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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강좌 1강, 외과의사의 아들, 광기를 사유하다를 수강하고....

오랜만에 수유너머 강좌를 들었다. 푸코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그의 책을 읽은 것은 거의 없다. 푸코와 좀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강좌를 신청했다. 함께 강좌를 규칙적으로 수강하다보면 푸코의 어려운 책도 좀 감당가능하지 않을까라는 바람이 있었다.

 

푸코는 외과의사의 아들로 유복한 집안 출신이었다. 아버지가 의사인 관계로 의학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친밀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아버지는 푸코가 의사가 되기를 원했다고 한다. 푸코는 청소년기에 이미 동성애적 기질을 가지고 있었고 이것이 의사가 되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으로 만들었고, 고독과 자책에 빠지도록 했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광기를 유발하기도 했다.

 

자신의 광기어린 경험이 광기에 대한 분석인 광기의 역사를 쓰도록 추동한 하나의 이유라고 할수 있을 듯하다. 광기의 역사를 통해 푸코는 정신의학자와 정신분석학자의 선조들이 어떻게 자신의 학문적 대상을 설정하고 광기를 식민화했는지 그 지배의 역사를 쓰고자 했다.

 

메스를 들고 시체를 해부하는 해부학자처럼 메스대신 펜을 들고 죽은 지식들의 시체들(고문서들)을 해부하여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서구인의 경험에서 광기에 관한 지식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규명했다.

 

광기의 역사에서 푸코는 세 시기를 구분한다.

 

1.르네상스 시기

 

이 시기에 광기는 어떤 진실을 포함하고 있다고 이해했다. 세상의 비밀이 광기를 통해 전해져 올 수 있다고 믿었다. 광기는 이성과 공통된 진리의 장 안에 있었고 오히려 이성보다 더 진리에 가까운 말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2. 고전주의 시기

 

광기는 “비이성”으로 정의되던 시기이다. 광기는 사유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도시 안팎을 떠돌던 광인들은 구빈원에 감금되었다. 대감금이 이루어졌던 시기이다. 당시 구빈원에는 광인들 범죄자들 거지들 고집 센 실업자들, 성병환자들, 온갖 유형의 방탕아들, 비이성적이라고 생각되던 모든 자들이 감금당했다.

 

당시 구빈원은 비이성적이라고 여겨지던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노동윤리를 체화시키고 도덕적 의무와 법률에 따른 삶을 살도록 강제하려 했다. 구빈원은 일종의 처벌기관이자 훈육기관 이었다.

 

3. 근대

 

비이성적이라고 간주되던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근대 시기에는 좀 더 세밀한 분류가 이루어진다. 빈곤은 도덕적 타락이 아니라 경제적 현상으로 이해되고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죄수와 광인사이에 구별도 이루어져서 죄 없는 광인과 범죄자를 뒤섞는 것에 대한 고발이 나타난다. 새로운 분류에 따라 구빈원의 상속자는 광인이 되고 광인만을 위한 수용소에 새로운 성격이 부여된다. 이제야 비로소 질병으로서 광기, 정신병원으로서의 수용시설이라는 새로운 의미가 발생한다. 실증적 의학의 눈으로 광인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광인을 구속하던 물리적 사슬은 약해졌지만 대신 온갖 정신적 사슬이 광인 주위에 둘러쳐진다.

 

고전주의 시기 강제 수용시설이 근대의 의료적 공간으로 변모되는 과정에는 3가지 다른양상의 실천적 과정들이 포함되어 있다.

 

1. 광인에게 제한된 공간안에서(의료 시설) 주어진 ‘자유’의 선용이라는 실천.

 

광인들이 광기를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제한된 자유의 공간이 주어진다. 그래서 그 공간안에서는 광기가 쉽게 노출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표출된 광기를 정신의학적 시선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광기는 객관적인 언어로 해석되고 또 그 언어에 의해 포위되는 객관적 대상이 된다.

 

2. 광기를 식별하고 감시하며 판단하는 일차적인 책임자로서 간수의 꼼꼼히 기록하는 실천.

 

비이성의 구체적 양상, 비이성의 언어, 비이성의 역사가 ‘보호수 일지’와 같은 형식으로 기록된다. 섬세한 기록은 광기에 함축된 인간의 신체와 정신에 관한 지식의 거대한 원천이 된다.

 

3. 텅빈 수용소에 갇히는 상속을 떠안은 광인들의 범죄성, 다시 말해 그들이 왜 계속 강제로 수용되어야 하는가라는 범죄성에 대한 질문에 해명하려는 실천.

 

정신질환자로 재규정된 광인들의 범죄성은 사적인 원인, 심리적 원인에 준거하게 된다. 광인은 정상적 개인이라면 망각되고 극복되었어야 할 유야기의 충동과 행위구조 혹은 공격성 같은 것에 사로잡힌 퇴행적 존재로 해석하려는 실천이 이루어진다.

 

근대 그리고 현대까지 정신이상자는 유아기에 어떤 문제가 생겼고, 이를 잘 극복하지 못해서 유아기적 퇴행을 나타내는 존재로 이해된다. 신경증자나 정신이상자가 유아기적 퇴행이라는 양상을 보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질병의 원인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문제의 결과로 이해해야 한다.

 

사회가 개인의 현재와 과거 사이에 뛰어넘을 수 없고, 뛰어 넘어서도 안 되는 간격을 만들었기에 유아적 행동이 광기의 피신처가 되고 유아적 행동의 재출현이 병리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현대 교육학의 발전은 어린이를 성인의 갈등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목표와 함께 한 인간에게서 그의 유아기와 성인의 삶을 분리하는 거리를 강조한다. 그런 문화적 조건 속에서 지배적인 문화와 갈등을 겪는 사람들은 유아적 행동을 피신처로 삼는다.

 

근대 심리학은 신경증자나 정신이상자를 유아기적 퇴행으로 설명하는 것과 비슷하게 종교적 망상도 개인적인 퇴행으로 설명한다. 그렇지만 정신이상처럼 종교적 망상도 문화의 세속화라는 조건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한 집단의 문화 속에 종교적 신비적 믿음이 현실적 경험에 통합되지 못할 때 종교적 망상이 발생한다.

 

< A4 용지 빡빡하게 적힌 강의안을 나름대로 적당하게 정리해보려 했습니다. 첫 강의라 약간은 멍하더라고요. 내용도 쉽지 않고 광기의 역사책은 읽지 않아서 강의안을 정리해보는 식으로 강의 후기를 작성했어요. 그래서 대부분의 용어들은 강의안에 있는 내용이고 굵은 글로 표시된 마지막 내용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박정수 샘이 강의하다 시간나면 좀 더 보충설명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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