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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의 어머니가 이사를 하셨다.
형네 가족과 함께 사시는 어머니...
어머니를 뵈면서 칠순은 할머니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니 어머니를 할머니라고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간혹, '우리 어머닌 나이 답지 않게 건강하셔서 너무 고맙다' 고만 생각했었다.
그렇게 마냥 젊을 것 같던 어머니의 몸이
누나 곁에서 누나의 병과 싸우면서
부쩍 나이가 드셨나보다.
다리를 저신다.
관절염이시란다.
딱 때에 맞춰 자연스럽게 생긴 병이라고 했단다.
하지만 그게 아님을 안다.
마음 따라 몸도 갑자기 할머니가 되셨다.
이사하는 내내 또 어머니는,
마치 아주머니처럼 일을 하신다.
그러고서는 자리에 누우시며 할머니가 되신다.
우리 어머니는 이제 할머니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가 아주머니에서 할머니가 되도록
아직 아무것도 해드린 것이 없다.
할머니가 되어 가시는 것조차 가깝게 느끼지 못했다.
장가들기 전까진 아주 알뜰하게 등꼴을 파먹다가,
내 가정을 이루고서는 그저 문안이나 겨우 여쭙는.....
그리고 여전히 걱정을 사는 못난 자식일 뿐이다.
다리를 절룩거리는 어머니를 보면서
내가 정말 착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착한 척이 아니고 진짜 착한....
아주 많이 착한 아들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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