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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에 대하여...(잡생각)

  • 등록일
    2009/08/16 18:23
  • 수정일
    2009/08/16 18:23

저번주에 흙살림에서 상근을 하시는 선배로부터

귀농학교에 대하여 제안이 왔다.

음...이번 귀농학교에 함께하면 학교 졸업후에 귀농정착자금인가.? 농가구입자금인가를 지원해 준다니

생각있으면 함께하자는 거다....ㅎㅎ

생각해 보겠다고 말씀드리고 나서

이런 저런 자료도 보고 뭐...생각도 해 보았다.

 

귀농이라....

내가 살아오면서 특별히 대도시에 산다는 느낌이 있거나

내가 농촌과 유리되어 산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탓인지

귀농이라는 말이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농가주택자금이니 하는 것들에 혹하는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웬지

내가 입을 옷은 아닌것처럼 낯선 느낌이었다.

 

그러고 보니

주변에 나중에 귀농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 활동가들이 조금 되는듯 싶다.

또 나랑 가장 친한 친구놈도 귀농하여 괴산에서 버섯농사를 짓고 있으니

귀농이라는 것이 낯설 탓이 없건만

아무래도 나의 밴댕이 같은 마음이

조금은 삐뚤어져 버린 탓도 있으리라 생각한다....ㅎㅎ

 

그러고 보면

대안교육을 한다고 시골로 들어간 후배들은

이번에 어딘가로부터 2억원의 자금을 지원받고 1억 5천만원을 조달하여

일종의 공동체마을(?)을 구상하며 실행해 볼 모양새다.

주변 사람들에게 함께 살자고 제안을 하고 있고 아마도 곧 가시화할 모양새다.

산림조합에 알아본 바에 의하면 20여평의 건물을 짓는데 5천만원정도면 될거라는...

그 돈도 없으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손수 집을 지어서 사는 것도 좋을 듯 하다는 제안을 받았다는

주변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보아

내가 최근 연락하지 않고 지내는 사이에 많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듯도 싶다.

 

내심 나랑은 가는 길이 다르다는 생각에서

딱히 부지런 떨면서 함께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은 탓도 있다...ㅎㅎ

 

내가 귀농이라는 것에 대하여 조금 낯설어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은연중에 소위 활동가였던 사람들은 귀농이라는 말을 쓰면서

어떤 이미지들을 조금 이상하게(?) 잡아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거다

자급자족이니 반자본주의니 하면서

마친 농촌이 무슨 로망의 대상처럼...

농사가 대단한 운동적 방식 혹은 삶의 방식처럼 이야기한다는 거다.

이 나이 먹도록 농사를 지으면서..(물론 아버지 농사에 몸으로때우는 식의 농사였지만)

나에겐 그런 로망이라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농촌이 농촌만의 자급자족이 이루어지는 단위로 생각되어진 적도 없는 듯 싶다.

내가 농촌에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 이유도

이미 농촌은 농촌만의 자급적 삶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거다.

이미 도시의 주변부로 도시에 의탁하는 삶

즉, 도시의존성에 기반한지 한참이 지난 것처럼 느껴지는데

왜 새삼 귀농이 이처럼 로망의 대상이 되는 지 모르겠다.

 

소위 진보적 활동가로 자처했던 사람들의 귀농한 사례를 몇몇 군데에서 이야기를 듣고

또한 지금도 어렵지만 그런 귀농 공동체를 꾸리기 위해서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의

그 힘들지만 스스로는 보람되게 생각되어지는 경우들을 종종 본다.

하지만 난 여전히

의심스러운 입장이다.

 

잘 보면

그들이 애써 외면하곤 있지만

그들은 귀농을 하면서

오히려 도시의존성들이 더 강해진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거다

귀농해 살면서도 그들의 심정적 감정적 의존은 도시에 사는 누군가에게 향하고

그들이 자급자족을 부르짖는 많은 것들이

도시에 거주하는 누군가의 도움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귀농...?...

(여기서 내가 심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은 귀..다...어디로 돌아간다는 걸까 ?....?...)

한다기 보다는

먹고살기 위해 농사를 선택했다고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심통스러운 마음이

내내 떠나지 않는다.....ㅎㅎ....(그래서 난 밴댕이다....크크)

 

나도 나중엔 농사지으면서 살고 싶다.

복ㅈ바한 생각들 보다는 몸을 쓰면서 사는 삶을 살고 싶고

이왕이면

내 몸뚱아리를 누군가에게 저당잡히기 보다느 ㄴ

내가 나의 몸에 대한 권리를 유지한 채 살아가고 싶은 거다.

하지만

난 귀농을 한다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그저  농사짓고

어떤 마을의 평범한 누군가가 되고 싶을 뿐....

 

그게 그건가...?

여튼...요즘

주변의 귀농바람에 다소 의심...다소 걱정....뭐 그렇다는 거다..

에구구...날이 더우니 쓰잘데기 없는 생각만 무럭무럭이다....^^;;

 

그래서

걍 몸으로 짓는 농사 생각에서

보다 농사 혹은 농촌이란 행위와 공간에 대하여 공부를 해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괴산에 있는 친구놈이

애써 귀농이라는 말을 쓰지 않으려는 것처럼

나름 어떤 생각들에 구체적인 이유를 찾아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다.

 

너무 익숙하다고 생각해서 등한시한

농사와 농촌....

어쩌면 그런 태도들에서

이상한 로망들이 나타날지도 모르고

그것이 나중에 나에게도 나타나지 말라는 버이 없지 않은가 ?

그러니

너무 익숙하다는 핑계로 쉽게 고민없이 움직이기보다는

좀더 면밀히 공부하고 고민해보아야 겠다...

 

귀농...

여전이 나에게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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