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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데로 가고 있는가

새벽 다섯시라고 블로그 이름도 바꿨는데, 한 달도 못가서 새벽 5시가 아니라 6시가 넘어서야 일어나게 됐다.

 

그 이유는 밤 12시 전에 잠을 안 자기 때문. 다시 야행성으로 바뀌고 있다. 새벽형 인간이 된다는 것은 그 만큼 내 관리를 잘해서 잘 땐 자고 일어날 땐 정확하게 일어나야 하는데, 나처럼 미련이 많은 인간은 한밤중에 오늘 못 본 것들을 이것 저것 보면서 잠 잘 시간을 넘기곤 한다. 그 만큼 어떤 일을 꾸준히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오랫동안 몸에 밴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불혹이 넘은 나이에 20년 넘게 해오는 일을 접고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인지 내가 안하던 공부를 하면서 여차저차해서 공불한다고 설명하면 열에 아홉은 "어휴, 힘들어서 어떻게 하냐?"며 즉각적으로 반응이 나온다. 그런데 둔감한 나는 아직 그것이 무엇을 말하는지를, 사실 아직 못 느끼고 있다. 다만 예상만 할 뿐이다. 

 

수 많은 사람 속에서 부대끼다가 수 많은 곤충과 식물을 알아야 하는 공불하다보니 또다른 세계에서 오는 재미는 있지만, 나와 비슷한 연배의 사람들이 배우고 깨쳤던 길을 뒤늦게 걸어가야 하니 조금 조바심같은 게 생기려고 할 때도 있다.

 

갑자기 지난 주 지리산에 다녀오면서 느꼈던 생각 하나. 

앞 선 사람의 뒷모습이 보일 때 (내가 가야 할 길이 보일 때) 두려움은 없지만, 앞 선 사람의 모습이 사라진 길에는 막막한 두려움이 몰려든다. 어디로 가야 하나? 길은 어디지?

문득 드는 생각 둘. 그런데 지금 내 앞에 앞 선 사람은 있는가?  

지금 나는 전과 달리 마음이 아주 편하다. 일주일에 한 번 함께 보내던 가족들과 늘상 같이 붙어 있다. 좋다. 그런데 지금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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