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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는 자본론 05 - 잉여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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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는 자본론 05 - 잉여가치

 

잉여가치를 늘려라

 

TIP. 이윤율과 잉여가치율

우리는 우리의 노동력을 추가 지출해서 생산해 낸 잉여가치를 얼마만큼 생산해서 자본가에게 빼앗겼는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잉여가치율을 계산한다.

잉여가치율이란 ‘잉여가치/임금’으로 잉여가치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착취율도 함께 증가한다.

반면 자본가는 자신이 투하한 총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이윤(잉여가치)을 남겼는지가 중요하다. 이에 자본가들은 이윤율이란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윤율이란 ‘이윤(잉여가치)/총투하자본(불변자본(공장,기계설비,원료 등)+가변자본(임금))이다.

 

자본가들의 절대 절명의 과제가 도출된다. “잉여가치(이윤)을 늘려라”

 

자본가들이 잉여가치를 늘이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노동자들의 저항을 짓밟으며 폭력적으로 가장 단순하게 잉여가치를 늘이는 방식과 노동자들의 저항을 피해가며 교모하게 잉여가치를 늘이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전자의 방식은 가장 간단하다. 노동시간을 늘리면 된다. 이런 방식을 ‘절대적 잉여가치 의 창출’이라 부른다.

8시간 노동하던 것을 10시간으로 늘이면 된다. 늘어난 2시간 분에 대해서는 무급으로 늘이는 것이다. 그러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자본가의 이윤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자본주의 초기 실업자가 널려있고 빈곤이 상시화 된 상황에서 이런 비상식적인 방식이 통할 수도 있었다.

어리버리 회사 (8시간 근무)

산출된가치

이윤

투자된 자본

건물 감가상각

80만원

(10억/1250일)

400만원 (상품가치)

80만원

(400-320)

원자재

160만원

임금

80만원

(4만원 *20명)

이윤율

잉여가치율

320만원

0.25

1

 

무지막지 회사 (10시간 근무)

산출된 가치 

이윤

투자된 자본

건물 감가상각

100만원 (10억/1천일)

500만원 (상품가치)

120만원 (500-380)

원자재

200만원

임금

80만원 (4만원 *20명)

이윤율

잉여가치율

380만원

0.32

1.50

 

 위 표에서 본것 같이 무지막지란 회사가 강제적으로 2시간을 늘린다면 당연히 이윤의 양 (80만원 => 120만원) 뿐만 아니라 이윤뉼도 0.25 => 0.32로 늘어난다. 그렇지만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이건 말도 안되는 강도짓거리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당연히 무지막지란 회사의 노동자들은 투쟁을 할 수 밖에 없다.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투쟁에 돌입할 것이 뻔하다. 이렇다면 무지막지란 자본가는 오히려 피해만 심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비상식적 잉여가치의 창출이 가능하기도 하다.

  

 <어! 쌍용차 공장 풍경이 달라졌네>

 

 절대적 잉여가치를 창출하는 노동시간을 강제로 늘리는 방식은 노동 강도를 강화시키는 것 또한 포함된다. 위의 결과를 너무도 자랑스럽게 기사화 하는 경제지와 조중동의 작태를 보면 살아남은 쌍용차 노동자들의 삶이 너무나 뻔하게 드러난다.

절반으로 줄어든 노동자들이 오히려 생산을 더한다? 자랑스럽게 기사화한 “평일 잔업과 토요일 특근으로 입술이 터졌지만 그래도 출근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피곤함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쌍용차 노동자의 말은 죽지 않기 위해 모든 권리를 버리고, 노동강도가 강화되던 말던, 내 건강은 상관없이 일만한다는 말이다. 절대적 잉여가치가 자연스레 창출되는 것이다. 노동력의 추가 지출의 두배 세배로 늘었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언제까지 이런 노동력에 대한 착취로 기업이 살아갈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우리 노동자들의 투쟁의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투쟁의 역사 였다.

