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역할

합리회이겠지만 내게 적당하지 않은 역할들을 맡게되는 게 문제인 것 같다.

한 친구가, 너무 잘났다고, 누가 옆에서 같이 하겠냐고 그랬는데 많이 찔렸다. 옆에서 떠나간 사람들이 남긴 말들이 떠올랐는데, 다 비슷한 말이었다. 소위 대중운동적인 자세가 나에겐 너무 부족하다. 노력을 안한 건 아니지만, 애초, 이 역할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그려본다.

 

어떤 정답지가 있어 모두가 그것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애초에 기질이 같지 않은 사람이 모여사는 세상이고, 거기에서 일반화된 해법을 찾는 시도는 추상적인 접근일 뿐이다. 서로 다른 역할 속에서, 어느 역할이 중심에 자리잡고, 어느 역할이 주변화되는, 그런 분리를 경계하면 되지 않을까. 내가 갖고 있는 역량을, 소진시키고 있는 것 같아 아깝기도 하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로 기여하면 좋겠는데..

 

어쨋든 떠나간 사람들이 계속 떠오르고, 돌이켜보면 내 탓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와 별개로, 나의 허영, 공명심이 일을 망치는 것이기도 하다. 나를 드러내려는 욕심 때문에. 잘하고 싶은 욕심에, 인정받고 싶은 욕심에, 주위 사람들을 못견디게 하는 것이다.

 

모든게 내탓이다.

2010/01/28 14:06 2010/01/28 14:06

지나간다싱크로

아직 근거가 희박하긴 하지만, 엄마와 내 몸 사이에 꽤 높은 정도의 싱크로(?)가 있는 것 같다. 경험적인 것이라, 사례를 정리하는 정도 밖에 할 수 없지만, 우선 떠오르는 것들을 적어놓아야겠다.

 

엄마와 나 사이의 싱크로를 처음 발견한 건 내가 몸이 안좋아 쉬고 있을 때였다. 그 무렵부터 엄마의 몸도 안좋아지기 시작해서 내가 어느정도 회복할 무렵엔 엄마의 몸이 저점을 찍고 있었다. 어느 쪽이 먼저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엄마가 먼저였을지도 모른다. 한집에 살고 있을 때니 나에 대한 걱정에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그 이후에도 반복되는 증상들을 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직감적인 건데, 내가 내 몸을 못 갸눌 때, 엄마가 먼저 추스리면 괜찮아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느낌을 가진 이후 엄마 몸을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는데, 몇 년 간격으로 혹은 몇 주~몇 달 간격으로 내가 겪는 증상들이 재현되는 것을 알게됐다.

 

온 몸이 달아오르거나 땀이 줄줄 흐르는 증상을 꽤 오랫동안 겪었었는데, 내가 나아지고 2년 쯤 지나서, 엄마가 같은 증상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갱년기 증상 쯤으로 생각했었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증상이 너무 오래 이어지고, 정도가 심했다. 자각증상을 듣다보니, 내가 경험했던 감각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타각 증상은 당연하게도, 조금씩 다른다.)

3년쯤 전에는 속에 가스가 차 배가 심하게 부풀어 오르는 증상을, 역시 꽤 오랫동안 겪었는데, 엄마가 몇 달전에 그 증상을 겪었다. 타각증상은 비슷하고, 자각증상은 거의 일치한다.

 

그리고 가장 최근엔 엄마가 먼저인지, 내가 먼저인지 잘 모르겠는데, 심한 변비로 고생하고 있다가, 집에 들리니 엄마도 비슷한 증상의 변비로 힘들어 하고 있었다. 엄마나 나나 항생제를 먹으면 바로 변비가 생기는데, 최근 변비는 항생제를 복용했을 때와 비슷한 증상의 변비였다. 그리고, 역시 엄마가 먼저인지, 내가 먼저인지, 변비가 풀리기 시작했는데, 둘 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리고, 엄마는 몇달전에 이런 저런 증상들이 복잡하게 겹쳐서 병원에 입원하고 쇼그렌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한 가계 내에서 자가면역질환을 두명이 앓게 되는 건, 흔한 일은 아닌 것 같다. 게다가 병명은 완전히 다르지만, 겪는 증상은 비슷하다.

 

내가 기운이 없고, 배앓이를 한다든가, 몸이 좋지 않을 때 집에 가보면, 엄마가 며칠 전에 아팠거나, 혹은 아파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외양이나 행동거지가 아빠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하면서 보니 엄마 쪽과 더 가까운 부분이 많다.

 

하지만 문제는, 나는 아직 젊어서 그런지, 심하게 앓다가도 회복이 되는데, 엄마는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엄마는 회복되기 전에 다른 증상이 겹치고, 또 겹치고, 그렇게 갈수록 약해지신다. 그래서 내 몸에 다른 일 안생기게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한편 이건 그저 느낌일 뿐이고, 내 몸 사리기 위한 핑계 대는 거 아니냐는 생각도 들고.

