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2013/02/11

 

1. 머리를 깎았다. 파마를 해볼까 싶기도 했는데, 그냥 돈 모태서 봄부터 타고다닐 자전거나 장만해야겠다 맘먹고. 
 
2. 연영석씨 노래 찾으러 헤매다 '필승 연영석' 다큐 소개도 보고, 혹시 있나 해서 인디플러그 들어가보니 역시 있어서 장바구니 담아놓고, 홈페이지 둘러보는데, 보고 싶은 영상이 너무 많다! 걔중 리멤버Remembrance 보려고 찜했다. 1944년부터 현대까지 독일이 배경이다. 전쟁과 상처들. 이어서 떠오르는 1950. 한국전쟁은 언제쯤이나 재조명할 수 있을까.. 인민군이 우리편이었고 국군이 나쁜 놈들이었다는 어느 할머니의 경험이 덧칠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날.
 
3. 나이지리아에서 북쪽 의사 3명이 살해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여기선 북이 어느 나라와 어느만큼 교류하는지 참 알기 어렵다. 유럽에 있을 때 북이 버틸만 하겠다고 느낀 게 이런 부분이었는데, 의외로 미국세계의 주변부? 바깥?이 꽤 넓었고, 그래서 북이 발걸치는 세계도 넓었다. 여기선 미국/일본이 거의 세계의 전부인데. 여전히 종속이라는 표현이 유효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종속이라는 말이 떠올랐었다. 
 
4. 마오쩌둥의 모순론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다. 내 보기에 마오쩌둥은 '보편'을 수적으로 다수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보편을 관철해 다수인민의 나라를 만들려했던 소련도, 중국도 이미 자본주의로 선회한 것을 목격하고 있다. 보편을 악으로 규정하는 포스트담론에 맞서 보편을 지켜내기 위해, '보편'을 '다수'라고 사용하지 못하고 우회로를 찾는다. 내가 갖고 있는 '보편'에 대한 신념도 결국 정세적인 거구나 싶다. 애초 아무 문제도 없었다는 듯이 보편을 내놓는 이들의 용기는 부럽기도 하다. 어쨋든, 우리는 소수여도 보편이다.
그리고 좌익맹동주의와 우익기회주의 사이의 어느쯤이어야 한다는 걸, 이제는 알긴 알겠으나.. 대체 난 어느만큼인걸까.1. 머리를 깎았다. 파마를 해볼까 싶기도 했는데, 그냥 돈 모태서 봄부터 타고다닐 자전거나 장만해야겠다 맘먹고. 
 
2. 연영석씨 노래 찾으러 헤매다 '필승 연영석' 다큐 소개도 보고, 혹시 있나 해서 인디플러그 들어가보니 역시 있어서 장바구니 담아놓고, 홈페이지 둘러보는데, 보고 싶은 영상이 너무 많다! 걔중 리멤버Remembrance 보려고 찜했다. 1944년부터 현대까지 독일이 배경이다. 전쟁과 상처들. 이어서 떠오르는 1950. 한국전쟁은 언제쯤이나 재조명할 수 있을까.. 인민군이 우리편이었고 국군이 나쁜 놈들이었다는 어느 할머니의 경험이 덧칠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날.
 
3. 나이지리아에서 북쪽 의사 3명이 살해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여기선 북이 어느 나라와 어느만큼 교류하는지 참 알기 어렵다. 유럽에 있을 때 북이 버틸만 하겠다고 느낀 게 이런 부분이었는데, 의외로 미국세계의 주변부? 바깥?이 꽤 넓었고, 그래서 북이 발걸치는 세계도 넓었다. 여기선 미국/일본이 거의 세계의 전부인데. 여전히 종속이라는 표현이 유효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종속이라는 말이 떠올랐었다. 
 
4. 마오쩌둥의 모순론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다. 내 보기에 마오쩌둥은 '보편'을 수적으로 다수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보편을 관철해 다수인민의 나라를 만들려했던 소련도, 중국도 이미 자본주의로 선회한 것을 목격하고 있다. 보편을 악으로 규정하는 포스트담론에 맞서 보편을 지켜내기 위해, '보편'을 '다수'라고 사용하지 못하고 우회로를 찾는다. 내가 갖고 있는 '보편'에 대한 신념도 결국 정세적인 거구나 싶다. 애초 아무 문제도 없었다는 듯이 보편을 내놓는 이들의 용기는 부럽기도 하다. 어쨋든, 우리는 소수여도 보편이다.
그리고 좌익맹동주의와 우익기회주의 사이의 어느쯤이어야 한다는 걸, 이제는 알긴 알겠으나.. 대체 난 어느만큼인걸까.
2013/02/13 16:35 2013/02/13 16:35

지나간다2013/01/30

사람들 말 사이로,

누군가 또 스스로 목숨을 놓았구나,

짐작은 하고 있었다.

 

잠깐 한 눈을 팔고 있으면,

모든 게, 아무 일도 아니게 된다.

지금에서야 유서를 읽고, 마음이 시큰해진다.

 

 

한 발짝이다.

그 한 발짝 비껴서면, 세상은 별 일 없다는 듯이 돌아간다.

아니, 내 삶이. 내 삶이 별 일 없다는 듯이 돌아간다.

내 주변 이들의 아픔도 마찬가지겠지.

 

 

얼마나 외로웠을까.. 되뇌어 보지만,

죄책감을 덜려는 자기 기만은 아닐까..

 

2013/01/30 15:22 2013/01/30 15:22

지나간다2013/01/21

지난  금요일 수계를 받았다.

음음.

 

법명은 碧野.

이런 의식은 천주교나 불교나 비슷한 것 같다.

 

그간의 업보를 끊는다는 의미일 걸로 추정되는,

향으로 팔에 점을 찍는 의식이 있었고,

그리고 새벽예불까지 철야였다.

 

중간에 죽 먹는 시간이 있었는데,

먹으면서 떠올려보니,

싯다르타가 고행 끝에 지쳐있는데,

죽을 먹고 힘을 차려 깨달았다고-

그래서 붓다는 고행이 깨달음의 길이 아니라 말했다고, 그렇게 알고 있다.

그걸 재현하는 거구나.

 

 

내가 동의하겠는 말들과 그렇지 않은 말들을 갸늠하며,

이것이 내 아집은 아닌지, 또 돌아보며,

아침을 맞고. 용산으로.

 

 

세상이 바뀌는 것은 인간의 구체적인 행동에 의해서이다.

그 행동이 만들어지기 위해 가치관/세계관이 바뀌어야겠지만,

가치관/세계관은 역시 그 행동 속에서 변할 수 있다.

무엇이 먼저라고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고 얘기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걸리적거림.

 

 

 

추가.

향으로 팔에 자국을 남기는 걸 연비燃譬라고 한단다. 수계식 때 참회진언을 외우면서 연비를 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까 나도 연비를 할 때 참회진언(옴 살바 못자 모지 사다야 사바하)을 외웠었다.

처음 듣는 진언이어서 따라하기까지 여러차례 버벅였다.

2013/01/21 00:42 2013/01/21 0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