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어차피 내게 할당되었던 이 공간은

과잉된 감정을 소화시키지 못한 채, 식도를 역류하여 쏟아져 나온 글들의 봉분이었다.

이제 이 무덤을 봉인하여야 한다.


빈 말 한 줄 남기지 않는 것이 보다 정갈하긴 하겠으나

결계에도 주문은 필요한 법.


봉인의 인장을 대신할 변명을 주문처럼 덧붙이더라도 양해를 구할 것까지는 없으리라.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릴 이별을 고한다.


그 언젠가 다시 돌아왔을 때,

봉인을 뜯고 다시 그 무덤 위에 새로 떼장을 두르듯이 말을 쏟아놓게 될지

아니면 추억의 자리를 찾듯 그저 바람처럼 스치고 지나가게 될지

그건 약속할 수 없다.


이 초라한 공간에 대한 미련이 남아

추스르지 못하는 어떤 아쉬움을 더 이야기하고 싶으나

지나온 과거들을 그대로 놓아 두는 것으로 대신하자.


행장이 무거우면 먼 길이 고달프고

작별의 인사가 길면 결기는 흐트러진다.

유서에 마침표가 찍히지 않은 것은 삶에 미련이 남기 때문이다.


행인은 그래서 영원히 行人이어야 하는 것.

또 무심결에 발길이 닿게 되면 그것으로 인연은 충분하다.

봉인을 위한 주문은 여기까지

 

 

 

그동안 뻥구라닷컴을 애독해주신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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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4 22:34 2009/12/0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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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행인님 블러그를 보다가 진보신당에 입당까지 했는데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2. 아니, 왜..ㅜ;

  3. 으음;;; 설마 이것도 '뻥'은 아니겠죠 ㅠㅠㅠ 가지마세요잉

  4. 행인님 용서못해........
    엉엉 ;ㅁ;

  5. 심심하면 왜 그런대요? 다른, 더 좋은 공간을 마련한 것이 아니라면 그러지 마시길...

  6. 하지만 마지막 인사 간지 작살이에요.. 간지폭풍!!!!!

  7. 몸이 아픈가 보다
    "나의천적은 나이다"
    투쟁!

  8. 앞으로 당분간은 공부에 전념하실 생각이신가 봅니다.
    모쪼록 큰 진전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더불어 "만날 때 헤어짐을 염려하는 것처럼,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9. 행인님 안녕...

  10. 더 뻥구라 머스트 고 온ㅠ 뻥구라는 영원히 계속되어야 한다고 하셨으면서ㅠ 고로 '그 언젠가 다시 돌아왔을 때, 봉인을 뜯고 다시 그 무덤 위에 새로 떼장을 두르듯이 말을 쏟아놓게 될' 그날을 기다리고 있을게요!

  11. 곧 돌아 오시길 바랍니다.

  12. 하루빨리 돌아오셨으면 합니다(ㅠ_ㅠ). 건강하게 지내셔야해요!

  13. 오프라인 뻥구라는 기대하며... 빠이~

  14. 뭐야뭐야..또 낚시인가 하고 들왔더니...뭔일있는건 아니죠? 바빠서그런거죠? 으흠..여튼 서운해요..돌아올날을 기다리고 있겠삼~~~

  15. 건강하세요.

  16. ???-!!! -.- , ㅡ.ㅜ , ㅠ.ㅠ , >.<

  17. 아무래도.. 절필선언한 O만원 인사처럼 곧 돌아오실 거라고.. 믿숩니다!

  18. 낚시글이길 바라는 1人 ㅠ_ㅠ

  19. 네...다시 만날 날을 기다겠습니다. 그 때까지 건강하기를!!

  20. 저보다 먼저 떠나셨네요 ^^
    언젠가 볼 수 있겠지요...
    저도 20000

  21. 빨리 돌아오시길..

  22. 헐.
    열혈 애독자로서 이무슨 날벼락 ㅠㅠ 오프에서 꼭 만나줘요

  23. 더 좋은 일 때문에 이리 된 것이길 빌긴 합니다만, 섭섭하긴 무지 섭섭하네요. 후딱 해치우고 빨리 돌아오세요. 하여튼 그동안 감사했다는 중간 인사^^

  24. 언젠가 다시 뵙게 되길 바랍니다.

  25. 논문...인가요? 많이 아쉽네요. 제가 여기서 (몰래..죄송ㅜㅜ) 퍼다날라 딴데서 인기를 끌었던 게 몇 번이었던가..

  26. 뜬금없이 나으 블럭에 다녀갈 때 이럴려고 훑어 보셨던 것이었던 것입니까?

  27. 댕겨오세요오오오~

  28.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