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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보러 티벳으로...

        낙      타

                        신경림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 본 체

손 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

별과 달과 해와

모래만 보고 살다가,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

길동무 되어서.

 

신경림시인도 늙었나보다.

시 분위기만 보면 천상병시인이 쓴 시같으니...

 

시인은 죽으면 낙타를 타고 저승을 갈거란다.

태어나서 오로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일이 없는 낙타를...

나는 시인처럼 인생을, 삶을 알지못한다.

지금 사는 삶이 얼마나 우둔한지 알지 못한다.

 

오히려

문득 낙타가 보고싶어 졌다.

오로지 별과 달과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티벳 여행을 가면

나 역시 하얀 설산과 모래뿐인 사막과 드넓은 초원을 보면서

낙타와 같은 삶을 생각할 수 있을까?

낙타와 같은...

그런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보면

내 마음이 정화될수 있을까?

모든 욕망과 세속의 온갖 쓰레기들에 찌든 내 마음이...

 

나는

앞으로 무얼 바라보며 내 삶을 만들어 갈것인가...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것들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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