기계를 파괴하고, 스스로 단결해서 단체행동을 하고, 더 나아가 사회주의를 건설한다며 총칼을 들고 혁명을 한다. 이런 노동자들의 저항에 정부와 자본은 타협책을 제시한다.

1819년 9세미만 아동고용 금지를 도입한다. 그럼 대체 그 이전에는 몇 살짜리 아이들이 일을 했단 말인가?

1825년 16이하 소년근로 주간 12시간 근로금지가 시행된다. 1819년 이전에는 9살 미만의 아이들도 12시간 이상을 일하고, 1819년과 25년 사이는 9살에서 16살 아이들이 13-14시간씩 일을 했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16살 이상의 성인들은 12시간 이상을 일 시켜도 된다는 말이다.

이시절의 노동자들의 일상은 아침에 엄마, 아빠, 아이들이 일어나 모두 공장으로 직행하고, 엄마는 기계장치를 조작하고, 아빠는 무거운 원료를 운반하고, 아이는 청소를 12시간 이상씩 하다가 차례로 집으로 들어와 잠을 자고 다음날 일나가는 기계을 것이다. 이러니 당시 노동자들의 수명이 채 30을 못 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1848년 1일 10시간 노동제를 쟁취하고, 1886년 미국 시카고의 노동자들의 8시간 노동제를 기치로 5월 1일 총파업을 전개, 지금까지 노동절로 전세계의 노동자들의 동시에 노동시간 단축을 외치는 날이 되었다.

 

돌아보자. 우리 노동자들의 상태는 어떤가? OECD 기준으로 최하위다.

우리 노동자들도 이제는 쉬면서 일할 권리가 있다.

 

  

노동시간을 아무리 늘리려 해도 하루 24시간 이상은 늘리지 못한다. 더욱이 노동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자칫 잘못하면 자본주의 자체가 끝장날 수 있다. 노동자들의 반발을 피해가며 잉여가치를 늘려야 한다. 다시 자본가들은 새로운 잉여가치를 찾아 떠난다. 노동자들의 임금으로 받아가는 필요노동시간을 줄이면 된다. 이런 방식을 ‘상대적 잉여가치 의 창출’이라 한다.

  

하나의 방식은 좀 단순하지만 필요노동시간, 노동력 재생산비를 줄여주면 된다. 박정희 정권 초기 미국의 값싼 농산물이 대거 유입된다. 박정희 정권은 노동력 재생산비의 핵심인 식대를 줄이기 위해 저곡가 정책을 펼쳐 나간다. 노동력 재생산비가 줄어드니 저임금 정책을 강요해도 노동자들은 근근히 살아간다. 살길이 없는 농민은 도시로 유입된다. 대량 실업으로 인해 저임금 정책을 통한 경제발전을 도모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한계가 분명히 있다. 언젠가는 곡물도 제 가격을 찾아갈 것이니까.

 

 다른 방식은 생산성을 늘리는 것이다. 동일한 노동량을 소비하더라도 생산량을 늘리면 절대적인 이윤량이 늘어난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다.

새로운 작업방식, 공정을 도입한다. 기계설비를 신형으로 교체한다. 교육을 통해 숙련도를 높인다. 이렇게 해서 인건비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생산성을 늘린다.

 

자본주의 초기 개별 수공업자를 모아 공장제 매뉴팩춰를 개시한다. 서로 노하우를 공유하고,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며 생산성이 높아진다. 이후 분업을 도입하며 획기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된다. 전문 수공업자들이 하던 일을 기계가 도맡아 하며 기계제 대공업이 발달하며 자본주의는 완성된다. 이후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도입한 포드주의로, 나아가 적기공급체계를 도입한 린생산 방식(도요타주의)로 발전하며 자본주의 생산방식은 급격히 성장한다.

