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태! 주범은 신자유주의에 무릎꿇은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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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노조에 대한 비난이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보수건 진보건 죽일 놈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번 일 겪으면서 맘 깊숙이 찹찹함 느낀다. 신자유주의 정글의 시대, 야만의 시대, 살기위해 발버둥 치는 노동시장에서 ‘정규직 세습’이란 신조어가 주는 박탈감은 도를 더한다.
원색적인 비난 속에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은 어찌됐든 최대의 피해자가 됐다. 최대의 수혜자는 이런 분위기속에 임단협을 치러내게 된 현대차 자본이고, 타임오프, 복수노조, 2020고용전략을 밀어 부쳐야 할 정부다. 현대차에 대한 집중포화는 현대차를 넘어 민주노총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밀리고 밀려 민주노총의 2011년 임단협이, 총력투쟁이 암담하게 됐다.
정규직 세습의 배후는 누구인가? 현 위기를 만든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다. 또한 그 괴물에 당한 우리의 패배의식이다.
현대자동차 생산현장. 가보지는 못했지만 그 협력사들 현장순회를 많이 다녀봤다. 현대차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못지 않은 임금과 노동조건, 그리고 안정된 정규직들의 현장이다. 자동차 계기판을 만드는 회사. 전자회사답게 깨끗하고 환하다. 주물공장의 칙칙하고 매캐한 냄새도 없다. 그러나 아무리 깨끗하고 편하다 하더라도 제조업 공장은 공장이다. 기계소음과 쉴새없이 돌아가는 라인에서 우리 노동자들은 부품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얼굴은 피곤이 절어 하루 세명씩 죽어나가는 현장이다. 그속에서 가족들 생각하며 일거리 있을 때 벌자고 죽어라 잔업에 특근에 매달린다.
친구놈이 육천에서 칠천만원을 받는다. 고임금이다? 주야 맞교대, 특근 육일, 한달에 두 번 쉰다. 추석과 설은 수당이 따따블이라며 일한다. 일년 열두달 삼십 몇일을 채 못 쉰다. 우리 제조업의 현실이다. 그렇게 고임금을 쟁취한다. 우스게 소리로 그런다. 그러다 한방에 훅간다고...
노동을 통한 자아실현? 제발 현장에 들어와 보고 그런 말을 해라.
기계부품이기를 거부하기 위해, 사람답게 살고 싶어 투쟁했다. 그 투쟁의 결과물로 퇴근하고 조금이나마 안락한 휴식속에 가족과 살아간다. 자아실현은 그렇게 노동이 아닌 가족과의 휴식속에 실현되고 그럴때 ‘아 내가 살아있구나’를 느낀다.
이런 제조업 라인에서 만나는 수많은 이들 중 지금 이런 자신의 삶을 자식에게 넘겨 주고 푼 이 아마도 없을 거다. 그러니 그 어렵게 번 돈으로 수십만원씩 사교육 자본에 바쳐가며 애비의 삶을 따르지 말라 하고 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시대 아무리 대학을 나와도 비정규직 늘고 실업자 넘쳐나는데 그나마 고되고 힘들어도 이만한 직장 있나 싶어 세습 조항도 만들어 봤을 거다. 아마 이땅 제조업에 근무하는 정규직 노동자 치고 이런 생각 안해 본 이 없을 거다.
다시 현대차노조로 돌아와 보자. 노동조합은 임단협을 앞두고 조합원의 요구를 구역별로 설문조사와 간담회 등을 통해 수렴한다. 이런 안이 조합원에게서 나왔을때 의식있는 활동가야 ‘우리가 북한이냐 그런 것도 세습하게?’할 수도 있지만, 구역 대의원의 경우 그런 조합원 요구를 대의원대회에 올려야 한다. 요구안 수렴할 때 ‘이건 노동자계급에 맞지 않으니 절대 올려서는 안된다’ 이러지 못한다. 그래 좀 과한 안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럼 요구안을 확정하는 대의원대회에서 폐기시키면 된다. 교섭하다 삭제하면 된다. 안 자체가 몰계급적이라고 집행부 마음대로 삭제하면 그게 정말 문제다. 그리고 그 안만을 가지고 파업을 들어간 것도 아니고, 대의원대회에서 논의도 되기 전에 파렴치범으로, 반노동자 조직으로 모는 건 과한 처사다.
