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보의 기시감

대를 잇는다는 건 굳이 죽자고 악을 쓰지 않아도 어디선가 저절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겠다. 혈연으로 유전자를 잇는 것은 그냥 생각만 한다고 되는 건 아니지만, 생각 자체의 대를 잇는 건 난데없이 뜬금없이도 가능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만드는 자들이 있다. 요새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자는 자유한국당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준교라는 친구다. 갑자기 이름이 돌아서 이게 누군가 싶어 찾아보다가 혼자 배꼽을 뺐다.

이런 류의 대를 잇는 자들이야 역사에서 얼마나 많이 튀어 나왔던가? 어디서 짱박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닭대가리들에겐 희망을, 상식을 가진 사람들에겐 웃음을 선사했던 자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상식적으로 세상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들을 일컬어 전문용어로 '듣보잡'이라고 했다. 물론 그 말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뉘앙스때문에 이 말을 사용한 사람들이 그 말을 부여받은 자들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하기도 했다만.

가장 최근에, 내가 겪은 이 듣보의 계보에서 손꼽히는 자들이 몇 있는데, 대표적인 게 신00, 변XX 등이다. 그 뒤를 잇는 게 이번에 등장한 김준교. 하는 짓들 보면 어찌 그리 똑같이 머리 텅텅 비어 있는 게 표가 나는지, 이놈 보면 그놈 생각이 나고 그놈 보면 저놈 생각이 나고. 그나마 신00은 어찌보면 그쪽 계열로는 자수성가한 인물이라고 하겠으나, 다른 자들은 그렇지도 않고.

때때로 나타나는 이 듣보의 계보를 한 번 따져보는 것도 사회학이나 역사학 쪽에서는 흥미로운 연구주제가 아닐까 싶다. 전문가들이 좀 나서주면 좋겠다. 아무튼 이 새롭게 등장한 신진듣보가 향후 어떤 경로를 밟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건 아니고, 그냥 한 번 웃어봤다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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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9 09:40 2019/02/1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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