 

 

뭔가 적어놓고 싶었던 게 더 많았는데, 잘 안떠오른다.

적으면서 보니, 사실관계가 너무 빈약하다.

하지만, 엄마와 내가 싱크로 되어 있다는 느낌은 상당히 강렬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나의 이런 직감은 대부분 들어맞아왔다.

융 관련해서 읽다보니, 이런 동기화가 존재할 수 있겠다 싶기도 하다.

 

 

덧.

구름타고 다니는 얘기하나 덧붙이면

나는 己土고, 용신은 丙火다.

그리고, 어쩌면, 신기와도 관련되어 있을지 모른다.

2010/01/28 13:54 2010/01/28 13:54

지나간다..

하기싫다

몽땅

 

에잉

2010/01/25 16:16 2010/01/25 16:16

지나간다모든게내탓이다

2010/01/22 10:37 2010/01/22 10:37

지나간다배앓이

시험 끝나니까, 거짓말처럼, 배가 안아파.. -_-;;;;;;

올 여름부터, 석달이 훨씬 넘게 반복되온 게 멎었어.

이런!

물론 아직은 좀 불안하다. 한 달 쯤 전에도 1-2주는 괜찮았었으니까. 이렇게 한 1주일 괜찮다가 다시 도질지도.

도지면 바로 병원 달려갈테다.

 

 

 

내가 몸에 달고 다니는 거 심신증이나.. 뭐 그런 것들 아닐까 몰라.

만약 심신증이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언제든 또 이럴 수 있다는건데, 이거 어쩌나??

아, 골때리네. 몸아, 왜 니멋대로니.

 

융 자서전을 계속 읽고 있는데, 중간을 넘어가니 재밌는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 가슴이 콩닥거린다.

아, 놀라울손.

내 몸에 드러나는 신체증상들을 유심히 생각해보게 한다. 대부분 몸을 막굴려서 아픈 것 같지만

걔중 어떤 계기가 있던 것도 있다.

내가 살아가며 감지하는 건 몇 분지 일이나 될까?

2010/01/20 09:35 2010/01/20 09:35

지나간다나이 서른에,

우린 어디에 있을까 -

언젠가, 이 노래를 부르면서 우스개로, 학생위원장(학생 단위에서 뭔가 장을 맡거나 한다는 의미의 고약한 말이었는데, 30이 되도록 학교에 남아 뭔가를 맡을 수도 있다는 상황 자체가 비극이다,) 하지 - 그랬었는데, 설마 그 때까지 학교에 남아있진 않겠지만,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 학교와의 인연이 길어지고는 있다. 다른 블로그에서, 전망 없다는 말을 쉽게 던지는 것에 대한 타박을 읽은 적 있는데, 난 이곳의 활동이 전망 없다고 생각하고, 그 이야기를 주위에 던졌던 기억이 있다. 빨리 정리를 하고, 다른 활동에 전념하는 게 의미있겠다는 판단이었다. 지금도 상황과 그에 대한 판단이 그리 달라진 건 아니고, 억지로, 억지로 버티고 있는 건데, 달라진게 있다면 전망이 있든 없든 버티는 것 자체가의미를 많이 가진다고 생각하게 된 점이다. 이건 계속 헷갈리는데, 내가 냉철하지 못해 계속 여지를 남겨두면서 주위 사람들의 역량까지 소모시키는 게 아닌지, 아니면 너무 쉽게 가능성을 봉쇄하면서 기권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게 아닌지. 나의 활동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거기에 억지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아닌지. 혹은 이 활동을 정리하는 구실을 만들기 위해 전망이 없다는 생각을 되뇌이는 건 아닌지.

 

이번에 임성규씨의 후보사퇴글에서 마지막 10분을 버티지 못했다는 말에 쿵 내려앉았는데, 그건 내가 자주 경험하는, 내 이야기다. 어떤 판단은 이루어져 있지만, 마지막 몇 분 사이에 마음이 흔들려 만들어 놓았던 결정을 뒤집곤 한다. 나도 이게 어느 순간에는 돌이킬 수 없는 오류를 남길지 모르는 모지라고 위험한 모습이란 걸 안다. 그런 사람이다 보니까, 어떤 선택을 하든 나의 우유부단함을 변수에 추가해 계산을 하는데, 그건 정말 값을 정할 수 없는 변수라, 애초에 답을 구하지 못하는 계산이 되고 만다.

