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대로

행인[갈데까지 가보자는 건가] 에 관련된 글.

핵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다시 말해봐야 손가락 땀나고 서버 용량만 잡아먹을 뿐이니까 이건 건너 뛰자. 더 열받는 거는 주둥이로는 허구헌 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불러제끼면서 실제로 하는 짓은 "분단고착화"라는 거다. 남이고, 북이고.

 

DJ 이후 그나마 '일관된' 대북정책을 유지하는가 싶더니 노무현 들어와서는 DJ 하던 거 겨우 흉내나 내는 "달력투쟁" 수준으로 일관해온 것이 남한의 형편. 그래도 어찌 어찌 거간꾼 노릇이나 하겠다며 6자 회담에 매달려 성과 좀 남겨볼까 했는데, 1년 가까이 교착상태로 휴업해버린 그놈의 6자 회담 살려볼려고 포괄적 접근이니 해가며 미국애들 꼬시고 중국애들 꼬시고 하는 중에 북한은 핵으로 자위하겠다고 나섰다. 핵으로 자위? 둘 중에 하나다. 극단의 올가즘을 느끼거나 뼈와 살이 타버리거나...

 

꼴이 참 우습게 되었다. 반기문이 유엔 사무총장에 거의 다다른 듯 한 이 순간, 절묘하게 터진 북한의 핵실험 선언. 유나이티드 어브 아메리카의 대리주자로 유엔 사무총장 사무실 주인이 될 듯한 반기문은 이 사태에 대해 어떤 행보를 유지하게 될까? 이쪽에 다리를 거치자니 유엔 사무총장이 날아가고, 저쪽에 다리를 거치자니 대책이야 뻔하고... 샘 아저씨 손에 총 쥐어주는 거 밖에는...

 

중요한 것은 여전히 북한은 남한을 협력적 파트너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애들하고 노는데 중개나 좀 해주고, 때 되면 달러나 넘겨 주는 존재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남한하고 진지하게 놀아봐야 남는 거는 별로 없고 뽀다구도 나지 않는다. 배짱 좋게 벼랑끝을 왔다갔다 하며 치킨게임을 하더라도 미국하고 다이다이로 뜨면 국물이라도 나온다. 이거 뭐 하루 이틀 해본 것도 아니고, 덕분에 안으로는 인민들의 충성까지 조직할 수 있지 않았나?

 

이 와중에 민주노동당, 지도부 말씀들이 삼삼하다. 지금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 이용대 정책의장의 말, "남측에서는 북에 특사를 보내든지 해서 북이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명분을 주는 등 끌어낼 가닥을 잡아야 되고, 미국에서는 북 입장에서 확전으로 가도록 하는 흐름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미국이야 당연히 그런 필요가 있다. 지금 확전 해봐야 부시 가는 길에 지장만 될 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나마나한 이야기다. 남측이 북에 특사를 보내 봐야 잘하면 국방위원장과 포도주 원샷 하는 걸로 쫑이다. 특사가 가더라도 뭔가 손에 들고 가야한다. 빈손으로 명함만 특사라고 찍어 가봐야 북한에 아무런 자극도 못준다. 결국 그 특사의 손에 들려 갈만한 무엇인가는 미국이 주는 것이다. 남한이 쫓아가서 비료 다시 줄께, 쌀 더 줄께 해봐야 그닥 효과도 없다는 거다. 뭔 특사?

 

김은진 최고 똑같은 소리하고 있다. "북과도 공식적인 라인을 갖고 대화도 재개하고, 미국에 대해서도 ... 단호한 우리 입장을 말해야 한다"라면서 "안타까운 것은 중요한 운명문제에 대해서 한국정부가 결정권을 갖지도, 적극적인 행보도 못하고 있는 것"이란다. 가지가지 한다. 언젠 공식적 라인이 없었나? 남북간 핫라인 뚫은 게 박정희 때 얘기다. DJ 정부 이후에 남북간의 대화라인은 언제나 공식적이었다. 뭘 하란 말인가? 미국에 대해서 뭐, 단호한 입장 뭐 얘기할까? 너 이 쒸바 부쉬 개쉑, 봉쇄풀고 북한 가만 냅두란 말여! 노무현이 이렇게 얘기할까나? 안 되는 줄 알면서 왜그러나? 한국정부가 결정권 없는 거 이제 알았나? 적극적인 행보? 그거 하려면 가장 중요한 게 뭘까? 손바닥도 부딪쳐야 소리를 내는 건데, 쌔가 빠지게 적극적인 행보 하면 뭘하나? 정작 당사자인 북한이 쌩까는데?

 

김선동 사무총장, "미국이 대북제재를 풀고..." 하여튼 하나 마나한 소리 계속하는데 질리지도 않는갑다. 당연히 미국이 대북제재 풀고 불가침 확인하면 게임 끝이다. 북한과 미국의 대표들이 악수 한 번 하고 사진 한 방 박으면 될 일이다. 문제는 남한이다. 남한은 뭐하라는 건가? 손가락 빨고 앉아 있음 나머지 거저 들어오나? 북한이고 미국이고 계속 지들끼리 앉아서 치고 박고 싸우다가 화해도 하고 같이 웃기도 하고 그러는 사이 남한은 뭐가 되는 거지?

 

이들은 예상했던 그대로 북한이 남한을 평화를 위한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의!" 지적도 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정치판에서 이름자라도 내고 있는 사람들이다보니 이 정도로 점잖게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실제 이들의 속마음은 딱 이런 거다. 민중의 소리 기사 댓글들 좀 보자.

 

자위란다. 느낌표 딱 쳐져 있다. 미국을 향한 공격위협이지 남한을 향한 것이 아니란다. 이 댓글 단 애의 사고체계 안에서는 북한과 남한이 한반도와 미국만큼 지리적 거리를 가지고 있나보다. 지금 이 사태의 심각성이 제대로 인식되지 않고 있는 거다. 그나마 이건 좀 그래도 봐줄만 하다. 담 거 한 번 보자.

 


 

아예 대놓고 찬성이다. 언제적 임동원이를 이야기하는 건지 모르겠지만(사실 이 대목 때문에 이게 고도의 안티공작인가 의심하기도 했다만) 지 아이디까지 '핵무기찬성'이라고 한 이넘은 남들 다 하고 있는 핵무장이므로 문제가 없단다. 이 인간, 그러면서 나중에 통일된 이후까지 염려하고 자빠졌는데, 그 때 가서 간도랑 대마도도 찾잖다. 어떻게 찾을 건데? 핵무기 써서?

 

기사에 댓글 단 이 두 사람은 그래도 솔직하기라도 하지. 민주노동당 지도부들, 이 와중에 북한 조사당하고 교류하러 10월 말에 출발한단다. 내 백보 양보해서 조선노동당과 교류하러 간다면 이해를 하겠다. 조선사회민주당? 그게 정당이냐? 하릴 없이 기다려봐야 정권교체 한 번 할 수 없는 조선노동당 2중대 위성정당과 무슨 정당교류를 하나?

 

하여튼 이래가지고 통일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코메디다. 할 말은 북한에 먼저 해야 한다. 벼랑끝 전술로 한반도 전역을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는 행위가 "반민족 행위"라고 주장해야 한다. 그거 안 하고 계속 미국책임만 이야기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일면적 차원에서만 바라보는 거다. 하나 마나한 이야기,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 할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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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04 10:25 2006/10/04 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