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지나간다

2016년 8월 5일 오후 5:25
차를 쓸 수 없는 날인데 서울에서 회의가 있어서
온수리에서 7:40분에 서는 60-5번을 탔다.
8:50분에 개화역에서 9호선 전철을 탐.
오늘 회의 전에 바비엥3차에서
3번의 회의가 있었는데
그 중 두 번을 늦음.
처음 늦은 날은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차가 많이 막혀서 5분 늦었고(예정대로 였다면 30분 일찍 도착하는 거였는데...) 
두번째 늦은 날은... 그냥 내가 늦었다. 아침에 서둘렀어야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남은 걸로 착각해서 8분 늦었다.
오늘까지 늦으면 라이프스타일에 문제있는 사람이 되어버리니 어제부터 긴장함. 
다행히 사건 사고가 없어서 30분 일찍 도착함.

KBS에서 진행하는 장애인식 영상물에 대해 제작단과 서로 의견을 나누는 자리. 정들겠다, 세번이나 만난 사람들. 20대에 MBC에서 일할 때 관료적인 시스템엔 질렸지만 계약직 PD들의 성실과  기획력은 늘 본받을만 하다. 나도 좀 부지런해져야겠다. 나 너무 느슨하게 살고 있는 건 아닌가. 같이 갔던 JN은 방송가에 남았고 나는 떠나왔다. 가지말라고, 여기도 배울 게 많다고 잡던 CH 피디에게 "군대에서도 배울 건 있겠지만 나는 어쩔 수없이 군대에 남아있으면서 의미를 찾으려는 군인이 아니니까. 나는 내 인생을 좀더 건강한 장에서 쓰겠다."고 말하며 떠나오면서 나는 다짐했었다. 방송가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녀야했던 그 성실함과 치열함을 내 몸에 새겨야겠다,고.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고 내가 남아있었으면 저 사람들처럼 일하고 있었을까. 심사와 심사, 협상, 세 번의 미팅 마다 그들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늘 디벨롭된 안을 가져왔다. 그러니 선택된 거고 그러니 살아남은 거다.

회의가 끝나고 1호선 전철.
전철 안은 온통 노인들.
노인의 냄새, 다수라서 거침없는 말, 웃음....
청량리역, 대합실의 노숙인. 냄새.
로또 뭉치를 꺼내놓고 들여다보던 초라한 남자.
정동진행 기차. 대기중인 군인들. 이 무더위에 더워보이는 군복. 내 아들은 정말 군대에 보내고 싶지 않아....
사북, 고한, 태백을 지난다.
<검은 사슴>의 그 여정을 혼자 가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나이를 먹어도
다른 일로 이 곳을 방문하더라도
무궁화호를 타고 지나가는 강원도는
늘 어떤 기억들을 길어올린다.
나는 약간의 우울과 가라앉은 마음으로
그 풍경들을 무심하게 바라본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는 그 한마디가
절대로 위로가 되지 않았던 시간으로부터
멀리멀리 떠나왔다.
그래서 나는 안다.
어떤 시간, 어떤 마음이라도
"모든 것은 지나간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