 

그래서, 아예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 닥치거나, 믿을 만한 사람이 길을 제시해주거나, 그런게 편하게 느껴진다.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타성에 젖는 것 같지만, 나의 그릇된 판단으로 일을 그르치는 것 보다는 낫지 않겠나 싶다. 문제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에는 내가 너무 오만하다는 건데, 나의 셈법을 스스로 못미더워 하는 것 만치, 다른 이의 셈법도 의심하고, 오히려 내 셈법만 못하다고 여긴다. 물론, 차분히 생각하면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는데, 그것을 깨닫는 데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

 

아무튼 이러다 보니 나를 상황속에 던져놓곤 하는데, 그게 나를 아끼는 방식은 아니어서 언제나 무리를 하게 만든다. 2-3년 전에는 되도록 빨리 정리하고, 다른 길을 찾자는 게 생각이었지만, 어느 새 상황에 몰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버티자고 되뇐다. 정리하는 것도 여력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지, 지금은 정리다운 정리도 안될 것이고, 흐지부지라는 표현대로 될 것이다. 흐지부지는 원치 않아서 버티는 것이기도 한데, 버틴다고 정리가 안될 것 같지 않으니 그게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이런 마음을 갖고 하는 것 자체가 될 일도 안되게 하는 것 같고. 물론, 가능성을 아예 보지 않는다면 하지 않았겠지. 은근히 기대하는 게 있기 때문에 버틸 수 있는 건데, 그 기대가 실현되리라는 상상을 하기가 참 어렵다. 이미 학교에서 활동을 해온 기간 내내 끊임없이 패배의 기억이 축적되어 왔고, 평상시에는 거기에 크게 매여있진 않지만, 내 삶을 돌아볼 때면, 무력감에 젖곤한다.

 

이런 감정이 생기는 건, 활동에서의 기억 뿐만 아니라 내 신변의 일들 때문이기도 한데, 누구에게나 자신의 아픔이 가장 크게 느껴지긴 하겠으나, 어떤 척도가 있어 재본다면, 분명 내 삶의 곡선이 그리 평탄하지 않았고, 그 상처들은 내가 항상 의식하진 않더라도 곳곳에 새겨져 있다. 내가 들어가는 모든 조직이 다 망한다고 놀림받곤 하면서, 내가 검은 구름과 재앙을 몰고 다니는, 판타지 속에나 나올 법한 그런 존재가 아닐까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있었다. 내가 속한 모임들이 하나 둘 씩 망하는 걸 지켜보는 게 참 씁쓸하다.(아예 한나라당이나 뉴라이트 단체 들어가볼까?) 꼭 내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내가, 그럴 곳에 달라붙어 있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흑, 어쨋든. 아냐, 내 문제도 꽤 크지.

 

이게 단순하지는 않은데, 망하는 곳을 보면, 어떻게든 힘을 보태고 싶어서 깊게 계산 안하고 붙어있기도 하는거고, 이런 내 기질 때문에 평생 남에게 폐끼치지 않을까 싶다. 이건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타고난 어떤 기질인건지, 냉장고 안에서 꿈틀거리는 바지락을 못 지나치듯이, 그렇게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별로 가능성이 없어보여도 붙어있을 수 있는 거다. 아마 난, 그게 도덕적으로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게 미적미적 손을 못떼고 부여잡느라, 내 가랑이도 찢어지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폐끼치고. 내가 어떤 이기적 동인에서 봉사활동을 하려는 게 아니라면, 훨씬 냉철해져야 한다. 그게 참 안된다.

 

너무 비관적으로만 말이 나왔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같이 계획 세우고 실행할 사람도 있고, 올해엔 학사일정이 없으니 훨씬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있고. 나 편하려고 생각하는 건 좀 자제해야지만, 어쨋든 이렇게 사는 게 편해서 그러는 거니, 괜찮다.

 

횡설수설

2010/01/17 23:49 2010/01/17 23:49

지나간다학과

이제, 학교에서 과에 관련된 것들은 모두 끝.

끝.

 

...

 

끝이래봐야 별로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아무튼 끝.

 

무엇을 살았나....

2010/01/16 15:32 2010/01/16 15:32

지나간다동기

이어서, 생각해보니, 난 동기가 없다.

동기가 없진 않지만, 그렇게 허심탄회하게 서로 내보이며 지내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까, 나에게 가감없이 질러대는 사람이 없는 거다. 보통 한 번씩은 거르고 전달한다고 느껴진다. 뭔가, 거리가 있는건데, 내가 만들어놓은 거리이겠지. 그렇게 대하기 위해선 서로의 삶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는데, 난 그만큼 삶을 터놓지 않으니까. 그게 좀 외롭다. 애초 주위에 사람이 없기도 해. 주위에 사람이 없는 것도 자업자득. ㅋ

2010/01/16 02:22 2010/01/16 02:22

지나간다x

이 친구도, 나 만큼이나 무심한데,

그래도 주변에 챙겨주는 사람이 많아 참 부럽다.

그렇게 무심하면 주위사람들이 상처받는다고, 꼼꼼히 얘기해주며, 이럴 땐 어떻게 얘기하고 행동하라고 코치해준다.

xx가 휴학하기로 결정한 뒤로, x에게서 두줄 이상의 문자가 처음왔다며 좋아했단다.

좀 걱정도 되지만, 잘 하겠지? ㅎㅎ

2010/01/16 02:13 2010/01/16 02:13

지나간다

이런 저런 느낌들,

날아가기 전에 적어놓아야겠는데..

 

 

2010/01/15 23:52 2010/01/15 2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