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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공연들

마무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인데... 이럴 때일수록 뭔가 '지금 꼭 안해도 되는 일'을 굳이 하는 것은 저 깊은 무의식속 방어기제가 작동한 탓이려니.... ㅡ.ㅡ

 
# 데드풀 (팀 밀러 감독, 2016년)
 
 
데드풀
 
 
재밌긴 한데, 뭐랄까 개그대사가 한국어 뉘앙스랑 좀 안 맞아 어색하고
무엇보다 맥락없이 사람 죽이는 거, 아무리 영화라도 이제는 보기 불편하다
 
현실에서 그런 일이 전혀 없다면 가상의 이야기로 넘어갈수 있겠는데 그렇지가 않다보니,
유머를 위해, 주인공 특징을 부각시키기 위해 사지 난도당하는 어떤 생명체의 운명이란 것에 마냥 웃어넘길 수가 없게 되었다.
 
 
# 캐롤 (토드 헤인즈 감독, 2015년)
 
 
캐롤
 
 
동성애, 특히 레즈의 정체성이 아직 사회적 이름을 갖지 못한 시절 자신의 삶을 선택한 두 용감한 여자들의 이야기.
배우들의 그 섬세한 연기며 미장센과 스토리 전개, 음악, 어디 하나 나무랄데 없는 영화....
 
캐롤이라는 여성의 인정투쟁에 심하게 감정이입이 되고, 또한 테레즈의 혼란도 너무나 설득력 있게 그려진 수작이었다. 메타스코어 90점 넘은 게 다 이유가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둘 다 여성이고 서로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끌림, 성정체성 인정의 용감함을 거두었을 때, 이 관계가 좋게 보면 키다리 아저씨, 나쁘게 보면 원조교제 같은 느낌적 느낌 ㅠㅠ
 
케이트 블란쳇이 거대한 악의 조직 수장이나 암살자로 나오는 영화가 만들어졌음 좋겠다. 눈빛만으로 백명 죽일수 있을 것 같다
 
 
# 진격의 거인: 홍련의 화살 (아라키 테츠로 감독, 2014년)
 
 
진격의 거인 : 홍련의 화살
 
 
정체를 알수 없는 대상에 대한 공포, 자유를 찾아 울타리를 넘고 싶은 열망..  
이걸 망해가는 일본에 대한 우익 판타지로 볼 것이냐, 혹은 일반적인 인류 모험담으로 볼 것이냐 논란이 있을 수는 있는데...
디테일이 너무 후지고 일 애니 특유의 감정 과잉과 쪼다같은 민폐 행동주의자 묘사 때문에 짜증 대폭발....
여성도 대등하게 전사로 싸우는 거 같지만 성녀 스테레오타입은 버리지 않지 ....
그리고 일본 애니의 유럽사랑은 언제까지 지속될거냐 도대체!!!
 
 
 
# 스틸앨리스 (리처드 글래저 감독, 2014년)
 
 
스틸 앨리스
 
 
자기자신을 잃어가는 것의 두려움과 당혹스러움, 불굴의 의지와 그 의지로도 어찌해볼 수 없는 상실의 과정을 너무나 담담하게 그려낸 영화....
줄리언 무어의 빼어난 연기력에 심하게 몰입하면서, 한편 현실적으로는 플랜B의 필요성을 절감케 했지 ㅠㅠ
플랜B에는 조력자가 필요함..
 
 
# 스포트라이트 (토마스 매카시 감독, 2015년)
 
 
스포트라이트
 
 
사회적 책무를 업무 특성으로 하는 프로페셔널들이 자신의 일을 성실하게 해나가는 이야기.
아동학대, 성폭력 문제를 고발한다면서 화면을 통해 잔인함과 고통을 '소비'하는 영화들과 달리,
성인, 그것도 허우대 멀쩡해보이는 중년 남성들이 과거를 회고하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충격과 이해를 줄 수 있었다고....
 
마이클 키튼은 오랜만에 진짜 히어로처럼 보였음....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그나마 세상은 조금 살만해지고,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겠지???
영화 내내 등장하는 보스턴 시내 곳곳의 낯익은 모습은 은근히 향수마저 자극.... 
 
 
# 스위트피 LP 발매 기념 콘서트 (2015년 10월)
 
포스터이미지
 
벌써 작년의 일... ㅡ.ㅡ
 
팬이 연주하는 멜로디언 소리에 맞춰 노래하는 스위트피...
탈모를 걱정하던 아저씨의 하소연은 금방 잊히고, 빠져들어갔다고....
 
 
# 넬 크리스마스 공연 (2015년 12월)
 
 
포스터이미지
 
 
유서깊은 크리스마스 공연에 진정 오랜만에 나들이...
공연 장소를 올림픽 공원으로 착각하는 바람에 해미와 생쑈했던 것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네 그려 ㅋㅋ
잠실학생 체육관은 정말 내가 가본 국내 공연장 중 음향 최악 ....
좀 다른 곳에서 공연을 했음 좋겠다고...
 
 
# 국카스텐 X 9mm Parabellum Bullet 합동공연 (2016년 2월)
 
 
포스터이미지
 
 
일본 밴드 큐미리와의 합동공연..
이들의 첫 등장에 나 완전 빵터졌음
그 오바스런 해드뱅잉과 점핑은 고등학교 축제에 와서 한글로 가사 적어놓고 '파이널카운트다운' 블렀던 옆 남고 밴드를 떠올리게 했다고.. ㅡ.ㅡ
한국에서는 허리케인 블루나 할 만한 모션 아닌가 말여... 그런데 또 의외로 연주가 좋아서 좀 어리둥절 ㅋㅋㅋㅋ
이들을 보고나니 의외로 국카스텐이 얌전해 보이더라는 ㅋㅋㅋ
 
국카스텐의 음악이야 뭐 두 말하면 잔소리....
일렉트로닉 사운드 너무 좋음.
나중에 국카스텐 인터뷰와 인디시절 출연한 다큐 등을 챙겨봤는데, 그 역경의 스토리가 너무 짠해서 흠칫...
그 어린 나이에 겪어서는 안되는 일들을 겪었다는 이들의 말이 엄청나게 이해되었음...  결핍만이 예술의 에너지가 되는 건 아닐텐데, 이 재능많은 청년들이 살아가기에 한국 사회가 너무 위험한 야생의 세계였다는 생각이...

그나마 이들은 여기까지 왔지만, 중간에 상처입고 떨어져나간 재능있는 청년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생각하면 참 씁쓸....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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