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과 황교안
어쩌면 이렇게 아다리가 맞는 궁합은 매우 희귀할지 모르겠다. 입만 열면 '하나님'을 찾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이 두 사람, 전광훈과 황교안은 한국사회에서 하나님의 존재가 얼마나 비루한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기실 그 이름을 사람들이 일컬어 '하나님'이라고 하는 전능한 유일신이 있어 세상을 창조하였다면, 아마도 그 존재는 황교안이나 전광훈 같은 자들을 만들어내지 않았으리라. 그런 점에서 이 둘은 '하나님'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극명한 증거다.
차라리 전광훈이 "빤쓰"를 신으로 모실 수는 있겠다. 영험한 "빤쓰"를 손에 들고 구라로 사람들을 현혹해 제 앞에서 알몸을 만들어내는 짓거리가 물뽕을 먹여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 후 강간하는 것과 전혀 차이가 없으므로 그건 범죄로 처벌할 일이지만.
걸어다니는 국보법이라던 황교안 역시 마찬가지. 신이 있어 인간을 만들었다면 국보법 같은 건 왜 그냥 두겠나? 신이 만들어준 머리로 생각하고 말하는 걸 인간이 금지하고 처단하는 게 국보법이다. 그런 국보법을 찬양한다면 이건 그냥 배교행위인데, 황교안이 머리 속에 성경 대신 국보법을 넣고 다녀도 저리 잘 사는 걸 보면 '하나님'은 개뿔... ㅎㅎ
난 그동안 한국 수구세력의 가장 큰 위험성은 제도권 내에서 자신들의 지분을 일정하게 점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젠 아무래도 그런 위험성마저도 줄어드는 듯하다. 수구의 대표정당인 자한당의 대표라는 자가 기껏 전광훈을 만나 그 "과분한 말씀"에 훅 가버릴 정도면 이건 뭐 더 이상 위험성이 있다고 봐야할지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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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따르면 전광훈은 황교안을 일컬어 "우리 하나님께서 일찍이 준비하셨던 황교안 대표님"이라고 했다는데, 아니 그래 그 전능한 하나님이 기껏 황교안 정도 준비하실 수준이면 그게 하나님이여 뭐여... 밑천이 그렇게 없나? 말씀 한 방으로 우주를 창조하던 빌런이 그래 꼴랑 황교안을 준비해?
전광훈과 황교안이 같이 있는 그림이야말로 한국 사회에서 개신교의 처지가 이젠 갈데까지 갔다는 걸 웅변한다. 나야 뭐 유물론자인지라 개신교따위 진작에 안중에도 두지 않고 산다만, 전광훈 같은 목사의 설교에 아멘을 외치며 황교안 같은 신도의 행보에 할렐루야를 외치는 개신교가 더 이상 활개를 치지 못하게 뭔가 운동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이러면 어떤 사람들은 또 "일부의 문제"를 운운하겠지만, 이제 좀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도대체 그 "일부"를 지금까지 저리 잘나가게 만들어 놓고 있는 "다수"들은 그냥 국으로 닥치고 있음 좋겠다. 저따위 일부를 정리하지 못하면서 볼멘 소리를 하는 자들은 그냥 다 저것들과 공범들이다. 적어도 양심이 있는 사람들은 "일부" 운운하지는 않더라. 부끄러워할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