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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9/11/24
    저녁 메뉴(2)
    나르맹
  2. 2009/11/19
    [펌]Assumptions, or Ask A Silly Question.
    나르맹
  3. 2009/11/18
    2009/11/18(2)
    나르맹
  4. 2009/11/09
    팔레스타인의 눈물
    나르맹
  5. 2009/11/06
    그만 그 말 그만 (2)
    나르맹
  6. 2009/11/05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나르맹
  7. 2009/11/04
    외국인 지문 등록?(1)
    나르맹
  8. 2009/11/03
    Interview with Jeff
    나르맹
  9. 2009/11/01
    2009/11/01(2)
    나르맹
  10. 2009/11/01
    Concluding Observations: Russian Federation
    나르맹

저녁 메뉴

사골떡국, 고기완자전, 햄잡채, 청경채, 깻잎, 김치 그리고 김. 아 그리고 흰쌀밥도.

 

밥에 김싸서 김치랑 먹는 것도 맛있긴 하지만 이렇게 먹으면 웬만큼 먹어도 배가 잘 부르질 않는다. 헛배만 차고 마치 도 닦는 기분이다. 밥만이라도 흰 쌀 대신에 잡곡밥이 나오면 좋으련만.

 

이런 메뉴를 접한게 하루이틀도 아니지만, 오늘은 급식실로 가기 전에 교무실에서 이미 위의 저 메뉴를 들어버린게 충격이 컸다(난 정규교원이 아니라 급식실메뉴를 확인할 수 있는 게시판 접근권한이 없다). 교무실을 나서면서 이미 입맛이 뚝 떨어져버렸다.

 

영양사 선생님에게 좀 더 강력하게 항의를 해서 내 존재감을 알려야하나?

채식하는 사람을 다양한 스타일 중 하나로 보고 존중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냥 별난 혹은 특이한 사람으로 보는 것 같다. 특이한 사람이니 메뉴가 불공정해도 자기가 다 감수하겠거니 생각하는 것 같다.

 

채식으로도 얼마나 맛있고 영양가 넘치는 식사를 할 수 있는데. 육식 삭단을 고수하는 게 평균/정상/다수를 배려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면 참 안타까울 뿐이다.

 

단백질과 적절한 비타민 보충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집에 도착하면 뭘 막 먹게 된다.

 

두 끼씩 도시락 싸다니긴 귀찮은데..

 

감옥은 공짜밥이라 치지만 여긴 하루에 식대가 삼천 칠백 몇십원이다. 워메 아까워라..

 

 

덧.

학교에서 밥 먹는 게 늘 이렇게 우울하다보니 이젠 급식실에 들어가면 메뉴부터 꼼꼼히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내가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미리 파악한 뒤에 내가 먹을 수 있는 것들은 보통량보다 더 많이 담는 것이다.

 

근데 메뉴에 관심을 갖다보니 아쉬움이 들기 시작했다. 메뉴만 봐서는 채식인지 아닌지 알 수 없을 때가 많은 것이다. 광우병 파동 덕분인지 고기가 들어가는 메뉴 옆에는 예를 들어 "돼지고기: 순 국내산" 이렇게 써있지만 그렇다고 원산지가 안 적혀 있는 메뉴라고 해서 죄다 채식이냐 그런 건 또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고기 원산지를 보며 이건 미국산이니 안 먹고 저건 호주산이니 먹어야지 생각하는 건 아닌데, 외국의 식당들처럼 채식 표시는 안 되어 있으면서 고기에 대해서만 친절하게 표시를 해주는 메뉴를 보면 화가 날 때도 있다.

 

지난 주였나 한번은 또 죄다 고기반찬인데 그 와중에 "김치전"이 내 눈을 확 사로잡는 것이다. 안 그래도 내가 와방 좋아하는 김치전인데 다른 먹을 것도 없으니 김치전만 이빠이 떠왔다. 전으로 배채울 생각에 밥도 조금 떠왔고. 그렇게 열심히 김치전을 먹고 있는데 지나가던 영양사 선생님이 나를 보더니 옆에 다가와선 "선생님 이 김치전 고기 들어갔는데"라며 너무 발랄한 목소리로 알려주시는 거다.ㅋㅋㅋ

순간 울컥했다. 그 말을 들은 난 겉으론 "아 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며 웃었지만 그 순간의 좌절감과 치미는 이 분노. 예전에 김치전 한번 나왔을 땐 고기가 안 들어갔길래 이번에도 그냥 먹었더니만..왜 그럼 김치전에 들어가는 고기는 원산지 표시도 없었던 거냐고.. 차라리 고기 들어갔단 얘기를 해주지나 말던가 그럼 아무 문제 없이 잘 먹었을텐데. 고기 냄새도 전혀 못 느끼고 맛있게 잘 먹고 있었단 말이다.

