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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활동?

홍실이님의 [] 에 관련된 글.

그래도 비교적 잘 하는 것 중 하나는, 주제파악이다. 그래서, 내가 잘 못하는 거, 할 수없는 것을 부탁받으면 '진심을 담아' 거절하는 게 보통이다. 대의명분 때문에 어쩔 수없이 뭔가를 떠맡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결과는 안 좋다. 이름만 걸어놓고 활동 안 하는 걸 엄청 싫어하는데, 가끔씩 자신의 그런 모습과 마주치면 미쳐버릴 것 같다 ㅡ.ㅡ (이를테면, 의료생협 동네 대의원을 억지로 맡았는데 지난 1년동안 한 번도 회의에 못 나갔고, 시당정책위 세미나에도 매번 결석했다. 제대로 못할 것이 뻔히 예상되었는데, 왜 한다고 해서...) 내가 잘 하는 것은 이런 거다. 데이터 분석하고 해석하기 (꼭 학술연구만을 지칭하는 건 아니다),큰 그림잡아 맥락으로 이해하기, 실무기획, 맨정신에 완전 진지한 대화 이끌어내기, 갖가지 고충 상담 (가끔은 다른 이들의 비밀과 내밀한 고민들을 너무 많이 알아 괴롭기도 ㅜ.ㅜ), 조근조근 일대일 꼬드기기, 마감 쪼아대기(???)... (잘하는게 너무 많구나 ㅎㅎㅎ) 못하는 거? 나서는 거 잘 못한다. 그니까 일대일 공략은 잘 하지만, 리더쉽있게 뭔가를 지도하고 조직하는 거에는 젬병... 더구나 싫어하는 사람과 말을 섞고 합의 도출하기, 이런거는 완전 쥐약이다. 즉, 정치력이 바닥이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정책 역량이 있느냐, 그것도 아니다. 이건 원래 없는지, 트레이닝이 안 되어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못한다 (ㅡ.ㅡ). 특히나 국내 보건의료/복지와 관련해서는 구체적 정책/사업을 모니터링해온게 아닌지라, 원론 수준을 넘어서는 것들은 잘 모른다. 전공과 좀 동떨어져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사람들은 보건학 분야에 종사하면 이런거 속속들이 다 알고, 잘 하는 줄 안다. 모른다고 하면 심지어 '겸양'이라고 생각하니 환장할 노릇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저는 그거 잘 몰라요, 잘 못해요' 하면서 계속 미루는게 적절한 태도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엊그제 ** 활동을 같이 하자는 제안을 받고, 좀 고민이다. 중요한 일이라는 것에는 동의한다. 자꾸만 생활과 투쟁의 현장에서 멀어지는 자신을 담금질한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지금도 헥헥거리며 여기저기 펑크를 내고 있는데... 제대로 못할거면 처음부터 맡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은 커녕 걸림돌이 될 수는 없지 않나... 뭐 인생을 걸고 하는 것도 아닌디, 너무 오바해서 거창하게 고민하는 거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고...ㅜ.ㅜ 장고 끝에 악수 난다고 했는디, 과연 새해 계획에 중요한 한 줄을 추가하게 될 것인가, 말 것인가..... 기로에 서 있다. 오라클의 신탁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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