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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후기

지난 주말에 진보신당 건준모 청년학생 캠프가 있었다. 조직팀의 우울한 전망과 달리, 새로운 얼굴들이 적잖이 참여했다. 멀리 부산에서 대전에서.... 뜻밖에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도 몇 명... (의전원으로 전환되고 나서 상황은 악화일로일 것이라 짐작했는데, 엄혹한 사막에도 꽃은 피나보다...) 행사 전, 운영위를 하면서 하필 '발렌타인 데이'를 거사일로 정해 대중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우리의 무심함을 자책했다. 그러면서 결정한 다음 모임 날짜는 3월 14일 (소위 화이트데이) ㅎㅎㅎ 그래 초콜렛 사탕 자본의 마수로부터 대중들을 구해내자구!!! Y 샘과 파트너가 되어 각종 행사(?)를 뛰는 일이 많다보니, 가끔 우리가 2인조 바람잡이 같다는 생각이 쫌 ㅎㅎㅎ 다음 주에도 한 건 있음... 같이 세미나하고 공부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오랜만에 강의를 차분히 들어보니 그동안 꾸준하게 내공을 쌓아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나저나 사진 찍히는 거 엄청 싫어하는데, J 동지가 당게에 사진을 떡하니 올려놨음... 깜딱 놀랐음 ㅜ.ㅜ) 심대표의 이야기는 언제나 그렇듯, 차분하고 힘이 느껴져서 좋다. 어수선한 당의 상황과, 당원이나 당 대표나 처음 해보는 새로운 고민들... 솔직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기는 한데... 참 답은 안 보인다. ㅡ.ㅡ 어떤 당이, 이렇게 대표와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서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싶다가도, 이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은 어쩜 좋을까 싶고... 심이 어째 '청년학생'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참가자들이 다들 연로하신거 같다는 발언을 해서 모두들 잠깐 동요(!)했다. K 샘은 '문헌에 의하면' 45세까지가 청년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아 우리 내부 원로 그룹의 급 환영을 받기도 했다. 특히 S 샘이 좋아하시더라는 ㅎㅎㅎ 정태인 샘의 강의도 역시, 프로답게 재밌고... 그리고 슬펐다. ㅡ.ㅡ 전국을 쏘다니며 해온 강의가 8백차례가 넘는단다. 우리같은 사람은 어디 가서 엄살도 못 피운다... ㅡ.ㅡ 저물어가는 제국을 부여잡고 있는 한국의 지식사회가, 망한지 2백년 전에 망한 명나라를 그리며 청나라를 미워하던 조선선비들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은... 참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허나, 뭐니뭐니해도 이날의 백미는.... 장소를 대여한 서울유스호스텔의 깜놀 센스가 아닐 수 없었다. 우리 행사 이름은 " 건강과 발랄한 진보 진보신당 건강위원회 청년학생 캠프 " 허나.... 행사 장소 입구에서 우리는 모두 쓰러졌다.


어쩜 좋단 말인가!!! 어쩐지... 시작 전에 로비 찻집에서 일하는 분이 임 샘한테, '여행사면 사무실이 종로에 있어요?" 어쩌구하더라니.... 임은 거기다 대고 "아뇨, 우리는 여의도에 있어요" ㅎㅎㅎ 도대체 뭔 대화가 오고간 건지... 이렇게 모임할 때마다 새로운 얼굴들이 늘어나고,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자각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살아가는 큰 힘이 된다. 사실, 현재 당의 모습이 과연 우리가 생각했던 그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선험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상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라면, 나중에 '여한'이 남지않을만큼은 뭔가 열심히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든든한 이웃들도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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