영양사 선생님 덕분에 친절도 타이밍이라는 좋은 교훈을 얻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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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Assumptions, or Ask A Silly Question.

* 마틴아저씨의 블로그에 가봤다가 좀 뜬금없긴 하지만 내가 마틴아저씨한테 호감을 느끼는 이유를 생각해봤다. 아마도 마틴아저씨의 개인적 배경이 주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올해로 환갑 게다가 남성 심지어 결혼도 안 한 싱글이라는 요소 때문에 그의 말들이 더 미더워보인다. 그이 때문에 나도 사서란 직업을 염두해 둘 정도이니.

한국에서 환갑맞은  남성 중에 권위적인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을까? 자기 나이 절반도 안 되는 젊은 남성과  아무런 격의 없이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사람. 정말 한번 만나보고 싶다.

 

번역을 하자면 아마 "전제들 혹은 어리석은 질문들" 정도가 될 듯한 제목으로 포스팅이 올라왔다. 꽤 긴 글인데 그냥 읽다보면 마틴 할아버지 말투가 떠올라서 므흣해진다. 지난 겨울 마틴아저씨와 함께 거닐던 거리 곳곳 그리고 함께 마시던 파인트들이 떠오른다. 그립다.

 

"Another assumption I keep hearing is that I should buy rather than rent a flat.
Yet the very same people will tell me just difficult it is to pay
their mortgage, even though they may be earning a lot more
than anyone in libraries will ever be able to earn.

 

Then there are the questions people will make about my family,
and even grandchildren.

 

Here the assumption is that one must be married and have
children of ones own."

 

대충 번역했더니

 

“내가 자주 듣는 또 다른 전제 중 하나는 내가 [내 나잇살 정도라면] 이제 렌트가 아니라 집 하나는 사야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런데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는 사람들이 다른 한편으론 자기들이 집을 사면서 안게 된 대출상환금을 갚기가 벅차다는 하소연을 하곤 한다. 그들은 도서관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평생 뼈 빠지게 일해서 벌 돈보다 훨씬 더 많은 재산을 어쨌든 종내에는 갖게 될텐데 말이다.

 

집에 관한 얘기가 끝나면 이제 사람들은 내 가족에 대해 심지어는 손자손녀는 두었냐면서 질문들을 나에게 던진다. 여기서의 질문들에 전제된 것은 누구나 결혼을 해야한다는 것이고 결혼을 통해서 자기 핏줄을 낳아야 한다는 것이다.“

 

추가.

오늘 평화도서관모임 뒷풀이 때 진진과 얘기를 하면서 일본에서 세입자로 사는 것에 대한 얘기를 좀 들었다. 평화도서관 공간을 어떻게 마련할지 얘기나누던 중이었던 것 같다. 한국엔 그나마 '전세'라는 게 있으니까 자기 여건만 된다면 아까운 월세 안 내고 살수도 있지 않느냐는 얘기였다. 일본엔 전세 이런게 아예 없고 심지어 월세로 처음 들어갈 때 일정량의 돈을 미리 내는데 이 돈은 돌려받을 생각을 포기하고 내는 돈이라고. 그래서 이사를 자주 다니면 거지가 된다는 일본 말도 있단다. 정확한 표현은 기억이 안 난다.ㅠ

 

1 년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 지금 사는 집을 나와 독립할 생각을 하니 어디를 구하든 '1년 계약' 이런 식의 약속들이 부담스럽다. 전세가 없는 건 일본과 같지만 그래도 영국에선 기본 주당 페이였고 이를 바탕으로 월세도 계산되고, 보증금의 경우는 예컨대 몇 주치 페이를 미리 냈다가 그 집 계약을 끝내고 싶을 땐 몇 주 전 노티스만 해주면 보증금도 다 돌려 받을 수 있는 문화였는데. 다만 런던 같은 경우는 좀 살만하다 싶은 집은 rent fee 가 다 최소 주당 100파운드(한 20만원)가 넘어서 그렇긴 했지만. 사실 한 달 400파운드짜리도 zone 1,2 정도에서는 찾기 힘들었지.

 

 헤이스팅스에서 살던 플랏은 주당 65파운드였나? deposit은 2주치 였던 것 같고. 부엌 큰 창문으론 바다도 보이고 참 괜찮은 방이었는데..

