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01

from 일기 2008/05/01 13:58

허리 아랫 쪽이 묵직하게 가라 앉는 느낌으로 잠드는 것

손가락 마디와 무릎이 저려오는 것

걸을 때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

어깨가 굽고 턱을 위로 치켜든 구부정한 자세로 걷게 되는 것

피부가 까칠해지거나 커다란 여드름이 나는 것. 혹은 온몸이 미친듯이 가려운 것.

소화불량에 걸리거나 속쓰림이 지속되는 것.

머릿속이 멍해지고 모든 핏기가 뒤통수 아래쪽으로 빠져나가는 느낌이 드는 것.

눈 앞이 흐려지는 것

구역질이 나려고 하는 것

손과 발과 얼굴이 붓는 것.

손톱이 울퉁불퉁하게 자라는 것.

코피가 자주 나는 것.

감기에 쉽게 걸리는 것.

잘 때 고르지 못하게 숨을 내쉬는 것.

식은 땀이 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

생리통이 심해지는 것.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지치는 것.

점점 우울해지는 것.

 

 

몸이 좋지 않다는 이런 저런 신호들..

대여섯가지 정도가 번갈아가면서 나타난다.

 

난 정말 몸이 아픈게 싫다.

그렇다고 몸을 잘 돌보는 편도 아닌 듯 하다.

그렇다고 자업자득이라는 말 듣는 건 좀 억울하다.

 

일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건 알겠다.

급한 일 보다 중요한 일 먼저, 부탁받은 일보다 내 일 먼저..

생각은 하지만 실제 하는 꼴은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적으로 하니까..

 

어차피 내가 마음 굳게 먹지 않으면 이런 상황은 절대 바뀌지 않고

아무리 당신이 시켰잖아요 해봐야 무턱대고 다 접수한 내가 바보인 건데..

나는 그게 정말 잘 안되고..

그래서 그만 하려고는 하는데

이 곳을 그만 두면 앞으로 이럴 일 없을까.

 

탓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마음 속으로는 탓하는 마음이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 조차

듣기 싫어하는 당신이 속 좁다는 생각도 들고

당신이 했던 말과 행동들 돌이켜 보면 우습기도 하고..

 

내 신세가 처량하기도 하고

신세한탄이나 하는 스스로가 한심하기도 하고

 

그냥 따뜻한 보살핌과 안정적인 생활이 필요하다고

겸허하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러기엔 너무 자존심이 상하고..

 

아.. 진짜 궁상이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5/01 13:58 2008/05/01 13:58
Tag //

2008/04/08

from 일기 2008/04/08 14:58

노력이 부족했다는 말을 들었다.

무책임하다는 말. 이기적이라는 말..

그리고 철학이 빈곤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것도 내가 무럭무럭 자라길 바란다면서

그렇게 말하더라.

 

조금이라도 내가 그 노력을 게을리 했다면

이렇게 까지 억울하지 않을 거라고

지금하고 있는 말 나에게는 상처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변함 없더라.

진심이더라..

 

아무리 당신이 서운해도

내가 잘못된 거라고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나.

그러고 나서 서운하다는 말이랑 잘못됐다는 말이랑

같은 뜻이라고 그렇게 얼버무릴 수 있나..

 

그동안 내 가슴에 꽂았던 말들

별 뜻 없었던 거라고 웃을 수 있나..

몇번이고 울면서 지랄했는데..

몇번씩 진심이냐고 되물었었는데

네가 잘 되길 바래서 그런거라고

지금은 화가 나도 나중에 지나고 보면 알게될거라고

그렇게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찔러댔던 평가의 말들을

그때그때 번복하면서

 

넌 또 왜 우냐고..그렇게 선량하게 웃으면 되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4/08 14:58 2008/04/08 14:58
Tag //

2008/03/22

from 일기 2008/03/22 02:52

나는 내가 비오는 날의 피뢰침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피뢰침 처럼 쉽게 상처 받는다.