당연히 이번 대의원대회 안건 중 타임오프 저지와 복수노조 대응, 당면한 비정규직 투쟁 지지연대가 우선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것들도 다뤄졌을 거다. 그러나 그 어떤 언론도 이런 것은 다뤄지지 않고 있다. 이건 알아둬야 한다. 아직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자 중 많은 이들은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것을 바치고자 한다.
노동조합이란 대중조직이다. 조합원들의 요구는 천차만별이고 그들이 노동자 계급의식으로 똘똘 뭉쳐 있지 못한 현실 속에선 이런 요구 당연히 나올 수 있다. 집행부의 의지가 이건 아니다 싶다고 조합원들의 요구조차 꺼내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 역시 민주노조가 아니다. 물론 요구안으로 삼을 건지 말건지, 정말 쟁취해야 하는 주요 카드인지? 아님 그냥 문제제기하는 버리는 카드인지는 집행부와 의결기구의 몫이다.
민주노총, 현대자동차 노조는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모인 정치결사체, 정당이 아니다. 초아의 자선단체도 아니다. 한국노총이 내팽겨친 자신들의 노동조건 향상과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해 모인 대중조직이다. 모든 이가 바라는대로 투철한 노동자의식으로 뭉친 이도 있고, 민주당 신자유주의자도 있고, 더나가 한나라당과 자본의 편에 서있는 이들도 있다. 이들의 요구를 모아 함께 나가는게 대중조직인 민주노조다. 물론 거기에 머물러야 한다는게 아니다. 한걸음 더 높이 올라야 한다. 현대자동차의 의식적인 활동가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실리주의로 머문 탓에 이런 사태가 왔다.
정말 반성해야 하는 이들은 이들이 노동자 의식으로 굳건히 서도록 해야 할 민주노총과 진보정당들이다. 신자유주의 세력인 민주당에 대한 허황된 기대와 연대, 몇몇 국회의원을 내세운 대국회 투쟁의 상실... 무기력한 민주노총과 무능력한 진보정당.
작년 타임오프제에 대한 전면적 폐기를 위한 민주노총 차원의 전국 전선이 유실되면서 각 사업장은 살기 위해 꼼수로 이면합의 등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노동부의 시정명령, 임금 미지급, 이후 교체된 집행부에 대한 전임해제 등 후폭풍이 몰아닥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처럼 꼼수를 썼다가 된통 당하고 있다. 물론 현대자동차 노조의 이번 안 역시 꼼수로 노사 합의가 된다하더라도 그에 얽매어 투쟁도 못하는 식물노조로 갈 수 있다.
7월 민주노조를 말살시킬 교섭창구 단일화란 말도 안되는 복수노조가 시행된다. 타임오프와 복수노조 법으로 민주노조를 흔들고, 이어 2020 국가고용전략이란 미명하에 전국민을 비정규직화 시킬 고용안정법 개악이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도 민주노총과 진보정당들은 2012년 총선과 대선, 민주당과의 대 연합을 통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허상에 잡혀 투쟁다운 투쟁을 배치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조합원이 꼼수를 선택 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민주노총이 현대차 조합원, 나아가 모든 노동자들의 생존을 담보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진보정당들이 정규직 세습에 매달리지 않아도 될 만큼 든든한 미래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이 진보정당이 제대로 못하면 제2, 제3의 현대차는 언제든지 출현한다. 멀리 볼 필요 없다. 대안의 부재와 신자유주의 광풍속에 몰락한 일본의 노동운동을 보면 된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현장 간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우리도 저런 안을 고민했었는데, 올렸었는데’ 하는 이들을 많이 접한다. 우리의 암울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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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잘못된 사랑은 자식을 망친다
Tracked from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헛된 꿈
2011/04/22 20:23
해적님의 [현대차 사태! 주범은 신자유주의에 무릎꿇은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이다] 에 관련된 글. 해적님은 노동운동의 속내에 대해서 적어도 나보다는 많이 알고 계신 분 같다. 글을 읽으면서 내내 해적님의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없는 내가 해적님의 글을 읽고 고개를 끄덕이기란 어려웠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해적님은 이번 사태에서 가장 비난을 받아야할 장본인은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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