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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알다시피, 야구는 루상에 주자를 내보내고, 그 주자가 다시 홈플레이트를 통과해야 점수가 나는 경기다. 돌려 말하면, 안타던 홈런이던 아니면 몸에 맞는 공이던, 일단 ‘나가고 봐야’ 한다는 것. 그런 면에서 선구안과 출루율은 안타와 홈런처럼 요란하진 않더라도 주목받을만한 기록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포수 벤지 몰리나(Bengie Molina)는 참으로 답답한 선수라 할 수 있다. 이미 중반에 다다른 메이저리그에서 ‘주전 포수’인 그가 얻은 볼넷은 몇 개나 될까. 참고로 이 부문 1위인 아드리안 곤잘레스(Adrian Gonzalez)는 254타수 동안 61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밴지 몰리나. 팀의 4번 타자인 그는, 마치 볼넷 따위는 얻지 않는 것이 4번타자의 미덕인 줄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놀라지 마시라. 한국시간으로 6월28일 현재 258타수 동안 몰리나가 얻은 볼넷은 고작 3개. 오타가 아니다. 정말 달랑 세 개다. 몰리나가 이 추세대로 이번 시즌을 마친다면 589타수 5 볼넷을 기록하게 된다. 이 기록이 얼마나 엄청난 수치인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야구 역사상 ‘500타수 이상, 한자리수 볼넷’을 기록했던 선수는 불과 7명에 불과하다.
Rank Player BB AB Year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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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rt Fletcher 6 562 1915 NYG
2 George Stovall 6 565 1909 CLE
3 Candy LaChance 7 548 1901 CLE
4 Ivan Rodriguez 9 502 2007 DET
5 Tito Fuentes 9 541 1966 SFG
6 Virgil Stallcup 9 575 1949 CIN
7 Buck Weaver 9 523 1912
이 일곱 명 중 네 명은 이른바 ‘데드볼 시대’가 배출한 선수이니, 사실상 필적할 만한 상대는 오직 이반 로드리게스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일 몰리나가 예상대로 5볼넷으로 시즌을 마감할 경우, 당당히도 이 부문 1위에 오르게 된다. 그런데 이거, 축하할 일인가.
[사진] 역대 단일시즌 최소 볼넷 기록 소유자 아트 플레쳐. 일단 자세가...
반면 ‘500타수 이상, 150볼넷 이상’을 기록한 선수도 역시 7명이다.
Rank Player BB AB Year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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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abe Ruth 170 522 1923 NYY
2 Mark McGwire 162 509 1998 STL
3 Ted Williams 162 566 1949 BOS
4 Ted Williams 162 528 1947 BOS
5 Ted Williams 156 514 1946 BOS
6 Barry Bonds 151 517 1996 SFG
7 Eddie Yost 151 515 1956 WSH
하지만 몰리나의 대기록 달성에도 난관이 없는 것은 아니니, 바로 강력한 경쟁자 - 캔자스시티 로얄스의 미구엘 올리보(Miguel Olivo) 때문이다.
[사진] 벤지 몰리나의 최대 난적, 미구엘 올리보. 타수당 볼넷 기록이 아주 제대로시다.
올리보 역시 6월28일 현재 52경기에 나서 175타수 2볼넷을 기록 중이시다. 벤지 몰리나가 12시즌 동안 4,198타수 174볼넷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8시즌동안 2,267타수 81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몰리나의 통산 타수 당 볼넷이 0.041개이고, 올리보의 통산 타수 당 볼넷은 0.036개다. 그야말로 막장 대결이다.
올리보 이외의 경쟁자는 누가 있을까. 2009년 시즌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10개 이하의 볼넷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 역시 7명이다.
Rank Player BB AB Year Team BB/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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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engie Molina 3 254 2009 SFG 0.012
2 Dioner Navarro 5 216 2009 TBR 0.023
3 Cristian Guzman 7 255 2009 WSN 0.027
4 Miguel Tejada 9 291 2009 HOU 0.031
5 Yuniesky Betancout 10 224 2009 SEA 0.045
6 Kevin Kouzmanoff 10 269 2009 SDP 0.037
7 Marlon Byrd 10 233 2009 TEX 0.043
디오너 나바로, 역시 강하게 치고 올라오는 모습이다. 나바로는 6시즌동안 1,482타수 123볼넷을 얻어냈다. 통산 볼넷/타수 비율이 0.083인 점을 보면, 올 들어 유난히 괄목상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해석해야 할 듯싶다.
날고뛰는 ‘야구의 신’들이 가득한 메이저리그에서,
바닥을 향한 경쟁 역시 야구를 재미있게 하는 또 하나의 묘미다.
[사진] 몰리나 형제. 왼쪽부터 벤지 몰리나(첫째), 호세 몰리나(둘째), 야디에르 몰리나(막내). 별로 닮은 것 같지는.... ;;
벤지 몰리나는 삼형제 중 맏이다. 그의 동생 둘은 호세 몰리나(Jose Molina)와 야디에르 몰리나(Yadier Molina)로 셋 모두가 메이저리그에서 포수로 활약하고 있다. 삼형제가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인 데다가, 그 셋 모두가 ‘3D 업종’인 포수를 맡고 있다는 것 역시 독특하다.
1974, 1975, 1982년생인 이들 삼형제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은 막내 야디에르 몰리나다. 막내 몰리나는 2009년 시즌 현재 66게임에 출장해 타율 .278, 출루율 .344, 장타율 .380을 기록하고 있으며, 내셔널리그 올스타 포수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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