 

 

밀가루

제빵

노동시간

가치

임금

잉여가치

A

8

8

8

8

24

3

① 5

B

1

1

1

1

3

0.38

0.63

C

1

1

1

0.50

2.50

0.25

0.75

D

16

16

16

8

40.0

2.50

② 5.50

E

1

1

1

0.25

2.25

0.23

0.78

F

32

32

32

8

72.0

2.25

③ 5.75

G

1

1

1

0.13

2.13

0.21

0.79

H

64

64

64

8

136

2.13

5.87

  

좀 복잡한 표다. 그렇지만 간단하다.

A공정으로 가보자. 빵 8개를 생산하기 위해 자본가는 밀가루 등 원재료를 8만원어치 구매한다. 이어 제빵기계를 구입하고 그 감가상각분을 계산 8만원어치를 새로운 상품에 전이시킨다. 이어 우리 노동자들이 8시간 노동을 하고, 임금으로 3만원을 가져가고 ① 5만원의 잉여가치를 생산해 낸다. 즉 노동력을 재생산 할 수 있는 임금은 3만원이고, B처럼 단순화 시켜보면 3만원의 임금으로 노동자들은 빵을 1개 구입할 수 있다.

 

새로운 생산방식을 도입한다. 생산성이 두배로 뛴다. 그 이전에 한시간 노동하던 것을 30분만 일해도 생산량이 같아진다. C 공정의 노동시간이 0.5로 줄어든다. 빵 1개의 가격은 2.5만원으로 줄어든다. 그렇지만 노동자들은 똑같이 8시간을 일을 한다. 결과 D의 결과가 나타난다. 동일하게 8시간을 일했는데 생산해 낸 빵은 16개가 된다. 반면 이윤량은 5만원에서 ② 5만 5천원으로 근소하게 증가한다.

 

다시 새로운 생산설비를 도입한다. 동일하게 생산성이 두배로 뛴다. 결과 F 동일한 8시간 노동에 빵은 32개가 생산된다. 이윤양은 ③ 5만 7천 5백원으로 다시 근소하지만 증가한다. 생산 속도가 빨라진 만큼 불변자본에 대한 투하가 늘어나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다. 따라서 자본가들은 이윤의 절대량을 늘이기 위해 과잉생산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돌입한다.

  

반면 A와 D를 개별 회사로 보자. A는 개똥이란 중소기업이고 D는 소똥이란 자금력을 가진 대기업이라 가정한다. 개똥이회사가 빵 16개를 만드는데 투하된 총자본을 산출하면 밀가루 16+기계 16+임금 6 = 22만원이며 잉여가치는 ① 10만원이다. 소똥이회사의 경우 밀가루 16+기계 16+임금 5 = 21만원이며 잉여가치는 ② 5만 5천원이다. 빵 16개의 가격을 개똥이회사는 48만원에 소똥이회사는 40만원에 판매를 한다면 가격 경쟁력에서 떨어지므로 개똥이회사와 소똥이 회사는 담합을 하여 44만원에 팔기로 한다. 그렇다면 잉여가치는 개똥이회사는 6만원, 소똥이회사는 6만 5천원을 챙기게 된다. 동일한 상품을 생산함에 있어 앞선 기술력이나 생산설비, 생산방식의 효율화를 가져와 경쟁사보다 높은 잉여가치를 창출한다. 이러한 잉여가치의 창출 방식을 ‘특별잉여가치’ 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타 기업보다 많은 이윤을 위해 이 특별잉여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다른 방식은 임금을 삭감하면 된다. 말도 안된다. 반발이 거세다. 그렇지만 신자유주의 시대 비정규직을 만들며 실제 임금을 줄이기도 한다. 귀족화 된 정규직과 파편화된 비정규직. 투쟁 동력이 없으면 임금삭감을 통한 상대적 잉여가치의 창출도 가능하다.

  

자본가들은 절대적 잉여가치던 상대적 잉여가치던 이윤을 위해 이제 본격적으로 생산을 늘려간다.

이렇게 생산을 늘려가는 것을 확대재생산 이라 한다.

