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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대책 없는 감세ㆍ복지공약 추진 가능할까

이번 대선은 한마디로 정책 이슈가 실종된 최악의 선거라고 보여진다.

대선후보 공약을 놓고 지금까지 제법 찬반 논쟁이 벌어진 것은 한반도 대운하 건설과 고교평준화, 대학입시 자율화 등 교육정책 정도에 불과하다. 정작 검증이 필요한 `성장 우선이냐 복지 우선이냐`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 `감세(減稅)냐 증세(增稅)냐` 등 주요 이슈 등은 제대로 정책 검증 도마 위에 오르지도 못했다.

투표일까지 남은 기간에라도 후보들은 공약과 정책의 헤드라인을 선언적으로 발표하는데 그치지 말고 TV 토론회 등을 통해 구체적 실현 방안, 예산 등을 보다 자세히 제시해야 한다.

유권자들 역시 각 대선주자들이 보여주는 분홍빛 그림에만 신경쓰지 말고 재원 마련, 추진 일정 등 구체적 실현 방안에 보다 관심을 두고 공약을 평가해야 한다.

지금까지 발표된 공약을 통해 우선 큰 그림만 비교해 보면 일반적으로 7% 성장과 국민소득 4만달러를 비전으로 제시한 이명박 후보는 성장쪽에, 성장률은 6%로 다소 낮췄지만 `차별 없는 성장`을 강조한 정동영 후보는 분배쪽에 좀 더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회창 후보는 `6% 성장과 10만개 핵심 중소기업 육성`을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기본적인 경제철학은 이명박 후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실현 방법의 구체성에 대해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어 보인다.

이명박 후보는 산업은행 민영화를 통해 투자은행을 육성하면서 20조~30조원을 중소기업 육성 재원으로 삼고, 한반도 대운하 건설비는 민간투자로 조달하겠다는 식으로 그나마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 공약이 일부 눈에 띈다.

하지만 작은 정부와 감세를 주장하면서 감세를 하면 어느 정도 세수가 줄어드는지, 복지 혜택도 늘리겠다고는 하나 복지에 필요한 재원을 어디에서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 보다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동영 후보는 5년간 투자율을 10%포인트 높이기 위해 정부투자와 외국인 직접투자를 증가시키겠다고 하는데 재원 마련 방안은 무엇이며, 자본이득세 등을 강화하면서 외자유치가 가능한가도 생각해 볼 문제다.

또 교육정책에서도 `3불 정책`을 유지하겠다면서 다른 한편으론 대학에 학생 선발권을 주겠다고 하니 두 방안이 병행 가능한지도 궁금하다.

이회창 후보는 최근에야 대선에 뛰어들어 아직 구체적 공약이 마련되지 않은 듯하다.

11/26 매일경제 이창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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