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
원래 제목 앞에 "사랑스러운"이라는 말을 붙였다가 너무나 닭살스러운 나머지 지우고야 말았답니다.... 아직 닭살모드에 적응이 잘 되지 않는 행인... 이러니 맨날 요모양 요꼴이지...
뭐 우리가 첨에 행인은 강의하는 사람으로, 여러분은 강의를 듣는 사람으로 만났죠.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죠. 저는 여러분에게 행인으로 불리고 싶었고, 여러분은 사실 후배들이자 동생들이니까요. 선생 제자의 관계는 사실 그 다음이죠.
아니라구 할 분도 있을 거에요. 강의때문에 만났으면 선생 제자가 선관계가 아니냐?
그럴 수도 있구요. 뭐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 없습니다. 다만, 여러분들을 볼 때마다 모두가 이쁘고 다정다감하고 밝고 씩씩하고 그런 느낌이 들어요.
이쁘다고 하니까 여학생들 이야기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남학생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행인의 눈에는 죄다 이뻐보입니다. 아, 물론 학번 높은 어떤 학생들은 이쁘다기보다는 쬐끔 징그럽기도 하지만요(누군지는 알아서 생각하세요~~ ^^)
채점을 하다보니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사실 행인도 누군가에게 채점을 받던 시기가 얼마 전의 일이잖아요.
불과 몇 년 전의 일이거든요. 나이 드럽게 많이 먹어 보이는데 뭔 소리냐구요? ㅋㅋㅋ
제 사연을 알고 싶으시면 이 블로그에 올린 글들 읽어보시면 알 거구요.
정말 행인이 채점받던 위치에 있었던 거 불과 몇 년 전의 일이에요.
그때 행인도 시험시간 끝나고 나면 에이, 이런 줸장, 또 망쳤네, 뭐 이런 생각 많이 했더랍니다.
도대체 시험이라는 것이 얼마나 객관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기도 했구요.
그 의심은 채점을 하는 위치에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랍니다. 뭐 하여튼 최대한 공정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점에 있어서만큼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지만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중간고사 답안지 보니까, 시험 때문에 속상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어쩔 수 없이 점수는 예고했던 방식대로 줄 수밖에 없더군요.
하지만 시험이라는 것 때문에 그렇게 이쁜 동생들이 주눅드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마음이 아픕니다. 그렇다고 응원한답시고 기말고사 잘 보라는 이야기는 참 하기 머쓱하군요. 그거 역시 다른 어른들처럼 공부하라는 소리랑 비슷한 거 같구요.
벌써 우리들이 만난지 반학기가 넘어갔네요. 징글징글한 행인의 얼굴도 이제 한달 남짓 지나면 안 볼 수 있겠죠? ㅋㅋㅋ 희망을 가지시고 또 수업시간에 보자구요. 벌써 새벽이 가까와 오네요. 잘 자고 건강한 얼굴로 만나기로 합시다. 기말 고사 끝나고 종강파티나 할까요? ㅎㅎㅎ
앞에 사랑스러운을 넣었으면 더 좋았을것 같은데여..^^ 더 친근하고.. 좋잖아여....
앗... 여학생들이 저 쌤.. 변태?쌤 아니냐고 오해할 수도 있긴 하겠지만.. 그래도..^^
ㅡㅡ;; 성적 알리도 성적 알리도!~!~ 도대체 얼마나 못나왔길래.. 성적에 연연해 하지 않는... 현식올라버니가 미안하다고 할까나.. 상당 불안하오...25점도 안 나왔소?? ㅠㅠ
행인이 쓴 이 글에서 후배들을 좋아하는 맘이 물씬 느껴집니다~ ^^; 한달 남짓 남은 수업...재밌게 고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