확대재생산에 대비되는 말은 단순재생산, 혹은 축소재생산이다.

 

단순재생산 이란 생산설비를 구입하고, 이후 원료비와 인건비 등을 구매, 생산을 진행하고 남은 이윤 중 자신이 소비하고 남은 새로이 생산에 투하하는 비용이 처음과 동일한 생산 형태를 말한다. 원료와 인건비로 50만원을 투하해 100만원의 이윤이 남으면 그중 50만원을 개인이 소비하고, 나머지 50만원만 다시 원료와 인건비에 투하한다. 다시 100만원의 이윤이 남고 그중 50만원을 개인이 소비하고, 나머지 50만원만 다시 원료와 인건비에 투하하는 단순반복 투자 형태의 생산을 일컫는다.

축소재생산이란 말그대로 50만원 투하해서 50만원을 남기고, 30만원을 소비하고 20만원만 재투하하고, 40만원의 이윤을 남기고, 이중 30만원을 소비, 10만원을 재투하하는 생산의 규모가 계속 줄어드는 생산방식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필연적으로 도산할 수 밖에 없는 사업운영이다.

2009년 09월 06일 (일) 08:03 연합뉴스

쌍용차 생산성 구조조정 이후. 2800명이 한달에 5500대를 제작. 공장가동율 90% 이상

쌍용차 생산성 구조조정(법정관리) 이전. 5천여명이 평균 4784대 제작. 공장가동율 60%...

노조 전임자 수를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잔업수당도 반납했습니다. 업무강도가 예전에 비해 훨씬 강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출근해서 일할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입니다.

예전에는 근로자들이 잔업과 특근을 기피했으나 이제는 모두 자청해 즐겁게 한다고 전했다.

평일 잔업과 토요일 특근으로 입술이 터졌지만 그래도 출근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피곤함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파업사태 전에 조립공장에서 일했던 직원 480여명(현 350여명) 가운데 매일 월차를 내고 나오지 않은 직원이 50여명에 달했다"며 "월차예고제를 사용하면서 월차를 내는 직원이 거의 없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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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4 11:12 2010/01/0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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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을 황소바람속 소백산에서 맞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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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이다.
암울했던 2009년.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오로지 부자들만을 위해 모든 정책을 강행하는 이명박 정권. 그 하이라이트는 12월 31일 밤에 이뤄졌다.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장이 직권상정, 한나라당 독자로 4대강으로 위장된 대운하 예산이 오히려 정부의 원안보다 1억원이 증액되어 본회의를 통과됐다. 소통을 무시한 이명박정권의 막가파식 정치가 도를 더해간다. 야당의 무능도 빛을 더해간다.

 

암울한 2009년을 보내고 반격의, 희망의 2010년을 맞이하기 위해 신년산행을 기약한다.
황소바람으로 유명한 소백산 비로봉을 간다. 새벽 2시 모여 출발한다.
오늘의 목표는 어의곡통제소에서 비로봉에 올라 해돋이를 본 후 국망봉을 거쳐  늦은맥이재에서 다시 어의곡 통제소로 내려오는 능선종주였다.
 

부지런한 일행들이 다섯시도 되기 전에 오르기 시작한다. 해돋이가 동해가 7시 30분이면 비로봉은 빨라도 7시 4-50분인데...
헤드렌턴이 말썽이다. 배터리가 다됐나 싶어 갈아보아도 들어오질 않는다. (나중에 안 사실은 배터리가 얼어 기능이 죽었었다) 다행히 보름달이 휘황찬란하게 눈밭에 비춰 랜턴이 없이도 길을 갈 수가 있다.

 

오늘도 팀웍은 생각도 않는 형님이 뒷사람들은 염두에도 없이 저 혼자 기어오른다. 여기에 지기 싫어하는 형님 역시 오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저렇게 오르면 두시간이면 오르는데... 그랬다가는 비로봉에서 황소바람 맞으며 죽음인데... 시간조절을 하면서 오르자고 해도 막무가내다. 역정을 낸다. 국망봉에서 보면 된다고 하며 그냥 오른다. 뒤에 형님은 계속 쳐지는데...

