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가관 ㅋ

점입가경이라던가, 국정 3년차를 맞이하는 대통령 노무현, 자신의 소양이 부족한 것은 제쳐두고 인재가 없다고 투덜거린다. 두 번에 걸친 교육부총리 인선과정에서 벌어졌던 생 난리의 원인을 생뚱맞게 사람부족으로 돌려버리는 거다. 이 사람, 앞으로 또 생 쑈를 벌일 준비를 하면서 비난을 피해갈 구멍을 찾고 있다.

 

일요일이었던 1월 23일, 직무수행하느라 정신이 없으신 대한민국 대통령 각하께서는 노는 날도 없이 기자들 불러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최근 있었던 민주당 김효석 의원 교육부총리 내정 헤프닝에 대한 변명이었다. 선의로 그랬다고 하는데, 뭐 믿어줘야지 별 수 있는가? 설마하니 대통령이 벌써부터 꽁수피우느라고 그럴리는 없으리라고 치고.

 

신경을 거슬리는 대목은 인재 풀에 대한 것이었다. "대한민국 인재풀을 놓고 '부적격 검증'을 해보면 걸리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아쉬움의 토로, 그 뒤를 이어 인재들의 능력부족을 탄식, 그러더니 "대한민국 각계 인재들의 역량을 총체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국가적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는 비전제시.

 

사실 노무현이 '부적격'한 사람이 많다고 한탄을 하는 것은 지가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 부적격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에 지나지 않는다. 능력들이 부족하다는 푸념 역시 지가 아는 사람들의 능력이 죄다 고만고만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에 불과하다. 따지고 보면 노무현이 자신의 인재풀이라고 할만한 사람들, 이미 취임 반년만에 다 드러내버리고 말았다. 그 다음부터는 사람이 없어 허덕거린 거고, 그 와중에 그나마 채홍사 노릇하던 김우식같은 사람은 짤라버릴 수조차 없어 이기준 사태 이후에도 계속 청와대에 잔류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결국 이번에 김효석 사태로 열우-민주 합당설까지 분분하게 만들게 된 거다.

 

노무현이 데려다 쓸 인재가 없다고 푸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따로 있다. 기본적으로 노무현에게 정치적인 '철학'이 없기 때문이다. 개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개혁적이고 진보적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면서 표를 긁어모아 대통령이 되었지만, 막상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DJ보다 훨씬 더 강력한 신자유주의 드라이브를 채택하면서 지지자들의 등을 돌리게 했다. 그 반면에, 자기편으로 포섭을 하려고 지지자들의 등까지 돌리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보수 우익들에게는 빨갱이 정권이라는 욕을 들어먹는 난감한 처지에 서있다. 왜? 그건 애초부터 노무현의 개혁은 구호로서의 개혁일 뿐이었고, 그 안에는 철학도 없고 알맹이도 없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인재를 끌어들이려 해도 손에 잡히는 인재가 없을 수박에. 도대체 이 정권이 어떤 정신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판에 허명을 날리는데 혈안이 된 덜떨어진 둔재들이나 불나방처럼 달려들지, 진짜 인재들이 뭐가 아쉬워서 얘네들에게 도움을 주겠는가?

 

"각계 인재들의 역량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고 주접을 떨기 전에 노무현은 지 주제부터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 할 마음도 없는 공약 남발해서 사람들 가슴을 풍선처럼 부풀게 해놓고, 이제와서는 90일을 단식한 사람을 아예 굶겨 죽일려고 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라. 노동자 인권을 위해 노력했던 변호사라고 뻥을 쳐놓고, 정작 수많은 노동자열사를 만든 정권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보라. 국가백년지대계를 만들어나가는 중책인 교육부총리를 만들면서 순전히 정치적 목적으로 장난질을 쳐버린 자신의 모습을 보라.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지 주제를 알고 남들 업그레이드를 시키니 마니 할 일이다. 지 주제도 모르면서 엄한 사람 업그레이드 시킨다고 껍죽거리다가 또 여러 사람 골로 가는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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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4 08:23 2005/01/24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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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무현은 지 주제를 업그레이드시키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또 뭔짓을 할지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튀어도 우리한테 도움되는 쪽으로 튄적은 한번도 없거든요..) 그냥 지금까지 해 왔던것처럼 '닭짓'이나 하라고 그러죠뭐...

  2. 앗... 그게 또 그런 면이 있었군요... 음... 생각을 좀 해봐야겠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