 

* 오늘은 급작스레 영어 텍스트 타이핑을 부탁받았다. 요즘 좀 한가해지나 싶었는데 다른 선생님들한테 이런 부탁들을 받으니 참 거시기하다. 결국 해석하기 나름이긴 하지만 내 계약서엔 그런 내용까진 없었는데. 그러고 보면 안 바쁠땐 일부러 다른 일 만들어서 주지 않는 내 보스가 최고다. 씨익.

 

 

 

저 창문 뒤로 멀리 바다가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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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8

*영국의 한 통신회사가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경쟁업체에 팔아넘긴 것이 밝혀졌다는 기사를 발견했다. T-mobile 이란 회사인데 여기 등록된 고객명부가 1700만명 정도 된다고 한다. 거기에는 고객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그리고 약정이 끝나는 날짜가 적혀있었다고. 1700만명에게 광고전화가 돌아갔을 걸 생각하면 끔찍하다.

그나마 다행(?)인건 'pay as you go' 방식의 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개인정보는 넘어가지 않았다고. 생각해보니 나도 영국폰 쓸때 topup 폰이어서 그랬는지 스팸 전화 이런 건 단 한통도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계좌 개설한 은행에서 전화온 적 한번 정도?

사람들과 연락할 때도 거의 문자였고 그래서인지 밧데리 한번 충전하면 일주일은 거뜬히 버틴 듯.ㅎ 

 

한국 돌아와서 핸드폰 번호 새로 받은 뒤에는 인터넷 회원가입 이런 데에 번호를 안 적으려고 신경을 많이 썼더랬다. 근데 한번 소방소에 신고한 일 때문에 소방관한테 내 번호를 준 적이 있는데 그 뒤로 광고문자 전화가 시작된 것 같다. 소방소를 의심하는 건 물론 심증이긴 하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찾아오는 이 스팸문자들. 정말 한국은 정보유출과 관련해서는 믿을 데가 없다. 주민등록번호 없는 세상에서 살고싶다.

 

*세상을 읽는 새로운 기준이 생긴 것 같다.

구체적 시공간 속에 처한 개인이 집단의 구성원이 됐을 때에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일'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근데 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안에는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는 일, 더 정확히 말하면 사람들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일들이 있다. 그걸 사람들은 허드렛일, 단순업무, 잡일, 몸으로 때우는 일, 귀찮은 일 등으로 부른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심지어 돈도 벌 수 있는 사람은 선택받은 사람들이다. 반면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데 굳이 자기가 하게 될때, 그것도 자발적 의지가 아니라 타인에 의한 '명령'이나 '의무'에 의해서 하게 될 때 사람은 자기 존재 가치에 대해 깊은 회의감을 품는다. 한 집단 안에서 누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을 남으로부터 떠안아 꾸역꾸역 해야 하지만 다른 누구는 그런 일을 손쉽게 타인에게 넘길 수 있다면 그건 그 집단 안에 인간 사이의 권력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각자 자기 앞가림은 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각자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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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의 눈물

그 새는 포도가 익는 시기에 오지요. 석류 열매를 따서 붉은 씨를 비우고, 포도나무에서 잘 익은 열매를 따 석류 속에 채워 넣어요. 석류가 포도로 가득 차면, 그 새는 진흙으로 구멍을 덮고 즙이 술로 익을 때까지 보관한답니다. 술이 익으면 새는 그것을 열고 신성한 술을 마신 후, 자기가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하늘까지 날아 올라가지요. 행복하게 취해서 새는 노래를 부르고, 하늘과 땅은 그 붉은 노래를 듣게 된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나는 늘 그 새가 나와 함꼐 있다고 느꼈다. 매년 가을에 나는 그 새를 찾기 위해서 하늘을 훑어본다. 그 새처럼 할 수 있기를 나는 열망한다. 신성한 술에 내 부리를 담갔다가, 취한 노래를 부르기 위해 하늘로 높이 높이 날아오르기를.

-자카리아 무함마드, 취한 새, <팔레스타인의 눈물> 110쪽.

 

나는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제 팔레스타인 장교도 말없이 자기 책상에 앉아 있었다. 그 방에는 우리 둘밖에 없었고, 둘 다 혼자였다. 그 방에서 나는 '그곳'으로 후퇴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누구나 내면에 감춘 침묵과 성찰의 장소로. 바깥 세계가 부조리하거나 불가해하게 느껴질 때마다 들어가 숨는 어둡고 내밀한 곳. 마치 내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비밀커튼이 있는 것처럼, 나는 필요할 때마다 커튼을 쳐서 바깥세계로부터 내 내면세계를 가려버린다. 내가 생각하고 관찰한 것을 스스로도 납득하기 힘들 때나, 내 생각과 관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가릴 수밖에 없을 때, 즉각 커튼이 자동적으로 쳐진다.

