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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다

 

1. 여기에 가고 싶다.

http://www.boan1942.com/calendar/chaser-the-seriously-loved/

 

홍작가님은 나를 두 번이나 도와주셨다.

내가 씨네송이 비디오팀장이었을 때 

그 분은 씨네송이 사진팀장이었다.

일면식도 없는 그 분에게 나는 긴 편지를 보냈고

전화번호를 알려주셔서 긴 통화를 했다.

내 이야기를 다 들은 후 그분은 말씀하셨다.

"가장 좋은 경우의 수를 상상해봅시다. 그 후에 함께 행동하겠습니다"

그 분 조언에 따라 가장 좋은 경우의 수를 상상한 후

문제의 인물에게 직설법으로 물었다.

그 돈을 왜 그렇게 썼는가? 라고.

문제의 인물은 내게 잘못했다고 말했다.

그 선에서 그냥 봉합했다.

일은 되어야했고, 나에게는 보호해야할 분들이 계셨으니까.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 고민하다가

손을 내밀었을 때, 주저없이 손을 잡아준 분,

이니 꽃다발이라도 들고 찾아가야할 듯.

 

2.

꿈을 꾸었다.

밀양의 남군과 어딘가의 p양,

그리고 누군지 모를 두명의 사람들을 데리고

나는 음악까페에 갔다.

꿈 속 장소에는 두 개의 음악까페가 있었는데

한 곳은 이지리스닝계열의 음악이나 아트락을 들려주는 곳이고

한 곳은 하드락을 주로 들려주는 곳이었다.

현실세계에서 남군이 밴드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어서였을까.

꿈 속 나는 하드락을 들려주는 곳으로 일행을 안내했다.

실내풍경은 옛날 신촌시절을 상기해보면

시저스보다는 '놀이하는 사람들'에 가까웠다.

현실세계에서 '놀이하는 사람들'보다는 '시저스'를 선호했던 나처럼

꿈 속 나도 첫번째 까페를 더 좋아했지만 손님이 왔으니까, 두번째 음악까페로 사람들을 안내했다.

 

카운터의 주인남자는 어린아기를 안고 있다가

우리들을 응대하러 나왔다.

다섯 명이 앉아야하는데 네 명이 앉을 자리밖에 없어서

의자를 가지러간 사이에 무슨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잠깐 밖으로 나와서 뭔가를 했는데

잘 기억이 안나네. 

 

꿈에서 깨어 p양을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애한테 그렇게까지 매몰차게 대할 필요가 있었나 싶지만

그 땐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나는 그 애를 아꼈지만

후배가 자신의 남자친구와 그 애가 잤다며 울고불고 하는데 

그냥 그애도, 후배의 남자친구도 다 보기 싫어서 연락을 끊었다.

작년에 밀양에 갔다가 잠시 p양을 만났다.

나는 페북에서 p양도, 후배의 남친도 다 차단했는데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줍은 얼굴로  "너무 오랜만이예요. 왜 그렇게 보기 힘들어요?"라고 인사를....

나는 어정쩡하게 네 오랜만입니다 하고 깍듯이 인사하고 돌아나왔다.

 

후배는 새로 외국인 남친을 사귄 후 나와 멀어짐.

그 시절이 자신의 흑역사인 듯. 

밤마다 전화를 해서 울던 그 시절, 그 대화상대로 내가 있었으니

나를 보는 게 서먹한 듯.

 

p양에게 안부전화나 해볼까.

자리를 못 찾아 늘 힘든 애는 바로 p양인데

나는 왜 그토록 남의 연애사에 예민하게 반응했나,

돌이켜보니 "너는 본처본능이 있어"라고 내게 말했던 선배언니가 떠오른다.

그래 나 본처본능 있어.

바람피우는 것들은 그대로 똑같이 돌려줘야해,라고 여전히 생각함.

그런데 p양은 바람피운 게 아니었구나....

 

p양이 왜 내 꿈에 나타났나,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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