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2010/03/21 01:34

2010/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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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에 앉아있는데 꼬마가 들어온다.

 

나는 괜히 말을 걸고 싶어 '안 뜨거워?' 하고 묻는다.

 

녀석은 '더운게 좋아요..'

 

잠시동안 침묵..

 

나는 또 말을 붙인다.

 

'아빠랑 왔니?'

 

'네..'

 

'몇 학년이야?'

 

'5학년이요'

 

또 잠시동안 침묵..

 

'아저씨는 누구랑 왔어요?'

 

'어 혼자 왔어'

 

'아저씨는 아들 없어요?'

 

'어? 어.. 아저씨는 결혼을 안해서 아들이 없어'

 

'아저씨는 몇 살인데요?'

 

'어 서른여섯이야. 아빠는 몇 살이야?'

 

'마흔 셋이요'

 

이어서 몇 마디를 더 나누고..

 

각 자 사우나를 즐기다 이번에는 건식 사우나에서 그 녀석과 녀석의 아버지를 만났다.

 

아버지와 아들녀석이 서로 장난치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다..

 

음.. 나도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을 갖는 것이 여러가지 이유로 한 때는 두려웠고

 

지금도 선뜻, 그러한 방식의 삶이 나에게 가능할까 싶기도 하지만..

 

때론, 아주 단순하게 여겨도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가끔 조동진 동지를 보면서 생각한다.

 

만약 나중에라도 내게 아이가 생긴다면,

 

나도 꼭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고.

 

조카녀석은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내게 와락 달려들거나 그러진 않는다.

 

장난감 같은것도 사주고.. 나름대로 삼촌 노릇도 했는데도 쩝ㅎㅎ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는 생각을 해본다.

 

쓸데없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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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민노당 내부에서도 이번 선거연합과 관련한 반발들이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아무리 민노당이라도 내부에서 문제제기가 전혀 없는 모습을 보면서,

 

야 씨바 아무리 니들이라지만 어떻게 아무 문제제기도 없냐 적어도 진보정당 간판달고 있으면서.. 했는데

 

그래도 그나마 아예 없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우리의 선택과 관련해서, 완전히 소외되던가 아니면 약간의 반전이 있으면서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구도가 되던가.. 둘 중의 하나다.

 

어떤 상황이 됐건.. 그냥 우리는 뚝심있게 걸어가면 그 뿐이다.

 

다만, 이 선거공간에서 우리가 최대의 성과를 남기려면 5% 득표와 사람을 남기는 것.

 

이 두가지면 나는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울 것 같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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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연합에서 빠져나온 것을 두고 우리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어차피 우리에게 표를 던지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민주당, 국참 등 신자유주의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고 그들을 중심으로 뭉쳐서 엠비를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는것은 이해할 수 있다.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당이니까.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건, 그 지긋지긋한 비지론을 아직도 부여잡고 있는 민노당이다.

 

이정희가 반엠비연대를 두고 이번 선거의 목표는 야권이 일치단결해서 한나라당 후보를 모두 낙선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 발언에 대해서 민노당 내부에서 조금이나마 문제제기가 있다.

 

그럴거면 왜 후보를 내느냐고. 아예 민주당으로 들어가서 민주당과 합당하고 세를 불릴 것이지.

 

그들에게 '당'은, 숙주일 뿐이다.

 

당에 대한 철학도, 인식도 접근 방법도 저열하기 그지 없다. 

 

그들의 본사인 '당'에 대해선 그렇게 충성을 맹세하고 사회주의 혁명의 절대적인 지도부로 여기면서

 

왜 정작 자신들의 당에 대해선 '도구'로만 사고하는 걸까.

 

그 저열하고 빈곤한 철학에 대해서 왜 깨닫지 못하고 극복하려는 자세를 갖지 않는 것일까.

 

 

 

'당'은 사회변혁운동의 최고 정점이다.

 

그래서 '당'은 굵어야 하고, 언제나 깨어있어야 하며 현명하고 지혜로워야 한다.

 

그리고 그 모든것은 인민들에게 근거해야 하고 때로는 인민들을 깨우쳐야 한다.

 

 

그러나 그들의 '당'은 인민들의 뜻을 자신들의 이해에 근거해 해석할 뿐,

 

인민들에게 굵은 길을 제시하지 않는다.

 

 

 

나는 진정 그들이 진보정당 간판을 내리고 신자유주의 정당 속으로 들어가서 자신들의 당으로 만들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것이 인민들을 기만하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들을 드러내는 것이다.

 

삶과 운동에 있어서, 언제나 비겁하지 말자. 모두들..

 

되도록.. 단 한 순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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