- 모리드 바르구티, 나는 라말라를 보았다, 157쪽

 

그들은 우리에게서 희생자의 비참한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지만, 우리 희생자들로부터 나오는 빛이 없다면 제 모습을 볼 수 없다. 그들은 우리한테서 나오는 빛으로 자신을 비춰보아야 하는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들 자신만으로는 앞에 있는 거울이 캄캄할 뿐이다. 그들의 초상은 거울에 결코 비치지 않는다.

- 주하이르 아부 샤이브, 집을지키는 선인장을 남겨두고, 234쪽

 

 

 

 

일상의 노곤함을 덜어주는 노래. 미카 볼 수록 하비엘 닮았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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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그 말 그만


 

그만 그 말 그만 - 오소영

 

달이 지면 떠나갈 너에게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지
오.. 나의 눈물 번지던
그 날 덧없던 시간
그만 그 말 그만
남겨진 말들도 산산이 부서지겠지

다가서면 돌아설 너에게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지
오.. 그만 멈춰버린
그 날 덧없던 시간
그만 그 말 그만
남겨진 말들도 산산이 부서지겠지

이제는 남겨진 아픔도 사라져 아...

이제는 돌아갈 수도 없는 먼 길 아...

 

그만 그 말 그만

남겨진 말들도 산산이 부서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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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마르케스의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하여 끝을 보았다. 어색함 없이 자유자재로 시점을 옮겨가면서도 기억의 퍼즐을 맞춰나가듯 자연스레 서술해가는, 뭔가 자기 목소리를 말할 듯 말 듯 하면서도 여운을 남기는 마르케스의 능력에 감탄을 하며 읽었다.

산 띠아고 나사르가 죽임을 당한 그 하룻밤의 사건을 두고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지는 이야기. 옮긴이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관심을 두었던 것은 범행 자체가 아니라 '집단적 책임'이라는 문학 테마"였다고 한다. 소설에서는 산띠아고 나사르를 죽일 것이라고 그렇게 두 형제가 온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지만 그 마을 사람들은 살인을 방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간접적인 공범이 된다. 다들 각자의 판단과 핑계들이 있었지만 결국 돌아온 결과는 산띠아고의 어이없는 죽음이었다.

책을 놓고 나니 산띠아고 나사르를 살해하겠다는 사실이 공공연히 알려졌는데도 살인이 제지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계속 머리 속을 맴돌았다. 왜 이 질문에 자꾸 맘이 쓰이나 했더니, 결국 지금 사람들이 타인의 희생, 죽음을 묵과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편한 진실이 상기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용산에서 다섯 명의 목숨이 희생됐고, 검찰과 법원의 논리대로라면 아들이 아버지를 죽인 죄로 5, 6년씩 징역형이 떨어졌다. 문제의 원인이었던 뉴타운개발은 멈추지 않는다. 인간이라는게 원래 이렇게 타인의 고통에 무심한 종족이었던가 싶은 생각에 매우 서글퍼진다.

 

어제는 아프간에서 영국 군인이 다섯 명이 총격으로 한번에 숨졌다고 한다. 아무런 명분이 없는 점령지인데도 한국정부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기어이 다시금 아프간으로 파병을 한다. 마치 산띠아고 나사르의 예고된 죽음을 알고서도 다들 방조를 했던 것처럼 지금 한국의 상황도 꼭 그렇게 돌아가는 것 같다. 예전엔 인도적 지원의 일환이라느니 비무장 군인이라느니 등의 언사가 동반되어 있었지만 이번엔 심지어 국방부 장관의 입에서 “불가피한 교전이 발생할 수”있다는 말이 나온다. 교전이 있다는 건 그게 한국 군인이건 탈레반이건 현지 민간인이건 누군가는 죽을 수도 있다는 말 아닌가. 그런데도 파병을 한단다. 집단적으로 이성이 마비된 것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사람이 죽을 걸 알고도 보낼 수가 있을까. 누군가는 명백히 죽음의 위협에 놓일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예고된 죽음이 자신과 자신의 가족의 것이 아닌 이상 애써 이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지 않는 것이다.

