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타이(cable-tie)
전기선을 정리하거나 뭔가를 한 묶음으로 가지런히 만들때 아주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 케이블 타이(cable-tie)다. 어떻게 생겼느냐고?
요렇게 생겼다...
조 귀탱이 작은 구멍에 한쪽 끄트머리를 집어 넣고 쭈~~욱 잡아 당기면 절대로 풀 수 없다(물론 상당한 압박을 가하면 뺄 수 있기는 하다). 케이블 등을 한 묶음으로 만들고 케이블타이를 그림에서처럼 동그랗게 말아 묶으면 아주 깨끗하게 선 정리가 된다.
군입대 전 공장에서는 항상 이 케이블 타이를 사용했는데, 매우 깔끔하니 사용하기도 편리하고 쓸만했다. 통신대 유선 가설병으로 박박 기던 와중에 케이블 정리는 죄다 검정테이프로 했는데, 테이프 덕지덕지 뭉쳐 감을 때마다 이놈의 케이블타이 생각이 엄청 났더랬다.
저게 원래 예전에는 그저 하얀 색만 나왔는데, 요즘에는 가지각색 컬러풀하게 제품이 생산되어 나온다. 하긴 뭐 세상이 만화경처럼 형형색색인데 케이블타이라고 흰색만 나오라는 법 있겠냐. 암튼 선택의 폭이 또 넓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겠다.
색깔도 가지가지다~~
생산현장에서 케이블타이는 현장을 정리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고 제품을 단위별로 묶는데 쓰이기도 하는 등 작업에 편리를 준다. 원래 케이블타이의 용도 자체가 그거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케이블타이의 신용도가 알려졌다. 그 새로운 용도는... 다름 아니라 포박이다...
연초 모처에서 일어났던 살인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케이블타이에 묶인채 발견되었었다. 사악한 인간들은 뭐든지 사악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듯 하다. 그런데 이런 사악함은 동 시대에 지구 반대편에서도 등장한다.
이라크 포로들의 손은 모두 케이블타이로 묶여 있다
미군은 부시 재선 기념으로 팔루자에 맹폭을 가하고 해병대를 진격시켜 병원을 접수한 채 사로잡힌 수십명의 포로를 케이블타이로 포박하였다.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상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 수많은 이라크인들이 케이블타이로 포박되는 이 순간에 우리는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다. 속수무책...
언제까지 이 징글징글한 살육이 계속될 것인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깃줄처럼 케이블타이에 묶여 짐승처럼 끌려다녀야 하는가... 왜 저들은 알라의 선물이라고 믿었던 석유때문에 저렇게 죽어가야 하는가...
케이블타이의 재질은 플라스틱이다. 바로 저 땅 어딘가에서 나왔을 석유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알라의 은총으로 검은 황금을 뽑아내며 희망에 들떴을지도 모를 저들은 결국 자신들이 퍼올린 석유로 만든 케이블타이에 자신들의 손이 묶여야 했다. 도대체 왜?
지금 이 순간 자이툰은 어디에 있을까? 뭘 하고 있을까? 케이블타이에 묶인 이라크 포로들을 바라보며 재건사업을 하고 있을까? 폭탄에 머리가 날아간 어린 아이의 시신 앞에서 삽질을 하고 있을까?
케이블타이는 생산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더 이상 포박용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인간의 편리를 위해 탄생한 도구가 살육의 도구로 사용된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돌아와라, 자이툰... 이라크인들의 손에 묶인 케이블타이를 끊고...
궁극의 변태 행위군요. 정말 상상조차 못 했어요 -_-;;;;;
케이블타이 사용법을 처음 가르쳐준 선배가 '이건 한번 조이면 반대쪽 방향으로는 절대로 풀 수 없어서 수갑으로도 쓰인다'고 했을 때는 농담으로 들었는데....... 이건 농담이 아닌 정도가 아니라 끔찍하네요.
아샬/ 이럴 경우 가장 적합한 표현은 역시 '변태'인 것 같군요... 본문 쓸 때 이 말이 머리속에서만 맴돌고 표현이 되지 않더라구요... 그게 뭐라는 거였더라... 하는 답답한 생각이... 씁쓸합니다...
초희/ 이슬을 핥은 소는 우유를 내놓고 이슬을 핥은 뱀은 독을 내놓는다는데... 하긴 뭐 뱀에게는 소화액이겠지만서도... 덜 끔찍하게 보이고 싶어서 위에 중언부언 했는데, 역시 끔찍하군요...
미국에서는 그걸 수갑 대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요. 다큐 같은 데 보면 그걸 사용하는 장면이 꽤 자주 나오더군요. 시애틀 투쟁 같은 대규모 인원에 대한 연행시 거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듯.. 미국인들을 체포할 때는 저것보다 좀 더 두꺼운 걸 사용하는 것 같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