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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총파업! 정말 절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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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오프, 복수노조! 두 조항은 서로 전혀 다른 것 같지만 현장에선 최고의 환상 궁합을 보이며 노조탄압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단 타임오프로 살살 노조의 코를 걸어본다. 그동안 인정해 왔던 전임자의 임금 지급을 스리 슬쩍 중단해 본다. 조합원들이 내일로 느끼며 잔업거부라도 할라치면 그런 일 없었던 듯이 원점으로 되돌린다. 그러나 조합원들이 ‘내일이 아니고 조합 전임자들의 일이니 알아서 하겠지’하고, 전임자들 역시 ‘내 월급가지고 이런 저런 투쟁을 배치하는 게 거시기 하다’ 싶어 알아서 개인 대출 받고, 뭐 그러면서 버티면 이제부터 시작이다.

 

최소한 조합원들이 파업은 아니더라도 사측의 전임자 임금 미지급에 공분하며 기금이라도 걷어 전임자들의 임금을 마련하지는 못할망정 ‘지들 임금도 해결하지 못하는 못난 집행부’로 낙인을 찍고, 회사는 노동부의 지침 어쩌고 하면서 전임자 임금뿐만 아니라 및 각종 처우, 시설, 차량 등 편의제공, 간부 회의시간, 조합원 교육시간 등도 태클을 걸어온다.

 

전임자 임금 미지급에 미온적이었던 집행부와 조합원들은 ‘어’ 하다가 밀리고 밀려 잔업거부라도 해본다. 즉각 불법 파업 운운하며 ‘직장폐쇄’ 소문을 흘리고, 원청의 물량 압박을 해온다. 회계장부를 조작하고 경영위기를 증폭시키며 고참 조합원들을 흔든다. 그리고는 경영위기 극복과 경쟁력 회복, 물량확보를 내세우며 투쟁일변도(?)의 노조 집행부를 비판하며 복수노조를 탄생시킨다.

 

새로운 복수노조는 관리자와 직반장 중심으로 개별면담을 진행하며 민주노조 탈퇴, 어용노조 가입을 강요한다. 일련의 과정에서 집행부의 무능력과 조합원들의 무관심을 되돌아보며 어용으로 백기 투항한다. 민주노조의 교섭권은 박탈되고 어용노조는 오로지 ‘고용유지’만을 내세우며 그동안 스스로 쟁취했던 노동조합 활동, 징계위 참여 등 인사 경영 전반에 걸친 노조의 권한을 반납한다. 그리고는 생산성 향상운동을 스스로 벌여 나간다. 생산성 향상은 곧바로 잔업 특근의 축소로 되돌아오고, 유휴인력에 대한 정리해고의 칼날이 되어 돌아온다. 이미 철저히 개별화 된 조합원들은 오로지 자신만 살기 위해 노조는 내팽개치고 회사 측의 종이 되어 자신의 목줄을 스스로 조인다.

 

민주노총이 제대로 투쟁하지 못하고 민주당 추미애 환노위 위원장을 믿었던 타임오프와 복수노조의 후과다.

 

물론 평온한 노조들도 많다. 이유야 많겠지만 일단 ‘통제가 가능 노조’이거나 ‘조직력 강한 놈들부터, 나머지는 다음 차례로’의 경우일 뿐이다. 그러니 1순위 타깃은 금속노조가 될 수밖에 없다. 금속노조 다음은? 공공, 화섬, 보건, 대학 등등으로 몰아칠 게 뻔하다. 이래도 내일이 아니라고 강변할까?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남의 일일까?

 

당장 총파업은 취사선택 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생존을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유일한 카드다. 이런 와중에 ‘우리 사업장은, 우리 조합원들의 상태는’ 하면서 외면한다는 것은 죽을 병 걸려놓고 수술이 무서워 진통제만 먹는 꼴이다. 수술이 필요하면 과감히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 죽을 각오를 해야 그나마 살 희망이 조금이라도 더 생긴다.

 

금속노조와 공공의 화물연대본부, 철도노조, 건설노조 정도가 파업을 결의하고 있다. 이 동력으로는 죽어도 노동악법 개정 꿈도 못 꾼다. 나머지 연맹들이 최소한 시늉이라도 해줘야 그나마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양보라도 끌어낼 수 있다. 지금처럼 ‘남의 일입네’ 하면 그 결말은 뻔하다.

 

할 수 있냐고 묻기 전에 최소한 노력이나 해보자. 처음으로 돌아가자. 민주노조 건설하기 위해 부모님 묘 앞에서 구속결의하고, 와이프한테 비밀통장 맡기고, 사생활 포기하고 조합원들 만나고 설득하고 치열하게 조직하고 투쟁해 봤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다. 그때처럼 하면 된다. 민주노총 6.28 경고파업, 8월 총파업! 조합원들 설득할 시간은 충분하다.

 

총파업은 정히 못하겠으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 이번 파업투쟁의 관건은 금속, 건설, 화물을 중심으로 위력적인 총파업 가두투쟁을 벌여내고, 그 외 산별연맹의 파업에 버금가는 투쟁이 지지엄호 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총파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업장들이 그에 맞는 투쟁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조합원 1인당 1000원 파업기금 걷고, 6.28 최소한 확대간부라도 끌고 올라가고, 8월 총파업 교육시간이라도 빼서, 총회라도 해서, 그것도 어려우면 확대간부라도 연월차 쓰며 결합하자.

 

투쟁을 하고자 하는 자 방법을 찾고, 투쟁이 두려운 자 핑계거리를 찾는다. 민주노총 총파업이 뻥파업이 되지 않도록 연맹별, 사업장 별 투쟁 방안을 지금부터 강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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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9 08:38 2012/06/1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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