 

살인은 발생했지만 책임지는 가해자는 없는. 모두의 책임은 아무의 책임이 아닌 것이 된다. 이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것 처럼 보이는) 윤리. 정말 없는 게 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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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지문 등록?

hrnet으로 뉴스기사가 돌았다. 앞으로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들에 대한 사진촬영과 지문등록이 의무화된다는 것이다. 날로 증가하는 외국인 범죄를 막기 위해서란다. 이를 거부하는 외국인은 "입국이 거부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개정안은 외교관과 국제기구 업무 수행자, 외국과의 우호 및 경제활동 촉진 등 국익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들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지들도 지문날인이 얼마나 끔찍한 줄은 아나보다. 저렇게 높으신 분들에겐 알아서 기어주는 센스. 한국 정부가 쫄만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은 정작 지문날인을 할 필요가 없고..결국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건가. 언제부터 이렇게 한국정부가 이런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인지. 너무 재수없다. 하여튼 한국은 안 좋은 것만 글로발 스탠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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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with Jeff

우연히 찾은 제프의 라디오 인터뷰..

 

*http://www.radio4all.net/index.php/program/36978&58990

 

Program Information
 Stark Raven 
 
 Interview
 Jeff Lazar
 Stark Raven Radio  
 For non-profit use only.
 No Advisories - program content screened and verified.
An American filmmaker in South Korea documents the criminalization and imprisonment of young men who refuse to do military service.
Seonok Lee, Stark Raven Media Collective

*This interview is self-contained with intro and extro*

Jeff Lazar is an American filmmaker based in Seoul, South Korea. He talks about his new film which documents the imprisonment of young men who refuse to enter the military... and the growing movement against mandatory military service.

For more information about Jeff Lazar, go to http://coinkoreamovie.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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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1

 

 

그것이 병역거부 때문인지 아니면 20대 후반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있기 때문인지 평소엔 잘 살다가도 불현듯 향후 1-2년 뒤에 대한 고민이 찾아들면 모든게 혼란스러워지면서 감정의 부침이 심해진다. 모든 게 불안해지고 우울해질 때. 뭔지는 모를 정답이 어딘가에 있어서 그것을 택하기만 하면 이 상황이 깨끗이 정리가 되는 상상을 할 때. 그런 정답은 있을리가 없고 이 모든 것이 결국 내 선택의 결과이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부딪혀야할 짐이라는 생각이 들 때 내 감정은 악순환의 늪으로 바닥을 뚫고 들어간다.

 

Good old days를 떠올리며 도피를 시도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다시 일상이 시작되고 먹고 사는 문제에 치여갈 내 상황이 싫어질 때. 저 멀리 보이는 언덕을 넘어가면 펼쳐져 있을 바다를 마주보고 가슴 깊숙히 큰 숨을 들이키고 싶다.

 

가족이란 짐이 너무나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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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luding Observations: Russian Federation

CONSIDERATION OF REPORTS SUBMITTED BY STATES PARTIES UNDER ARTICLE 40 OF THE COVENANT

 

Concluding observations of the Human Rights Committee

 

RUSSIA

 

CCPR/C/RUS/CO/6
29 October 2009

 

(...)

 

23. While welcoming the reduction by half, in 2008, of the prescribed length of civilian service for conscientious objectors from 42 months to 21 months, the Committee notes with concern that it is still 1.75 times longer than military service, and that the State party maintains the position that the discrimination suffered by conscientious objectors is due to such alternative service being a “preferential treatment” (para. 151, CCPR/C/RUS/6). The Committee notes with regret that the conditions of service for alternative service are punitive in nature, including the requirement to perform such services outside places of permanent residence, the receipt of low salaries, which are below the subsistence level for those who are assigned to work in social organisations, and the restrictions in freedom of movement for the persons concerned. The Committee is also concerned that the assessment of applications, carried out by a draft panel for such service, is under the control of the Ministry of Defence. (arts. 18, 19, 21, 22 and 25)

 

The State party should recognize fully the right to conscientious objection, and ensure that the length and the nature of this alternative to military service does not have a punitive character. The State party should also consider placing the assessment of applications for conscientious objector status entirely under the control of civilian authorities.

 

(...)

 

Original: http://www2.ohchr.org/english/bodies/hrc/docs/co/CCPR.C.RUS.CO.6.doc

 

*http://wri-irg.org/node/9157

 

* 언젠가 다시 대체복무제도 논의가 재개됐을 때를 생각하여 옮겨놓는다. The Human Rights Committee는 자유권규약위원회이고, Human Rights Council 은 유엔인권이사회이다. 늘 헷갈린다;; 위에 최종견해는 자유권위원회 97차 회기에서 나온 것임. 2006년 가을에 한국정부에 권고한 것이 88차였는데 아마 내년쯤엔 다시 한국정부 리포트 심사가 돌아올 때가 된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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