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하루

오늘도, 어제처럼 자전거를 타고서 아침 나절 선거운동을 했다.

지나가는 사람이 보일 때마다 '안녕하세요~' 라고 외치는데,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서 고개를 드니, 바로 앞에, 눈이 똥그래진, 아빠가 있었다.......................ㅠ

아빠가 알기론 내가 그시간에, 거기 있으면 안되는데...

아빠가 말을 더듬으며, 어어 어.., 나중에 보자, 며 가셨다..

ㅠ.. 망했어.. 망했어.. 아, 망했어......... 망했어...

 

 

/

 

짧게 잤는데도 꿈을 꾼다.

꿈에서 난, 학교를 졸업하지 않았고, 아마 졸업시험 같은 걸 통과 못해서, 다음 학기 시험만 통과하면 되는, 그런 어정쩡한 학생이다. 음, 아마도 학교에서의 신분에 대해 스스로 껄끄러워 하다 보니, 이런 내용이 비췄나? 암튼, 무언가, 시험 같은 게 끝나고 교실을 우루루 나오는데 바로 내 옆으로 한 사람이 달려가 그대로 창문 밖으로 몸을 던진다. 3-4층이었는데, 아래로 그대로 떨어졌다. 창문 밖으로 내려다 본다. 바로 아래에는 사철송 같은 나무가 있고, 운동장 같은 느낌이다. 사람들이 주변으로 모이고,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들쳐업기도 했는데, 어떤 사람이 와서 행패를 부리고 그 와중에 움직이질 못하고 있다. 위에서 안타까워 하기만 하는데, 거기에 버스가 한대 뒤로 후진해 오더니, 사람들을 못보고 그대로 달려든다. 사람들이 이리저리 흩어지는데 떨어졌던 사람은 어찌됐는지 모르겠다. - 끝

2010/05/27 15:55 2010/05/27 15:55

지나간다선거

으아.

아침나절 자전거 유세 하고 나니까,

종일 골골이네.........

내일 아침에도 7시 부터 유세 할 걸 생각하니까, 아찔하다.

으아, 주말에는 어쩔.

달리고 달려서, 월요일 강연회와 포럼 마치고,

6월 1일 막판 선거운동 하고 나면,

선거 당일에는 쓰러져서 투표 못하겠다.

벌써 현장활동 온 기분이다..

 

그나저나, 선거라는 이데올로기 장치는 무섭다.

오마이뉴스 같은 곳은, 투표만이 길이라며 선동하고 있다.

한줌도 남지 않은 우리는, 그 속에서 투표는 길이 아니라고, 투표 바깥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외칠 공간도 없다.

선거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어마어마 하다. 지지율 15%를 넘기면 선거운동 비용 전액을 환급해준다는 이야기를 이번에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선거로 푸는 돈이 천억은 되겠구나. 이거, 대단한 경기부양책인걸.

선거가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시키는데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알기에, 저렇게 무지막지한 예산을 쏟아붓겠지. 유럽의 사민주의가 자본주의를 수정해가며 그 착취체제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우리의 행동은 이 틀을 크게 벗어날 수가 없다.

선거운동은 하면서도, 여전히, 내가 투표를 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회의가 든다. 물론, 선거운동 자체에도.

표가 가진 무게가 그 존재의 무게를 반영한다는 생각이 들면, 이름 없는 수많은 이들의 초라한 삶이 만화경처럼 머리속에 펼쳐진다. 비글거리며 바둥대는 우리의 초라함도. 우리의 삶이, 혹은 우리의 싸움이 위대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이 있을까. 여러 변명을 대보지만, 다른 때는 그 이유들로 만족하다가도, 무력감에 빠져들고 나면 모두 하찮아진다. 결국 이유가 있느냐 없느냐 보다는 내 상태가 더 큰 문제군.

 

학교에서 공간을 빌리기 위해 노심초사 하다, 기분이 안좋아졌다. 내가 너무 초라해져서. 내가 부당한 걸 요구하는 것도 아닌데, 이런 저런 절차들 속에서 참 왜소해지고, 주눅든다. 걔네는 원래 그런 집단이야, 라고 넘기려 해도 조롱하고 깔보는 시선 앞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그게 때론 분노로, 때론 이렇게 무기력으로.

또 생각해보면, 그네들도, 다른 어떤 순간에서는 이런 위치에 놓이게 될 것인데. 같이 비루한 인생들 끼리, 거참. 으음,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내가 다른 누구에게 그런 조마조마함을, 움츠러듬을 느끼게 하고 있을텐데.

/후움. 이곳에 있다보면 자존감이 계속 낮아지는 것 같은데, 다른 곳으로 간다 해서 나아질지 모르겠다.

 

학교 프린터가 또 돌아가셨다..

아..

계속 돌아가시는구나.. 망할.

2010/05/26 22:44 2010/05/26 22:44

지나간다20100523


펌프를 했다. 연이어 몇 판씩. 이렇게 공들여 해본 건 처음일듯?

꽤 재밌네? ..... 몸 움직이는 걸 다 좋아해서 그럴까..;

점수 매기고 대결하는 거 아니면 다 좋아.

 

대개 세미나는 재밌다. 책 읽는 것도 재밌고, 내가 일방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역할이더라도 얻어가는 게 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되풀이하는 거라고, 그래서 소모적인 거라고 생각하곤 했는데,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할 어휘를 고르며 문득문득 깨달아지거나, 더 깊이 이해되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선생님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계속 든다.

 

포럼과 강연회 준비가 엉성하다. 기간은 1주일 남았는데, 아무런 홍보물도 안 붙이고, 계획도 안세우고. 아, 피로도가 좀 높은 것 같다. 근데, 이 포럼과 강연회만 끝나면, 내가 책임져야 하는 1학기 학내사업은 거의 마무리 되는 거다. 생각하니까, 막 들뜬다. -_-;;; 이후 일정은 무임승차. 일 안 벌릴거임. 꼭 힘들어서가 아니라, 이젠 정말 손 떼야할 때가 온 것 같고. ㅎㅎ, 변명아냐.

 

내 동거인의 애인님이 자주 놀러오신다. 처음엔 같이 놀곤 했는데, 동거인과 애인님의 시간을 배려해야겠다는 눈치도 보이고 하니, 지금은 왠지 좀 서먹해진 느낌이랄까.

 

엄마가 다음에 아이디를 만들고서, 카페 가입하면 닉네임을 '멍청이'로 쓴다는 얘기를 어제 들었다. 음음음, 엄마는 무슨 생각에서 그랬을까? 나와 비슷한 이유일까? ;;;;;;;;;

 

뭐든 버리질 못하고 잔뜩 쌓아두려 한다.

버리고 나면, 후회하고, 아쉬워 하고.

간직한다 해서, 다시 꺼내보는 것도 아닌데.

그걸 버리고 나면, 희미한 끈마저 끊어지리라 생각하는걸까?

 

요즘, 잘 살고 있나? 우울증은 확실히, 많이 나아진 것 같아.

 

'그날이 오면'이 전태일 열사를 기린 곡이라는 걸 최근에야 세미나하는 책 읽으며 알았다.

아 짧았던 내 젊음도, 헛된 꿈은 아니었으리.. 그날이 오면......

2010/05/24 06:00 2010/05/24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