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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트악기의 '불순한' 정리해고

 

산재환자 - 노조간부 마구잡이 정리해고

콜트악기 38명 정리해고 명단통보


콜트악기가 무리하게 정리해고를 강행하고 있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월 12일 콜트악기회사는 직반장 면담을 통해 38명에게 4월 12일자로 정리해고하겠다고 알려줬다. 면담은 콜트악기 지회간부들의 격렬한 항의 끝에 중단됐으나 회사는 노동부에 38명을 정리해고 한다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12일까지 희망퇴직서를 낸 18명과 이 달 말 정년퇴직자 3명을 포함하면 모두 59명을

정리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문제는 콜트악기가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도 없고, 대상자의 선정기준도 올바르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판단이다.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 “글쎄?”


회사가 주장하는 정리해고 사유는 “수주가 없다”는 거다. 지난해에는 콜트악기는 절반씩 또는 1/4씩 순환휴직을 했다. 그러나 콜트악기를 보려면 콜텍을 비롯해서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6개 공장을 모두 비교해 봐야 한다. 지난 해 매출액은 2,075억원으로 악기산업 국내 1위를 차지했다. 박영호 사장은 1,191억원의 재산을 가진 국내 120번째 부자다.

회사가 ‘경영이 악화됐다’고 하지만 사장이 유상감자를 해서 주식100억원을 챙겨갔다. 그로 인해 부채비율이 조금 높아졌을 뿐이다. 현재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공장은 무리 없이 팽팽 잘 돌아가고 있다. 지난 해 한국신용평가정보원 분석결과에 따라 종합신용등급이 신용늘역이 우량하고, 환경변화에 적절한 대처가 가능한 기업이며, 현금흐름등급이 최상급인 유동성 우수기업이고, 신용등릅 작성이후 신용도의 변화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했다.

2007년 1월 28일자 매일경제신문이나,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세계 기타 시장 점유율 1위”로 98%를 30여개 나라에 수출하는 재무구조가 탄탄한 회사라고 소개했다.


콜트악기가 이유 없는 정리해고를 하는 까닭은?

정리해고대상자 노조활동-나이든 여성-산재환자


“일은 잘하는데 너무 입 바른 소리를 잘하기 때문이래.” 주임에게 면담과정에서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이명숙은 사유를 따져 물었더니 이렇게 얘기하더라고 한다. 콜트악기지회 여성부장은 회사주임이 면담하면서 “해고 이유 없다”고 솔직히 시인하더란 얘길했다. 이번 정리해고자 명단에는 선세규 수석부지회장를 포함해서 상집간부가 8명을 포함됐는데 이는 지회장과 상집 1명을 제외한 모든 집행간부와 임원을 짜른 것이다. 다시 말해 이번 참에 민주노조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속셈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또 다른 한쪽은 근속이 오래고 나이든 여성조합원들이 정리해고 대상자가 됐다. 조합원 160여명 중 여성이 66명이다. 약 40%다. 그러나 정리해고명단에 오른 38명 중 여성이 23명으로 60%를 차지한다. 이 중에는 정년인 55세를 불과 몇 달 남겨 놓은 분들도 포함됐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해고할 때 여성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줘서 안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나이든 여성을 정리해고 제1순위로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콜트악기의 정리해고 명단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것은 산재치료 중인 산재환자 5명을 포함시킨 것이다.

콜트악기의 작업환경은 형편없다. 먼지 많으나 환기시설하나 변변치 않고, 접착제를 사용하는 곳에도 통풍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그래서 기관지 천식환자들이 많다. 이번에 정리해고 명단에 포함된 분들이 모두 기관지 천식환자들이다. 그러나 올해 6월30일 요양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나와서 일하라는 식의 태도를 보여서 산재기간 중에 나와 일하다가 봉변을 당한 셈이다. 대부분 20년 가까이 이곳에서 일하다가 병들었는데 치료를 제대로 할 수 있게 해주기는커녕 정리해고명단에 포함해놓았으니 이보다 더한 악질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회사, 민주노조 깨려고 속이고 또 속이고


콜트악기에 87년 처음 노조의 깃발이 세웠다가 회사의 탄압으로 꺾인 뒤 그 다음해인 88년에 민주노조를 세우고 지금까지 지켜오는 과정에서 회사가 얼마나 거짓말을 해왔는지 많은 노조간부들이 치를 떨며 얘기한다.

방종운 콜트악기 지회장은 “이번까지 포함하면 회사는 네 번째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방 지회장의 말에 따르면 88년에는 회사가 경영이 어려워 문닫을 수 밖에 없다고 해서 당시 50세 이상의 노동자들이 스스로 회사에서 나갔는데 알고보니 19억8천2백만원으로 창사이래 최고의 흑자를 냈다. 두 번째는 88년 민주노조가 세워지자 죽어도 노조인정을 못하겠다고 하면서 1년치 평균임금 주겠다며 조합원들을 탈퇴하게 해놓고도 부당노동행위로 판결나서 노조를 깰 수 없게 되자 오리발을 내밀었다. 세 번째는 2002년 1월에 8억9천만원이 당기순이익났다고 브리핑을 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보니 당기순이익이 29억에 배당금을 26억 챙겼다. 회사는 12월에 갑자기 돈이 많이 들어와서 그렇게 됐다며 실수라고 했다. 이에 지회는 2개월 파업으로 회사에게 사과까지 받아냈다.


콜트악기에는 20년이상 일한 노동자들이 많다. 평균연령이 45세 정도다. 그러나 근속이 길기 때문에 임금이 높을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최저임금을 조금 상회할 뿐이다. 잔업이 없기 때문에 월급으로 받아가는 돈은 겨우 100만원 내외라고 한다. 형편없는 월급에 열악하기 짝이 없는 작업환경, 그러나 이들은 인노협에서 금속노조까지 파란만장한 내부 역사는 있었지만 꿋꿋히 민주노조를 사수해왔다.

이들은 같은 계열사인 콜텍에 민주노조를 세우는 데 형님처럼 큰 도움을 줬다. 회사가 이것 저것 다 떼먹으면서 쥐꼬리 만한 임금을 주며 노동자를 착취해왔다. 콜트악기 사장은 이를  ‘꿈의 공장’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노조 없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있는 공 없는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그런 꿈의 공장에도 민주노조의 깃발은 올랐다. 따라서 콜트악기의 정리해고 분쇄투쟁은 민주노조사수 투쟁으로 바라보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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