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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혹은 외면? 당, 그리고 염치!

0. 무지 혹은 외면?

 

이명박 지지율의 놀라운 안정성을 지켜보노라면, 도대체 이것이 무지로부터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홧김에 사실을 외면했기 때문인지 궁금해진다. 

경쟁력 운운 혹은 세금 감소, 자사고 확대.. 뭐 이런 거 때문에 그를 지지한다면야 그저 자신의 신념에 충실한, 나와는 생각이 다른 사람. 이렇게 생각하겠다.

그런데 복지, 서민 살림살이 이런거를 이야기하면서 그를 지지한다는 이들은 당최 이해가 안 가는 거다. 사실-fact- 을 모르고 있는 건가? 아님, 팩트를 (애써) 외면하고 '이러이러했으면 좋겠다'는 열망을 투사해버리고 있는 걸까?

우리 사회 대다수의 노동자 계급이 자신이 속한 계급적 위치를 망각하거나 외면하고 '자유시민'으로 살아가고 있음이야 그리 새로운 사실도 아니다만, 이건 지나치게 난해한 현상이다. 차라리, 이유를 대지말고 지지했음 좋겠다. 그냥 노무현정권이 싫어서 이명박을 지지할 뿐이라고 이야기해주면 좋겠다.

 

울 오빠가 권영길을 찍겠다고 한 건, 나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내가 찍으라고 하면 절대 안 찍을 인간이다 ㅡ.ㅡ 

후보 개인에 대해서야 알 턱이 없고 (나도 모르는데 뭐), 민주노동당이 제안하는 의제가 제일 괜찮아보여서란다. 물론, 그동안 회사 일 때문에 국회 몇 번 드나들면서 직원식당에서 간간이 마주쳤던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서민적 풍모도 신뢰감에 한 몫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김씨는 심지어 자기 회사에 문국현 지지하는 '이상한' 사람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당도 없이, 장난하냐구 ㅡ.ㅡ

 

그러게나 말이다.

나도 대단한 걸 바라는 건 아니다.

그저, 많은 사람들이'사실'에 근거한, 상식적인 정치적 행동을 했으면 하는 것 뿐.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의사당 전투가 벌어지고, 정책과 어젠더에 대한 설명에 그다지도 인색한 언론을 가진 한국 사회에서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이냐... 

 

사족이지만, 선거 때마다 나오는 민주노동당 공약에 대한 언론, 전문가 평가 - '내용은 좋으나 현실성이 없다"

재원조달 방안 아무리 설명하고, 로드맵 제시해도 이 평가는 몇 년째 그대로.. 

도대체 공약들을 제대로 읽어보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아마도 진실은, 당의 공약이 현실성이 없는게 아니라, 그걸 현실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그들에게 없다는 점일 것이다. (고려 연방제 빼고 ㅡ.ㅡ;;)

 

 



0. 당.....

 

예전에 레빈스 교수 인터뷰할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야기...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가 건설하려고 하는 사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다. 우리는 우리가 건설하고자 하는 사회의 일부가 되고 싶어 하며, 우리 삶을 이에 따라 미리 형상화하려고 하지만 완벽할 수는 없다. 내가 처음으로 공산당 활동을 시작하려고 했을 때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공산당 활동을 하는 건 좋은데 ‘공산당’과 ‘공산주의 사회’를 절대 혼동하지 마라. 만일 당이 공산주의적 삶을 보장해준다면, 굳이 혁명이 필요 없을 거다. 이미 자본주의 안에서 그렇게 살 수 있다는 소리 아니겠냐!”....

최장집 교수의 [어떤 민주주의인가]에도 당의 민주화와 정당 정치를 통해 얻는 민주주의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을 지적한 바 있다.

 

민주주의와는 한참이나 동떨어진 민주노동당의 모습을 보노라면 이렇게라도 스스로를 위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 당이 완전한 민주주의의 구현체라 할 수 없지. 이게 현재의 운동 수준을 반영한 한계인게지..." 안 그러면 존재의 상실감이 너무 커... ㅜ.ㅜ

 

당내 한심한 민주주의 수준, 더구나 대선이 끝나자마자 점화될 총선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당원 선거를 생각하면 속이 터져 죽을 것 같지만, 그렇다고 당을 떠나는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당내의 부패세력 (이제 주사니, 종북주의자니 이런 말 안 쓸거다. 그들이 최소한의 '이론'이 있는지 모르겠고, 가장 큰 문제점은 저급한 부패와 반민주주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을 척결하지 못할 정치력이라면, 과연 다른 건 뭘 할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우회가 과연 정답일까??? 

 

0. 염치론

 

한 때는 소위 '민중'은 순박하고 역사적으로 옳은 선택을 하는 존재라 생각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뭐 그런 시기는 짧게 지나갔지만, 그래도 최소한 보통의 사람들이 가진 '염치'에 대해서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상식적인 염치마저도 기대하기 힘든게 아닌가 싶다.

 

얼마 전에 비싼 아파트 단지 근처에 개교한 초등학교로 보육원 아이들이 배정되는 걸 막으려한다는 입주자 이야기를 듣고 어이가 가출해버렸다. 그 전에도, 실업고등학교 내보내고 아파트 입주자를 위한 초등학교 지으려한다는 기사에 충격받은 적이 있는데 말이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조건없는 사랑, 연약한 존재에 대한 본능적 사랑과 책임감을 갖게 되는 '자연스런' 인격도야라고 생각했던 적이 한때 있었으나, 요즘은 개뿔이다. 한국사회에서 부모가 된다는 것은, 내자식을 위해서라면 뭘 해도 용서되는 몰염치 면허 획득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조카 효경이가 공부도 잘하고 (초딩이 잘하면 뭘 얼마나 잘하겠냐!) 싹싹하고 (김씨 집안 유일한 '인간'자격을 획득한바 있음), 이런저런 재주가 많은가보다 (어려서 집안의 꿈나무 아닌 아이 어딨나?).

하루는 언니한테 '핵심그룹' 엄마가 전화를 했더란다.

"원래 우리가 애들 아빠 직업도 보고, 집안 사는 것도 보고 그러는데, 효경이는 하도 똑똑하고 이뻐서... 효경이 엄마도 우리 모임에 들어와요..." 

이거 미/친/년 아닌가?

경제적 사정을 들어 나름 정중하게 거절했다는 언니한테 존경심을 느낄 지경... 

 

배려와 선행은 언감생심...

사람들이 '염치'가 좀 있었으면 좋겠다. 최소한의 염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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