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아유, 이거 이러다가 담번에도 100일 그 담번에도 100일 이렇게 100일기도만 수차례 올리면서 미래4년 고난을 다 넘길라고 하는 거 아녀? 아주 걍 그런 의심이 드네. 민주당은 100일 지나면 뭔가 뾰족한 수가 나온다고 생각하는 걸까나?

현직 정치인 중 그나마 가장 '정치'질을 해댈 줄 아는 박근혜가 이번엔 낼름 우리가 남이가 모드로 돌변. 그러게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니까. 박근혜가 9단이면 정세균은 한 9급 쯤 될라나. 이런 상황에서 100일 후 한나라당이 다시 직권상정 카드 들이밀면서 국회의장 압박하고 나서면 또 로텐더 홀은 아비규환이 되고, 양당 합의하에 미디어법안은 정기국회까지 또 연기한다는 시나리온가?

조중동 방송이니 삼성방송이니 하는 재벌언론, 혹은 언론재벌의 문제와 이들에 의한 미디어 장악 내지는 정권의 시다발이로 전락하는 미디어의 문제 등 갑론을박 설왕설래 엄청나게 왔다갔다 한다만, 법률안의 자세한 내용은 별론으로 하고 왜 이 법안이 하필 이 시기에 이토록 시급한 사안으로 대두되었느냐가 행인 개인의 초미의 관심사다.

아닌 말로 방통융합에 관한 제반 법률들도 지난 노무현 정권 내내 이해당사자들끼리 박터지게 붙어 매치를 벌였지만 그 타이틀의 주인공은 아직도 오리무중. 그런데 미디어법안은 뭐때문에 이렇게 돌격정신 앞세워 무리하게 진행되어야 하는 건가? 이명박이 주장하는 바, 엄청난 고용효과를 유발하기 위해서?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이 어려운 경제국난의 시기를 돌파하기 위한 가장 그럴싸한 수단으로?

대운하 밀어부치는 모양새나 미디어법 몰아부치는 폼새가 거의 판박이 수준이긴 하다만, 적어도 정권차원에서 미디어 제대로 장악 못하면 4대강 정비사업이고 대운하사업이고 물건너 간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혐의의 수준을 넘어 분명한 사실로 다가온다. 방송장악 하지 못하면 정권 자체가 미래4년 고난에 빠질 수 있다는 것.

물론 여기에는 기존 방송의 기득권이라는 밥그릇도 작용하고 있을 것이고, 공중파의 사유화라는 문제도 있고 기타 등등 여러 가지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는 있겠다만. 그나저나 한 가지 더 궁금한 것은 KBS 노조의 입장은 도대체 머여? 팔뚝질 시늉만 하다가 떡고물이나 줏어 먹겠다는 거?

기왕지사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공영방송이고 뭐고 그게 얼마나 실감나게 피부에 와닿는 시대를 살고 있는가? MBC 9시 뉴스 신경민 앵커의 클로징 멘트 몇 마디가 그나마 뭔가 삐리리한 느낌을 전달할 뿐, 어차피 방송 3사 공히 막장드라마에 리얼버라이어틴지 뭔지 오락프로그램이 장악한데다 삼촌부대 오빠부대 대상 립싱커 내지 댄서들이 각광을 받는 현재의 공중파 상황에서 뭘 지키긴 지킨다는 건가?

아닌 말로 한나라당은 지 기반이 되는 자본에 충실하게 제도정비를 하고 있는 것이고, 입장이 바뀌었다면 민주당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을 터. 정도의 차이야 물론 있겠지. 등판에 용과 호랑이가 춤추던 어떤 자칭 기자와 시위현장 채증하는 짜바리의 차이 정도? 어차피 시장이 권력을 장악했음을 선언한 민주당의 전 수뇌, 뭐 그 땐 열우당이었겠다만, 아무튼 상황 이런 판에 민주당은 그럼 대안이라는 것이 뭔가? 사회적 합의기구? 국회는 사회적 합의기구가 아니고 뒷골목 양아치 배틀기구였냐? 뉘미 사회적 합의하라고 기껏 투표해서 국회 보내놨더니 정작 지들은 그거 못하면서 이제 누구에게 책임을 떠넘길라고...

