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어수선한 노동현장

어제 경기지역의 한 노조 교선담당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라기 보다는 '소식지 제작과정'에 대한 교육에 가까웠다. 교육준비가 제대로 안되고 끝나서 충분히 얘기할 시간조차 없었던 걸 보니, 지역의 설득에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마련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노조 사무실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노조간부들, 전과 비교해 보면 참 많이 변했다. 

기아차 채용비리 사건땜에 주눅들어 있는 건가하는 생각도 들고 여러가지 생각들이 스쳐지나가지만 이들에게 연맹이나 민주노총은 어떻게 자리하는 걸까 궁금했다. 들이대고 묻지 못했다. 아니 그럴 시간이 없었다. 교육을 하건 간담회를 하건 노조 돌아가는 상황이나 알고 있었어야 하는 데 지역에서 필요하다니까 그냥 간 것 뿐 준비가 없었다.

되돌아 오는 길이 더 무거웠다.  

내가 그들에게 무엇을 알려 준 것일까. 소식지 한 장 제대로 내는 것. 그래서 실력을 인정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노조 활동을 하는 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고민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그 노조는 선거때 이권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부패노조 척결'을 내걸고 당선됐다. 그러나 불과 두달밖에 안됐는데 삐꺽이는 소리도 들린다. 그러니 언론에 뜬 제2의 비리 문제를 노조가 스스로 정화 능력이 없다는 평가다. 

이들은 고민한다. 어떻게 조합원의 신뢰를 얻을 것인가. 그러나 엉뚱한 방향으로 고민이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공약사항이었던 성과금 문제를 해결 할 수 없어 안절 부절하고 있다. 못따내면 조합원에게 실력없다는 소릴 들을 것이고, 따내자니 회사와 교섭에 뭔가를 내놔야 하고. 이거야 말로 '노조활동의 기본'을 잃어버린 간부들의 고민아닌가. 

노조간부가 조끼를 입고 현장에 내려가면 커피한잔은 커녕 "왜 왔냐?"는 소릴 듣고 "말로만 조합원한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는 냉랭한 현장.

어디서 무엇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지. 초짜 간부들이 보기에도 무능력해 보이는 상급단체는 어떤 일을 해야 할 지.

나도 그동안 현장을 거의 보고 않고 달려만 왔구나 싶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