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2013/08/01

우연히 들어가게 된 블로그에 서평이 있어서 읽었는데, 기가 찰 따름.

전직 좌파라는데, 대체 이 사람에게 좌파란 무엇인지 궁금하다. 전체주의를 좌파라고 생각하는 걸까?

 

마르크스가 다른 세상으로 제시했던 게, '자유로운 생산자 연합'이라는 걸 알기는 하는건지?

민주주의 실현의 경제적 토대로서 사회주의가 제시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는지?

대체 마르크스의 어떤 글을 읽고 마르크스가 독재의 시발이라고 이야기하는 건지?

출처나 제시해주면 좋을련만.

 

 

저 필자는 '기존 체제에 대한 폭력적 전복'이 마르크스의 문제라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스탈린의 독재가 탄생한거라고 한다.

 

기존 체제에 대한 폭력적 전복은 다른 말로 혁명이다. 결국 혁명을 부정한다는 건데, 혁명은 마르크스 탄생 2000년 전에도 있었고, 전세계 곳곳에서 수시로 일어났던 역사적 사실일 따름이라는 점을 생각해보길 권하고 싶다. 혁명의 결과가 스탈린이라는 논증은 어색하기도 하고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이런 질문은 어떨까. '기존 체제에 대한 폭력적 전복'이 일어나고 있는 자스민 혁명은 어떻게 평가해야할까? 그것도 스탈린의 독재로 귀결될 폭력적인 전복일 따름인가? 지금 이 사회를 태동시킨 프랑스 혁명은 어떤가? 파리 시내에 피가 철철 흘렀던, 루이 16세를 단두대에 올렸던, 기존 체제에 대한 폭력적 전복의 결과가 지금 세상이라는 건 어떻게 평가해야할까?

2013/08/01 15:56 2013/08/01 15:56

지나간다2013/08/01

참 좋아하던 공간과 그곳에서 내려보는 풍경, 그 시간.

지금은 1년에 몇번 가기도 어렵지만. 내 인생의 1할은 된다고 할 수 있을 곳.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황석영의 장길산을 읽고나서 머리속에 가장 깊숙이 남은 게 '재인말'이라는 단어였다.

 

어, 이거 전주에도 있었겠는데, 여기가 아니었을까,

매일 같이 지나다니던 길은 양쪽으로 대나무 깃발이 무수히 꽂혀 있었고, 대장간이 모여있었다.

한 밤 중 골목을 헤매다, 들리는 굿소리에 오금이 저려 도망갔던 기억, 거리에서 펼쳐진 굿을 구경한 기억.

 

무당, 광대, 대장장이, 백정..성곽 출입을 할 수 없는 이들이 성문 바깥에 모여 이룬 마을. 재인말.

100년 전에도, 200년 전에도, 세상에서 가장 천대받던 이들이 모여있던 곳은, 지금도 그랬다.

전주에서 가장 가난하고 낙후된 곳.

 

그렇게 어렴풋하게 가난의 대물림이 세기를 뛰어넘는다는 걸 알게됐고, 

그 뒤로 매일 지나다니던 고개를 넘을 때마다 갈비짝 어느 즈음이 시큰거렸다.

그 고갯길은 갑오농민전쟁 때 농민군이 전주성을 함락시킬 때 진격했던 길이다.

고갯길 끝자락, 성문 바깥에 모여살았을 재인말 사람들은 그 날, 무엇을 봤을까. 무엇을 꿈꿨을까.

2013/08/01 11:53 2013/08/01 11:53

지나간다2013/07/23

일기를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만, 몇 년 째.

게으른 건지, 싫은 건지.

 

보여주려는 글은 안쓰면 좋겠다.

쓰기 전에 알아차려야 할텐데.

어떤 글이든, 독자를 상정하는 것일테니,

보여주려는 글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보여주려는 글인데, 독백인 것 마냥 적는 글이랄까.

자기 기만은 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게 더 적합한 표현인가보다.

 

 

2013/07/23 00:52 2013/07/23 0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