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본분
학업성취도 전국평간지 뭔지 때문에 난리도 아니다. 매일 한 건씩 성적조작이니 누락이니 하는 뉴스가 나오는 것을 보면 신경질이 난다. 애들을 전국적으로 줄세우려고 실시한 이번 삽질로 인해 결국 눈물 뽑는 것은 자라나는 새싹들이다. 도대체 기초학력이라는 것이 뭘 의미하는 거길래 안 그래도 공부에 주눅든 아이들을 이토록 힘겹게 해야만 하나?
워낙 말도 되지 않는 일인데다가 볼 때마다 신경질이 나는 통에 아예 생각도 하지 않으려 했었는데, 마침 웹서핑 중 발견한 마춤한 글 하나가 눈에 띈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하는 것일까?" - 일다의 블로그 소통
글의 요지는 간단하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본분을 앞세워 공부할 것을 강조하는 것은 결국 수험준비 잘 하라는 것일 뿐이라는 것. 더 나가 혹여나 학생들이 수험준비 외에 다른 곳에 신경을 쓰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하는 의문.
적절한 한 마디는 이거다.
"왜 인간이 되는 공부는 학생의 '본분'에서 빠져 있는 것인가요?"
얄팍한 지식에 기대어 돌이켜보면 '공부(工夫)'라는 말은 하늘과 땅과 사람(혹은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참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한자로 되어 있는 工夫라는 말은 파자(破字)를 하게 되면 두 글자 모두 천지인을 상징하는 획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학생'이라는 말은 평생을 두고 바로 이 공부를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제사때마다 지방을 쓸 때, 항상 들어가는 말이 "학생부군신위(學生府君神位)"인데, 아마도 살아 생전에 배움이라는 것을 마칠 수 없음을 상징하는 것이리라.(물론 이 지방의 문구 역시 남녀차별적으로 적용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하겠다.)
고로 사람은 평생을 두고 "공부"를 하는 "학생"일 수밖에 없고, 그래서 "학생"의 본분으로 "공부"를 이야기할 때는 그 대상이 천학비재한 어린 학동이던, 아니면 학업으로 일가를 이룬 대학자건 간에 누구를 막론하고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저 글에서 적절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공부"는 단지 교과서에 나와 있는 이야기를 달달 외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요, 살면서 배우는 모든 것이 공부의 내용일 것이고, 더불어 그 배운 것을 실천하도록 노력하는 것 역시 공부의 일환일 것이다. 애초 학습(學習)이라는 말 자체가 이론과 실천을 함께 하는 것을 의미함에야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전제가 이러하다면, 목하 초중고에 다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초학력을 평가한다는 명목으로 줄세우기를 하는 짓은 두 번 세 번 생각하더라도 삽질에 불과하다. 오히려 평가가 필요한 사람들은 고명하신 국회의원들을 비롯해서 이런 삽질 하느라고 세금을 퍼다 쓰는 관료들이다. 이 덜떨어진 삽질인생들의 기초학력은 뭘로 평가를 해야할까?
보아하니 조작을 한 사람들 혹은 고의건 과실이건 간에 성적입력을 누락한 사람들을 찾아 불이익을 주겠다고 당국이 설치고 있는 듯 하다. 웃기고 자빠졌다. 그짓 계속 하게 되면 결국 시험 본 나라의 동량들만 계속 바보된다.
위 일다의 칼럼에 자주 쓰인 단어인 '본분'이라는 말의 의미를 적용시켜보자면, 삽질하고 있느라 제 본분을 망각하고 있는 사람들부터 제 본분이 뭔지 곰곰히 되씹어볼 일이다. 제 본분이 도대체 뭔지 모르겠고, 걍 계속해서 하던 삽질이나 하면서 살고싶다면 일단 만사를 제쳐놓고 제 뇌를 먼저 까볼 일이다. 뇌가 세멘 공구리로 되어 있지 않는 한 이런 삽질을 계속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세멘 공구리로 되어있으면 삽질이나 안 할테니 그나마 다행이죠. 애들이 불쌍해요.
흠... 글쿤요... 그럼 저것들은 마빡 속에 삽들이 있을까요???
뜬금없지만, 댁내 무고하시죠? ^^
^^;;; 먹고 사는 것이 갈수록 힘겨워진다는 점 빼곤 무고합니다. ㅎㅎ
그나저나 쌍으로 근 1년 백수노릇을 하니까 하나도 지겹진 않은데 갈수록 살길이 막막해진다능... 이거 왜 갑자기 신세타령인지 몰겠네용. 쩌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