피뢰침은 전기를 땅으로 흘려 보내지만

나는 아픈 마음을 쉽게 흘려 보낼 수 있을까?

 

무림일검의 사생활에서 여자 주인공이 하는 말..

요즘 자주 떠올리게 된다.

감정이 격해질 때,

조금 무덤덤하게.. 그 여자 주인공처럼 아주 예쁘고 단순하게 굴어보려 하는듯이.

그러면 격한 감정이 조금 서정적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훗훗.

 

아무튼 별 효과는 없다.

정권 주변이 부어올랐다.

또 사소한 일로 화가 나서는 바보같이 벽을 때리다 엇맞아서 -_- ;

정말 쌀알갱이만큼 상처가 났는데

드레싱을 안했더니 곪아서 댑따 부었다..

조낸 아프다.

 

사랑니 근처에도 염증이 생겼다.

이래저래 몸이 아픈게 너무 너무 싫다.

그러고 밤새고 있는 내 정신상태도 싫다.

 

소리 치는 당신, 정말로 싫다.

감정섞인 비판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러면서 웃으며 안녕하는 내 정신상태도 싫다.

아예 신경끄고 싶지만 힘들다.

 

싫다 힘들다 싫다 힘들다 싫다 힘들다

정말 지랄이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3/22 02:52 2008/03/22 02:52

2008/03/13

from 일기 2008/03/13 10:39

'그만둘거에요'

두껍고 조금 떨리는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뭐 추웠고.. 화가 많이 나 있었으니 떨렸어도 어쩔 수 없다 -_- ;

 

온갖 유치한 감정을 다 꺼내서 하나씩 견주던 날들도 이제 끝내야지.

 

아주 쉽게 말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해놓고 나서 이렇게 마음이 편한걸 보니

사실 나에게 어렵고 무거운 말이었나보다.

 

어차피 조낸 쿨한 이별도 기대는 안했지만

끝까지 참 볼품없긴 하다.

이 순간이 어서 빨리 희석되면 좋겠다.

 

'무책임하다'는 말과 '네가 잘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동시에 들었다.

두 마음 모두 진심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치만 책임의 문제는 아닌데..

맞으면 같이 하는 거고 안맞으면 같이 못하는 거고

난 3개월의 인수인계 기간을 갖겠다고 말했고

 

그동안 업무분담이 잘 안됐다고 느끼는 건

물론 P씨 입장에서는 부족하다고 느끼겠지만

나로서는 아쉬움은 남지만 아예 안한것도 아니고 할만큼 했다는 생각이 드는거지.

 

이렇게 끝나는 마당에 잘 못했네 식으로 이야기 나오기 시작하면

내가 뭐 큰 사고 치고 나가는 것도 아닌데..좀 아니지 않나.

 

그리고 무엇보다도 조금 힘들다고, 조금 재미없다고 쉽게 놓아버린 것도 아니고

어떻게든 해보려고 끔찍한 시간을 보냈는데

무책임하다는 말은 좀 (마이) 거슬려용 -_- ~

 

우리 이제 서로 서운해 하지 맙시다.

꼴같지않은 죄책감따위 갖지 맙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3/13 10:39 2008/03/13 10:39
Tag //

2008/03/04

from 일기 2008/03/04 11:40

누구든 떠날 때는

한여름에 모아둔 조개껍질이 가득 담긴 모자를 바다에 던지고

머리카락 날리며 떠나야 한다

사랑을 위하여 차린 식탁을 바다에다 뒤엎고

잔에 남은 포도주를 바닷속에 따르고

빵은 고기떼들에게 주어야 한다

피 한방울 뿌려서 바닷물에 섞고

나이프를 고이 물결에 띄우고

신발을 물속에 가라앉혀야 한다

심장과 달과 십자가와, 그리고

머리카락 날리며 떠나야 한다

그러나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을

언제 오는가

묻지는 마라

 

_ 바흐만 _ 누구든 떠날 때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3/04 11:40 2008/03/04 11:40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