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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졸자 4명에 일자리 1개 기업들 갈수록 고용창출 줄어

한국, 대졸자 4명에 일자리 1개 기업들 갈수록 고용창출 줄어

‘求人배율’ 일본의 8분의 1에 불과해

올 2월 인천대를 졸업한 최현희(가명·여·25)씨는 지난해 11월 이후 총 5군데에 이력서를 냈다. 롯데·한화그룹 등 대기업과 코스닥 등록기업 3곳에 지원했지만, 수십 대 1의 경쟁률로 번번이 미끄러졌다. 최씨는 집에서 취업사이트를 뒤지며 취업 공고가 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그러나 바다 건너 일본의 취업시장 상

황은 우리와 딴판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의 ‘구인배율(求人倍率)’은 1999년 0.48로 저점을 찍은 뒤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1.06까지 상승했다. 구인배율이란 사람을 뽑는 일자리 개수가 취업 희망자의 몇 배인가를 나타내는 것이다. 일본 경제에는 취업희망자들을 모두 뽑고도 남을 만큼 일자리가 있다는 얘기다. 반면 우리나라 구인배율은 2000년 0.58에서 2002년 0.74까지 상승한 후 2003년부터 추락하면서 지난해 0.48까지 떨어졌다.

특히 일본 대학 졸업예정자의 구인배율은 2000년 1에서 올해 1.9, 그리고 내년에는 2.14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반면 우리나라 대학 졸업자의 구인배율은 지난해 0.25를 기록했다. 일본은 대학 졸업생 1명이 기업 일자리 2개를 놓고 고르는 즐거운 고민에 빠진 반면, 우리는 일자리 1개에 대학생 4명이 경쟁할 만큼 구직난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한·일 일자리 창출능력, 기업이 갈랐다

4년째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는 일본 대기업들은 경쟁적으로 고용 확대에 나서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는 내년 초 정사원 채용자를 올해보다 345명(11%) 늘린 3500명을 뽑고, 기능직 사원도 21% 늘린 2000명을 신규고용할 계획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1992년 4000명을 뽑은 이후 16년 만에 최대치다.

샤프는 LCD TV와 태양전지 등 주력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보다 60% 많은 1000명을 뽑고, NEC는 35% 늘어난 1000명, 미쓰비시 전기는 18% 늘어난 1300명의 신입사원을 뽑는다고 발표했다.

반면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갈수록 고용을 줄이거나 동결하는 분위기다. 지난 1분기 실적이 4년 만에 최저치를 겪은 삼성전자는 올해 4000명만 뽑을 계획이다. 작년(4500명)에 비해 10% 이상 줄인 것이다. LG전자도 올해 1500명을 채용키로 해 작년(2000명)보다 500명 줄였다. 현대·기아차도 작년(1200명) 수준으로 묶는다는 계획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사람을 뽑지 못하는 이유는 ▲수년째 이어진 경기침체 ▲신규투자 부진으로 인한 기업수익성 하락 ▲경제정책 불확실성 증가 때문이다.

◆고학력자 양산 구조도 문제

우리나라 취업난이 심각한 또 다른 이유로, 수요에 관계 없이 고학력자가 양산되는 교육시스템에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일반 대학(전문대·교육대 제외) 입학생 수는 1990년 19만6000명에서 2006년 33만5000명으로 증가했고, 대학진학률은 33.2%에서 82.1%로 상승했다. 반면 정규직에다 고임금을 받는 소위 ‘괜찮은 일자리’ 수는 2002년 71만3961개에서 2005년 63만2053개로 줄어든 상태다.(현대경제연구원 분석)

출처: 조선일보, 2007.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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