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비어천가
행인님의 [쥐가 문제다...] 에 관련된 글.
'미복잠행(微服潛行)'에 '백의종군(白衣從軍)'에 난리도 이만저만한 난리가 아니다. 서민의 민생고를 타파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심초사하시던 각하께서 드디어 오밤중에 구중궁궐...이 아니라 청와대를 빠져나가 민심동향을 살피셨단다. 떡볶이와 오뎅으로는 경제회생의 허기가 채워지지 않았던 거다.
웃기는 것은 각하를 보필하고 있는 신료들의 박비어천가(博飛御天歌). 청와대에서 고위관계자씩이나 하시는 어떤 분은 각하의 미행을 극찬하며 "정조가 100회 이상 궁궐 밖 행차를 기록하며 민원을 수렴했던 일이 연상된다"고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개구라를 떨었다.
더불어 참모씩이나 하시는 어떤 분은 각하는 충무공 삘로 쎄가 빠지게 달리고 있는데 인민들은 각하를 왜란 피해서 몽진 떠나는 선조 취급하고 있다는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면서 각하께서 "백의종군의 의지를 내비쳤다"고 전하고 있다.
위에 트랙백 건 글에서 이미 확인했듯이 각하의 민생행보는 행인의 허벅지에까지 오셨던 것이다. 근데 기사를 보면 각하는 원로를 만나러 갔다는데, 행인은 아직 원로가 아닌 걸... 왜 오셨더랬나? 욕이나 처먹을 거면서.
이 참모님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냐 하면, 각하가 트위터를 이용하시겠다고 미쿡까지 가서 설레발을 떨고 왔는데, 실명제 하지 않는 트위터 하시면 아니되옵니다라고 간언하여 결국 각하로 하여금 트위터 사용을 못하게 만들었다는 것. 절대로 인터넷 실명제 철폐하자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 이 굳건한 신조.
참모들 좋겠다. 정조에 선조에 충무공에... 밤중에 선글라스만 끼고 나가면 딱 박통의 재현이겠구나... 그러다가 인생 마무리도 박통 꼴 나면 우짤라고...
그나저나 이 기사가 한 때 조중동문으로 찌라시계의 F4에 오르는 듯 하다가 결국 듣보잡 찌라시 취급을 받으며 추락한 문화일보에서 나왔다는 것. 다시 F4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그 결연한 의지, 가상하다.
김상협? 이란 기자는 어디서 나타난 듣보이신지..
각하의 최측근이 하루는 밝은 표정이다가 다음 날에는 근심어린 표정이 된 것마저 각하의 결연한 쇄신의지라고 해석하는 대목에서 아연실색했습니다.
저건 그냥 전두엽 기능이 발달하지 않은 쥐의 변덕이 아닐까 싶은데 말이죠.
문제는 그런 감정기복을 통해 지들이 인류의 일원이라고 착각하는 쥐들의 "오해"에 있습니다. 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