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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오른 봄산

매주 산에 가곤 했는데 요즘 지역에서 보궐선거를 하느라 열심은 아니지만 얼굴은 내밀어야 하기에 이번 주에는 '박'하는 산행은 못하고 뒷산에서 두어시간을 보냈다.

약 2백미터 높이는 될까? 나즈막한 산이라 별로 기대를 하지 않고 갔었다. 날이 흐려서 그렇지 봉긋 봉긋 연두색빛으로 물이 오른 나무마다 "봄이 왔어요" 외치는 듯했다. 이미 개나리며 진달래는 다 피고 졌는데 새삼 봄을 얘기하기는 그렇지만, 진짜 봄은 새순이 돋아나는 지금이란 걸 느낄 수 있었다. 봄날, 봄산에서 피어오르는 새잎에 눈을 떼지 못하면서 나의 봄날은 언제였을까? 나는 이렇게 생생하게 삶을 느끼며 살고 있는가 되돌아보게 되었다.

봄날 산행이 봄바람처럼 훨훨 날아가고 싶은 그런 자유를 만킥하는 산행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에서 이런 봄산을 몇번이나 보게될까, 그때마다 나의 모습은 어떠할까 새로운 생각의 나래를 펴는 산행이 되었다.

20대 소위 운동권으로 시작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고, 꿀림없이 내 멋대로 살고 있는데...20년동안 나의 주변은 참 많이 변한 것 같다. 나도 고집스레 이 삶을 살고 있지만 '정신머리'는 참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연두빛 물오른 봄산에서 서서 나의 철모르던 젊은 시절과 현재가 교차되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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