결과적으로 법안의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이게 그토록 똥뚜간에 앉았다가 변고처리도 하기 전에 바지춤을 올려야할 정도로 시급한 사안이었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아, 이해가 안 된다기 보다는 그런 사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법안을 반대하는 측에서 얼마나 사회적으로 알려냈는지 잘 모르겠다. 하긴 뭐 알려낸다고 뾰족한 수가 있었겠나? 명박이의 돌진정신, 이거 지금 이겨낼 재간이 없긴 하다.

암튼 100일 후에는 또 어떤 리얼 버라이어티 이종 격투기 매치가 로텐더 홀에서 벌어질지 사뭇 기대되는 바이다. 또 으르렁 거리다가 지들끼리 악수질 하면서 100일 더 연기하자고 할지. 결국 한나라당이고 민주당이고 이들의 목적은 자기들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 자신들의 지지층을 향해 우리 열심히 졸라게 빡시게 뭔가 하고 있어요 하고 신호를 보내는 것. 존재의 인정을 요구하는 이 정치적 선전술을 바라보면서 세금 쳐발라가며 뼈가 빠지게 일하고 있는 이 땅의 인민들은 암에푸 때 들었던 희안한 소리를 다시 들어야 한다. "다시 뜁시다" 뭘 다시 뛰어, 뛰긴.

100일 치성이나 드려야겠다. 정안수 떠놓고 달님 쳐다보며 손바닥이 매끈매끈하게 닳아 반질반질해질 때까지. 그저 명박이 얼굴만 안 보게 해주소서... 씨바, TV 안 보고 컴터 안 키면 될 거 아녀. 괜히 손바닥에 때밀어놓지 말고... 아놔, 이런 간단한 방법이... 그나저나 신경질만 나고 뭐 글 쓸 기분이 안 나니 이거 원... 글빨이고 영빨이고 요샌 이게 오르질 않으니 이게 왠 조화랴? 재미가 있어야지 재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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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3 13:27 2009/03/0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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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acked from
    • At 2009/06/23 12:45

    행인의 [100일] 에 관련된 글. #1. 애초 잘 될 것이라는 기대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었던 거지만, 역시나 미디어발전위원횐가 뭔가 하는 위원회는 이대로 쫑 났다. 그놈의 사회적 합의기구 운운할 때부터 웃겼던 거는, 기왕에 사회적 합의기구 역할을 해야할 국회의원들이 지들 책임 지지 않으려고 벼라별 수작을 다 부린다는 것 때문이었다. 나가리판이 되는 와중에 나경원은 국민이 무식하야 여론조사의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를 했단다. 그러면 그렇

  1. 이게 굉장히 중요한 이슈라는 건 알겠는데, 저 개인적으론 TV를 보지 않아서(실은 TV가 고장나서 보고 있지 못해서) 이 민감한 이슈가 체감되는 촉감이랄까... 그런 것이 그다지 큰 편은 아니긴 합니다.

    모니터링 차원에서라도 TV를 다시 구해서 봐야하는건가.. 뭐 그런 생각도 드는 요즘입니다.

    말씀하신 '미디어'를 다른 '삽질'에 대한 포석으로 전략적으로 선점해야 하는 필요는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다만 지엽적인 차원에서라도 조중동류의 주장이 갖는 '긍정성'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함이 이 거시적인 '삽질구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데도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 조중동류는 솔직히 이번 미디어법 과정에서 님도 보고 뽕도 따는 거죠. 긍정성의 여지가 보인다기 보다는 미디어법이 되던 안 되던 조중동류는 손해볼 것 전혀 없다는 겁니다. 어차피 얘네들이 돈 뽑을 궁리는 이미 공중파 방송 장악하지 않더라도 준비 착착 진행 중이구요. 미디어법 안 되면 빨갱이 들이 까고 되면 거기 얹혀서 지들 밥숟가락 하나 더 놓고, 뭐가 아쉽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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