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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ving cambridge - uno

이러저러한 일정들을 빼고 나면 정말 여기 머무를 날이 채 한 달도 안 남았구나...

 

추억이 별거겠냐만... 그래도 정들었던 많은 것들과의 헤어짐이라니 으흠....

 

사는게 그렇지 뭐, 하면서 지나치고는 했는데 친근한 일상의 기록들을 몇 가지 남겨두고픈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찰스 강변, 골목길 Du Bois의 하숙집과 멀리 보이던 보스턴 시내의 풍광

오며가며 참새방앗간 드나들듯 하던 서점들

그리고 정든 도서관!!! (오홋. 갑자기 공부의 화신이 된 듯한 착각이 몰려오는군!) 

 

오늘은... 우선... 불사신 화초들 사진을 남겨둔다.

 

내가 이사오기 전부터 여러 주인을 전전하며 살았을 "잡초같은" 화초들...

내 대에서 저 생명들을 골로 보낼 수는 없다는 필사의 각오, 귀차니즘과 그리고 어리버리함과 깜빡 건망증 사이에서, 장기간 방치와 집중치료라는 널뛰기를, 강인한 생명력으로 버텨준 저 고마운 화초들..... (아.... 비장!!!)

 

생명의 신비란 무엇인가 감탄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아무렇게나 대해도 잘 자라주는 파초가 이리 고마울진대,

우리 부모님은 제멋대로 이렇게 훌륭하게 자라준 딸래미가 얼마나 고마울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다가, 스스로 초절정 민망함에 빠진 적이 있었더랬다. 

 

한국에 돌아가면....

보고 싶을 거야...

다음 주인 만나서도 부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다오....

 

 




1. 벤자민 나무

좀 미안한게... 예전에 어드바이저인 이치로 집에 가서 보니까, 저 벤자민 나무가 어찌나 싱싱하고 잎이 무성하던지... 우리 집 벤자민은 아홉시 뉴스에 나오던 병충해 입은 벼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옆에 보이는 거는, 예전에 반전집회에서 들었던 피켓 (미국은 쿠바, 시리아, 베네수엘라, 이란에서 손떼!)

 

 


 

2. 이름모를 저 파초...

셋 중에서도 생사의 고비를 단연 많이 넘겼던... 아주 예민하지만 강인한 존재였지...

바싹 타들어간 잎들을 가위로 싹둑 도려내고, 그걸 비료랍시고 다시 잘게 조각내서 뿌려주고는 했는데....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대견한 파초....

부지런하고 세심한 주인 만났으면 우아한 자태를 뽐냈을텐데...

어쩌랴... 네 팔자가 그런 것을...

(젠장할, 카메라가 어찌나 예민한지, 누렇게 뜬 잎사귀가 그대로 다 나왔네. 집중치료 기간 끝나고 찍을걸... ㅡ.ㅡ)

 


 

3. 아이비 담쟁이

생명력은 강한데.. 어찌나 쑥쑥 자라는지... 벽에 일일이 테이프로 붙여서 고정시키는게 귀찮아 죽겠더라. 더구나 지난 번에 산 스카치 테잎이 접착력이 안 좋은지, 며칠에 한 번씩 꼭 떨어져서, 담쟁이들이 텔레비젼 위로 우수수 쏟아져 내려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꼼꼼하게 붙이려면 의자까지 놓고... 아우.. 생각만으로도 귀찮기는 한데 (하루 이틀 있으면 또 다시 고정시켜야 할 듯...) 근데... 풋풋한 생명력이 느껴져서 좋아라 하기는 했다.

웬지 집안이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잖아....

(텔레비전 위의 노락 딱지는... 압류 딱지가 아니라, La television 이라는 에스빠뇰 이름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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