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너머

꽃다지에 새 식구가 들어왔다..

작년말에 들어온 친구는 22살.. 일주일 전에 들어온 친구는 25살!!!

그리하여 평균연령이 37.2세에서 33. 3세로 젊어졌다..ㅎㅎ

제일 어린 친구가 들어왔을 때..

'그 신기한 동물은 어케 생겼는지 꼬집어 보고 싶다..'며

다른 문화활동가들은 제 일처럼 기뻐해주었다..

신입환영 뒷풀이 자리에서 누군가

'꽃다지를 선택해주어서 고맙다.. 너희들이 보배다..

늙은 것들이 용기백배하여 열심히 하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새식구에게 한 말이다..

 

요즘.. 단체들마다 인력난에 허덕인다..

꽃다지도 연초에 활동정리.. 출산휴가 등으로 여자가수가 없어서

남자 가수 둘만 달랑 남았었다..

'전국노동자문화운동대표자회의' 차.. 대구로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꽃다지'는 남자가수 둘.. '좋은 친구들'은 여자가수 둘이 남았으니 통합해랏..

이름은 뭐가 좋을까?

'좋은 꽃다지'.. '꽃다지 친구들'.. 등등 새이름 짓기도 좋네.. 합쳐~ 합쳐~"

씁쓸한 농담을 하며 내려가보니..

'좋은 친구들'에는 작년에 들어온 친구가 나가는 바람에..

달랑 여자가수 하나만 남아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90년대에도 문화단체들의 활동은 4~5년을 주기로 멤버가 교체되곤 했었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문화의 재생산에 대한 압박과 자기 한계..

경제적인 문제.. 활동을 정리하는 이유는 다양했다.

그러나 한사람이 그만두더라도 또 다른 사람이 새로운 자리를 만들고

이어갈 수 있었다..

 

문화의 세기라는 21세기..

대중문화를 하겠다는 젊은이들은 많아도

노동문화를 하겠다는 젊은이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노동문화가 위축되었다는 반증일 것이고

노동운동.. 진보운동 자체의 위축도 큰 몫을 할 것이다..

그러다보니

그것을 접하는 젊은이들도 줄어들고..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이상을 마음에 새기는 일도 힘들어진 것 같다..

게다가 하겠다는 청운의 부푼 꿈을 갖고 찾았다가도

최저생계비에 못미치는 활동비를 알고 그 꿈을 접는 이들도 부지기수이다..

이 점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3~4년의 활동을 통해 쌓아온 것들을 펼칠만하면

경제적인 이유로 그만두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재생산구조를 축적할 틈이 없다..

 

꽃다지는 다행히.. 신기하게도.. 새로운 식구들을 맞이해서

호흡을 고르고 한발짝 전진할 꿈을 꾸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곳들은 느는 것이 한숨이다..

 

젊은 세대가 노동문화에 눈길을 돌리고 함께 해보겠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필요충분조건은 무엇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눈뜨고 일어나면 홍수처럼 쏟아지는

세포 곳곳을 자극하는 대중문화의 대안문화로서의 역량을 갖춘 노동문화 컨텐츠..

자본문화에 물들어 나홀로 잘살기 만을 신경쓰는 세태를 비틀어줄 수 있는 세계관..

평생을 해도 굶어죽지는 않을 정도의..

경제적인 이유로 활동을 중단하지 않을 정도의 최저 생계비..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 기반을 닦아야 할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의 활동 모습은 어떠한가?

머리 속으로는 저만치 앞서가는 것을 그리면서

몸과 마음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요즘 노동문예일꾼 토론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모적인 논쟁을 보고

답답하기 짝이 없어 끄적이는 푸념이다..

지금 우리가 논쟁해야 하는 것은 좀 더 다른 질의 것일텐데 말이다..

 

자.. 우리 툭툭 털어버릴 것은 털어버리고 말해봅시다..

당신의 길은 무엇이고..

그 길을 닦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해야하는지..

 

나는 나의 노래를 하겠오..

그리고 당신의 노래를 하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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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6 14:31 2006/06/0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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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Scrum 2006/06/06 15:58 URL EDIT REPLY
몇년전부터 내내 실감하고 있는 이야긴데도 얼마전 모 대학에서 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이건희'를 뽑았다는 것 만큼이나 들을 때마다 깝깝하네요.

예전에 제가 민주노총에 처음 들어갔을 때 한 선배가 저한테 "아마도 이제 니 뒤로는 안 들어올꺼야" 그랬었는데.. 그래도 꾸준히 들어오긴 하더라구요. 뭐.. 제 뒤로 선봉이형같은 늙은이들이 더 많이 들어오긴 했지만. 후후.. 아마도 민주노총은 일단 생계비도 되고, 그 풀이 워낙 넓기도 하고, 뭐 좀 있어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 건지..
이드 2006/06/07 00:50 URL EDIT REPLY
요즘 같은 상황에서 어린~! 새내기들이 들어온다는 건..
거의 만세만세 천만세.. 홍복이지 말입니다..

오늘 '노동문예일꾼토론방'에 FTA반대 문화제 홍보하면서.. 어떤이가 남긴 말..
윤도현 밴드, 전인권 등등.. 유명한 분들이 어쩌구저쩌구..

당췌 그 등등에도 못들어간 거 같아서 울컥하여.. 달았다는 덧글이..
유명하진 않지만 꽃다지도 함께 .......
ㅋㅋ.. 쓰고 나니 옹졸함에 씁쓸하긴 했지만..
개념 안드로메다로 보낸 그 말 그냥 넘길 수가 없더군요..
건강하신거죠..?
그 훌륭한 저서는 꽃다지 식구들에 필독하라고 협박하고 있습니다..
꼭 각자 사서 읽으라고.. 저 잘했죠?! 큭
NeoScrum 2006/06/07 06:56 URL EDIT REPLY
흐.. 저런... 예전에 교육을 다닐 때 교육비에 대한 아주 간단한 원칙을 가지고 있었어요. 나보다 월급 많은 노동조합에 가면 반드시 강의료를 챙긴다. 나보다 월급이 작거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강의료를 받지 않는다. 후후..
책값도 소득별로 따로 매겼으면 좋겠어요. 월소득 얼마 이상에게는 얼마, 얼마 이하는 얼마, 최저생계비가 안 되는 사람에게는 무료. 뭐.. 이렇게..
이드 2006/06/07 15:15 URL EDIT REPLY
꽃다지랑 비슷하네요..
실제로 98년인가에 형편껏.. 성의껏 관람료 내기 했었는데..
관객 1000여명이 넘는 콘서트에서 10여만원 들어왔다는..
공연이 감동적이지 못했나? 하는 반성과 좌절..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시도할 필요는 있는거 같아요.. 아자아자 홧팅~!!!
나안 2006/06/08 16:23 URL EDIT REPLY
홧팅임돠..^^*
나안 2006/06/08 16:25 URL EDIT REPLY
아니 투쟁임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