늘의 몸상태:가렵다. 큰일이네. 너무 많이 걸어서인지 허리도 아프다

           저녁이 문제였나. 커리가 지나치게 달았다. 

           그런데 어쩔 수가 없었다. 먹을 게 없다.....ㅠㅠ

오늘의 발견:하은이는 참 쿨하고  낙천적인 아이다.

           짜뚜짝 시장은 모칫역이나 캄펭펭 역에서 걸어가면 된다.

          갈 때에는 모칫 역에서 내려 잘 걸어갔으나

         올 때에는 그 넓은 시장을 헤매고 다니느라 

        다른 데로 나왔기때문에 캄펭펭역이 가까웠다.

        짐은 바리바리 들고 있었고 땀은 비오듯 줄줄 흐르는데

       또 전철이 문제여서 집에 어떻게 가야하는지 몰라서 노선도를 보다가

      결국 실롬까지 간 다음에 거기서 뭐든 하자,라고 결정하고

     표를 끊는데.....잔돈 나오는 데에  자꾸 손을 넣고 또 넣고 한다.

     왜? 잔돈이 다 안나왔어? 물어보니

    "여기 손 넣어봐. 되게 시원해" 한다.

     그래서 그 천진난만함에 웃는다.

    집에 어떻게 가야하는지 잘 모르겠어도

   짐이 많아서서 팔이 아프고

   많이 걸어서 발바닥이 아파도

   잠깐 그 시원함에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내 딸이라서

  좋네.

 

  저녁에 밥을 먹으면서 "아까 왜 그렇게 화가 났던 거냐?"고 물으니

  엄마가 자꾸 촬영한다고 자기를 혼자 두고 가서 그랬다고 했다.

  아니 얘야 촬영 때문에 너 가는 길 앞에 미리 가있거나

  너보다 뒤쳐져있는 것 뿐인데 

  늘 너를 중심으로 반경 10미터를 안 벗어난 곳에 내가 있는데

  너는 왜 그러니.....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이들>에 나왔던 하은의 분리불안은 여전히 진행중인건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일하는 엄마와 함께 있고 싶은 딸,

  이 구도는 이번 영화에서도 여전히 존재하는 건가.

  앞으로 더 지켜볼 일.

 

  오늘의 사진:너는 여행을 찍고, 나는 너를 찍는다

 

바깥의 습하고 뜨거운 공기에 기침이 나고

전철의 차가운 공기에도 기침이 난다.

그래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나라에는 나처럼  마스크 쓰고 다니는 사람이 참 많다는 거.

관광객이 많아서 늘 조심하느라 그런가보다.

나도 그래서 조심하는 인간으로 보이는 중.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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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결산

메이드팁 1달러

망고 20

케밥 140

빠이야 150

음료 50

불량아이스크림 5

코코넛아이스크림 50

딸기슬러쉬 100

꼬치 40

젓가락 10

칼 26

일회용접시 16

저녁식사 161

맛사지 400

팁 2달러

전철 갈 때 80, 올 때 96, 갈아타기30

과일 망고스틴 380 포도 450

아로마테라피오일 1100

드림캐쳐 2100

신발 400

면바지 900 +1280

풍경 1000

 

총합 8984바트(302850) + 3달러(3614)=306,464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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