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의 뇌용적

뭐 누누히 했던 이야기지만, 국회의원의 뇌용적이 거의 닭 수준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인듯 싶다. 그런데 이러한 뇌용적의 크기는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후천적인 것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국회의원 하기 전에는 나름대로 참 똑똑한 사람들이었다는 평가인데, 어째 국회의원이 되고 난 다음에는 그 뇌가 다 쪼글어드는지 모르겠다. 물론 국회의원 하기 전에도 뇌용적이 지나치게 오그라들어있는 사람들도 있었지만(말 안해도 다 알거다) 대다수가 그렇다는 이야기다.

 

뇌 용적이 지능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결과에 따르더라도 국회의원들의 뇌구조 이상은 얼마든지 설명이 된다. 이들의 뇌에는 주름이 없는 것이다. 마빡에는 줄이 쩍쩍 가 있지만서도 정작 주름이 팍팍 가 있어야 하는 이들의 뇌는 미끈한 외피에 보톡스로 떡칠한 듯이 주름 하나 없이 빤질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꼭 봐야 맛이냐... 국회의원들 두개골을 절개할 수도 없는 일이고, 하는 짓으로 봐서 유추할 따름이다만 거의 맞을 거다.

 

이들의 뇌구조가 대단히 이상하다는 사실이 이번 한나라당과 열우당의 "4자 회담"에서 밝혀졌다. 지난 신행정수도이전 관련 헌재판례가 나왔을 때, 환호하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얼굴을 우리는 기억한다. 너무 웃겼기 때문이다. 헌재가 "니들은 국회의원이 아니여"라고 판단하자 기뻐서 어쩔줄 모르는 국회의원들. 기억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여기에 열우당 의원들이 동참한 것이다. "4자 회담". 이거 사실은 국회의원들이 지들 스스로 국회의원이 아니라고 선언한 것에 다름 아니다.

 

국민이 선거라는 과정을 통해 국회의원을 선출하고 이들로 구성된 국회가 국가의 예산, 결산과 입법, 행정부 감시의 의무를 하도록 한 것이 현재 대의민주제의 대표적인 형태이다. 대~한민국 역시 이런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국민이 국회에 국회의원들 집어넣은 것은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여 그 안에서 치고 박고 할 말 다하면서 뭔가 하나 만들어보라는 의미였던 거다. 논쟁을 피하고, 야합과 쇼부로 판을 채울 거 같으면 애초부터 국회의원 할 일이 아니라 동네 조폭이나 하는 것이 딱 맞다.

 

그런데 이넘의 "4자 회담"이라는 것은 국회의 정상적 기능을 무시하고 밀실에서 모든 일을 쇼부치려고 하는 조폭적 습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가보안법을 논의하려면 법사위에서 할 일이다. 마찬가지로 교육법이나 언론법, 과거사규명법 모두 담당하는 국회 소위가 있고, 거기서 의원들끼리 치고박은 후 본회의에 올려 결정하면 되는 일이다. 이게 국회의원들이 일하는 방식이 되어야 했던 것이다.

 

국회의 정상적 절차를 무시하고 특정정당의 수뇌급 대표 몇 명이 모여 중대한 법안에 대해 합의안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국회의원들이 할 짓이 아니다. 국회 안에 한나라당과 열우당만 있는 것도 아니고, 해당법률을 심의하는 소위에 민주노동당이나 민주당 의원들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당이, 그것도 달랑 4명이 모여 앉아 어떤 법률을 어떻게 묶어서 처리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이러한 합의구조를 계속 가져가겠다고 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자세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이넘의 국회의원들, 야합이 끝난 후 미소까지 지으면서 회의장을 나선다. 한나라당은 그 특유의 닭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일 안하게 된 것에 대해 환호성을 지르는 뭣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합의구조 속에 대표 집어넣어놓고 귀추만 기다리고 있던 열우당 안에선 냄비가 끓고 있다. 우왕좌왕 좌충우돌이 극심하다. 그럴 거를 몰랐단 말인가? 다들 그렇게 진행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렇게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국회의원들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인데. 뭘 이제와서 어쩌라고?

 

국회의원들이 지들이 뭐하는 사람들인지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이 기가막힌 현실이 대~한민국의 오늘날이다. 야합으로 이루어진 정당들, 결국 야합으로 모든 일을 처리하다가 야합하던 그 방식 그대로 깨지고 터질 것이다. 닭들이 하는 짓이 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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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2 17:13 2004/12/2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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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ㅎㅎ 이제는 탑에 제목만 봐도 행인 글인 줄 알겠어요~ 그리고 특히 닭을 애용하시는 것 같아요. ^^;; 근데 나름대로 한나라당의 승리 아닌가요? 밑천에 비해 남긴 게 많죠. ㅡ.ㅡ;;

  2. 사실은 제가 닭띠라서리... 올 한 해 정치투쟁에서 가장 큰 승리를 거둔 당은 한나라당 맞습니다. 한나라당을 위한 2004년이었죠. 얻을 것을 다 얻었습니다. 망해가던 당에서 일약 대스타로 떠오른 거죠. 열우당은 기껏 1년 동안 한나라당 2중대 노릇 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열우당 2중대 노릇하고... 흠흠... 결국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 4중대였단 말인가.... 버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