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20100605


한가한 주말.

뭔가 일거리가 없을까해서, 학교에 가 사무실을 정리하고,

으음, 시간 보낼 방법이 묘연해,

충동적으로 타로를 보러 갔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데, 어떨까요?

뽑은 카드 분위기가 3달쯤 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하는 만큼 얻을 거고, 길은 열려 있단다.

의욕도 있고, 주변에 조력자도 있고.

emperor, star, coin of king 카드 등이 올려져 있었다.

다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놓지 못해 양 손에 붙잡고 있겠단다.

석 달쯤이면 정리되겠다고.

.. 어쩜, 내 마음 속을 그대로 비춰줄까.

나 뭔가, 타로에 특화되어 있나봐 -_-;

2010/06/06 06:00 2010/06/06 06:00

보는거밀리언 달러 호텔

몇 번을 보려 시도하다, 다 못보고 그만뒀던 영화.

마음 먹고 끝까지 봤다.

 

이럴 수가.

감독이,

감독이,

빔 벤더스..

베를린 천사의 시...

....... 으음... 으음....

 

 

 

네, 아니오, 모르겠다고만 할 순 없어.

이유가 있을거야.

.... 기다려줄테니.

 

사랑은 표현될 수 없는 것

마치 나무, 바다, 미스테리와 같이

우리의 눈 같이

성자 안의 죄인 같이

그림 속의 빛과 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안식이었을 콘크리트를 바깥에서 부터 쪼기 시작했다.

 

마음은 숲속의 잠자는 공주

거부할 수 없는 키스를 원한다.

눈은 뜨고 있지만

마음은 잠들어 있다.

모든 마음이 꿈꾸는 곳으로 가야 한다.

깨어나기를 바라면서.

 

TV보다 이게 훨씬, 훨씬, 훨씬 좋아. 내 생애 최고의 순간보다도.

너도 이렇게 나랑 있는 게 좋았으면 좋겠어.

 

삶은 완벽한 최상의 것임을

멋진 일과 아름다움 놀라움으로 가득차 있음을

그런 것은 살아있을 땐 깨달을 수 없다. 

 

 

엘로이즈와 탐의 몸짓은 언제나 긴장해있고 과장된다.

아무런 보호막 없이, 발가벗겨져 있기 때문으로 느껴졌다.

상처를 막아줄 껍데기 하나 없어, 되려 상처입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

서로가 껍데기가 되어줄 수 있을까? 세상은 그렇게 살아가는 거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걸까?

탐은 엘로이즈를 만나고서, 자아가 존재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벌어진 모든 일들을 기억하지만, 되새기진 않는다.

-I don't care. -I care.

넌 소중하니까.

죽음으로써,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라는 걸, 소중하다는 걸 보여준다.

엘로이즈에게 닿길 원했고, 그렇게 세상을 뒤집으로 닿았다.

 

많은 사람들이 믿는 게 진실이다.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제3의 팔이 자라난 건, 단지 환상이었을까?

진실을 아닌 걸 믿고 있는 것일까? 환상으로 보이는 게 오히려 진실인걸까?

자아 때문에 진실을 바라보지 못한다고.

사랑 때문에 자아를 알게 됐다고.

역설적으로, 영화에서 자아를 가진 사람은 탐, 엘로이즈, 스키너 밖에 없던걸까?

 

OST는 참 좋다.

이 감독, 음, 뭐라 말 꺼내기 참 어렵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도 봐야겠다.

 

 

2010/06/05 14:12 2010/06/05 14:12

지나간다20100604


아침부터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늦게 잤는데, 일찍 잠이 깨서이기도 하고, 나를 잘 통제하지 못하고 되는대로 이것저것 막 주워먹어서이기도 하고..

그리고.. 음.. 일들이 내키지 않아서이기도 할텐데, 소모한다는 생각이 불쑥 들고나니 그렇다. 한발짝 떨어져 보면, 내가 빚진 걸 생각해보면, 그리 억울할 것이 아닌데.. 마음이 하늘하늘 가볍고 방향없다.

/ 사람들을 만나 기분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하니, 한동안 독점적인 관계로 지냈던 친구가 '넌 일이 없으면 우울해 했어'라고 알려줬다. 지금 보이는 증세가, 일이 없을 때 보이던 증세랑 똑같다고. 정말, 방학을 앞두고 일이 없어져서 일까? ...그렇다면 이건 참 답답하고 미칠노릇인데. 어쩌다 이런 일중독이 된걸까... 하지만 오늘 기분이 찝찝해진건, 일이 없어서만은 아닐 것도 같은데.. 사람들은, 그 친구가 하는 말인데다가, 자기가 보기에도 그게 맞지 않겠냐고 끄덕거렸다. 일들이 내키지 않는 마음은 일을 갈구하는 마음을 감추려는 방어기제일까나.. 히잉.

 

아, 그나저나, 속은 계속 지랄맞다. 안에서 썩어가고 있는 것 같아. 곧 1년 되겠네. 이러다 고질로 남겠어.

2010/06/05 06:00 2010/06/05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