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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9 오늘은 기분이

내가 내 감정을 조절할 수 있으면야 참 좋겠지만 - 그렇지 않으니 감정이란 게 매력도 있는 거겠지? 아무튼 완전 가라앉아서, 글쎄,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은데, 다른 날들을 위한 설렘도 있고 오늘 못 하기로 한 아쉬움도 있고 무엇보다 가장 큰 건 쫓기는 기분이야 며칠 연속 일 꿈 꾸고 실제로는 잘 안 되고 이틀 연속 지각했다(많이는 아니지만) 사실 오 분 미만을 지각하더라도 택시비를 쓰고 안 쓰고의 차이로 엄청 실감이 난다. 주눅 들지 않고 스스로 힘을 불러일으킬 만큼 용기도 있어야지 성숙해야지 하지만 내 연약하고 미숙하고 철없음도 애써 누르기엔 너무나 크다고 1m이상에서 떨어진 전자사전을 주워 이상이 없나 펴드니 마침 '성숙, 미성숙, ability' 이런 것들이 적혀 있더라고 일하는 스타일이라 해야 할지 이 모두가 실력이라 해야 할지 아무튼 편집자는 챙겨야 할 것이 너무 많아 그의 말대로 '우리가 머리로만 굴려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면 괜찮은데 머리보다 몸이 많이 움직여야 하는 사람들이니까, 중간에 끼어들어오는 여러 일들은 고민 없이 재깍재깍, 의식적으로 긴장하고 빨리 처리해 버리는 태도가 필요하다, 너의 생각을 좀더 고민하고 할 다른 부분이 있을 텐데 그런 데서 더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일에 그렇게 생각을 많이 하면 일 못한다' 너무나 맞는 말 그래 마땅한 말인데(현재 대개의 이 직종이라면(다른 데도 마찬가지 - 한국 모든 사람들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적게 노동하게 된다면 모르지만)) 휴대폰 문자 하날 보내거나 덧글 하날 남길 때도 때론 "너 또 한 글자 쓰고 두 글자 지우냐"며 애정 어린 답답함으로 동생에게서 핀잔을 받는데 말이지 꿈은 #1 어떤 프로젝트가 끝나고 (별 뜻 없이) '계영씨 그만두는 건가요?' '아뇨 뭐 어쩌고저쩌고(다음 프로젝트에 대한 전망)' '네 그럼 어쩌고저쩌고(논의 계속)' 이었는데 이 대화를 끝내고 나서 (여전히 꿈 속에서) 드는 생각이, 이사람이 혹시 내가 그만둔다고 했으면 더 좋아했으려나? 아니라고 해서 좀 실망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2 (실제로 '이전 직장에서 업무 관련 훈련이 덜 돼 있는 것 같다'는 얘길 들었었고 나도 '내가 일 못해서 이전 직장까지 불려나오니 민망' 이런 대활 했었는데, 얘기한 것까지는 뭐 괜찮았지만 문제는 그것도 꿈으로 연결되어) 이전 직장의 선배가 나와서 내게 계영씨 미안해요. 훈련을 잘 못 시켜 줘서. 미안해.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일은 일대로 이렇고 욕실 천장 환풍구 속에는 아무래도 쥐 같은 어떤 생물체가 있는 것 같고 - 바람 심하고 폭우가 있는 날에도 그런 일은 없었는데 요즘 뭔가 따다닥 돌아가는 건지 암튼 부딪치는 건지, 소리가 많이 나면서(찍찍까진 아니어서 아직 모르지만) 왠지 인기척에 조금 반응을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_-ㅠ 응급실 갔다가 출근했다는(?!얘뭐냐) 和씨는 다행히 좀 나아진 것 같지만 지켜봐야 하고 주변 상황이 어쨌건 간에 변하지 않는 것이 나는 여전히 일을 못하고 다른 약속들이 있고 숙제도 하나도 못했는데 결국에는 오늘 약속도 취소하고 감정이 처리가 안 되어 이렇게 글에라도 쏟아 놓지 않으면 일을 못 잡겠단 말이지 취소하고 번복하는 거 진짜 싫은데 요즘 계속 이런다 마음이 안정이 안 되니 괜찮아 그래도 괜찮아질 거야 좀 나아졌어 이미... 이거 쓰기 시작할 때만 해도 누군가에 기대어 울고 싶더니 지금은 이제 다시 일을 잡고 힘내어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아 - 오늘 일 좀 오래 많이 하면서 그래도 좀 정리되고 낫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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