 

어쩔수 없다. 내가 페이스를 조절하면 설마 앞에서 기다리겠지 하면서 여유를 갖고 뒤에 형님을 챙겨가며 올라간다.

 

능선에 돌입하기 직전, 일단 멈춰서 뜨거운 물한잔 하며 옷차림을 정비한다. 다행히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 모였다. 얼른 고어텍스 자켓을 벗고 우모복으로 갈아 입니다. 지난 태백산에서의 고통을 재연하고 싶지않다. 좀 심하다 싶을 정도의 에베레스트 등반가들이 입는다는 우모복으로 단단히 동여매고 능선에 오른다.

 

정말 장난이 아니다. 바람의 세기로는 한라산 다음으로, 춥기로서는 태백산 야간등반 다음이다. 아이들은 황소바람에 오르기를 포기한다. 성인들도 계단의 밧줄을 잡고 간신히 버티며 비로봉으로 향한다. 살을 에인다는 표현으로는 불가능하다. 비로봉까지 가는 3-400m. 정말 끔찍했다. 뒷사람 생각않고 혼자 올랐던 형님 죽을 것 같은 표정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딱 맞았다. 비로봉에 도착하니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여기 저기서 디카를 꺼내드는데... 먹통이다. 당연하다. 기온이 -18도다. 바람까지 하면 체감온도는 -30도는 되는 것 같다. 당연히 배터리가 얼어 디카는 먹통이다. 이럴때를 대비해 DSLR을 준비해 갔다. 그런데 바람과 추위로 촛점을 잡을 수가 없다. 떠오르는 해에 촛점을 맞추려는 왼손이 거의 마비 상태다. 주변은 온통 새해을 맞는 즐거움과 추위와 바람에 의한 비명으로 가득하다. 아니 너무 추워 아주머니는 주저앉아 울고 있다. 정말 추위와 바람이 장난 아니다. 1월 1일 7시 40분 그자리에 있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른다.

 

죽을 것 같은 고통속에 맘속에 간절히 빈다. "제발 이명박 좀 안 보고 살게 해달라"고...

 

초 스피드로 사진을 찍고 다시 황소바람을 맞으며 피난한다. 국망봉으로 가는 길은 포기다. 함께 간 이들의 차림이 그리 당부를 했건만 얼어죽기 십상이다. 이미 몇몇은 제정신이 아니다. 바람만이라도 피하니 살 것 같다. 이미 우모복을 입은 부위를 제외하고는 얼어버렸다. 손가락과 발가락에 감촉이 사라졌다. 허벅지는 찢어질 것만 같다. 우모복으로 중무장한 내가 이정도니 다른 사람들은... 정말 사색이다. 뜨거운 물로 몸을 살짝 데우고 아이젠을 하며 하산 채비를 한다.
 

뜨거운 라면으로 몸을 녹일 생각에 가스버너를 꺼내는데... 역시나 먹통이다. 가스가 얼었다. 버너 고장이란다. (집에 돌아와 켜본 결과 버너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포기하고 발걸음을 재촉해 하산길에 오른다. 두시간 여의 하산길... 오로지 빨리 하산하자라는 마음밖에 없다. 온통 따뜻한 해장국만 어른거린다.

 

정말이지 추웠다. 2년전 태백산 해돋이 산행을 한 이후 처음이다. 이리 추운건...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산행일 거다. 물론 같이 갔던 이들 모두... 정말 고생 하셨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 뉴스, 우리가 소백산으로 떠나는 그 시간 국회에서는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예정에도 없던 복수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의 노동관계법을 상정, 통과시켰다는 비보를 들었다. 정말이지 너무 막간다.

 

혹독한 추위를 견디고 새해을 맞이 한 것 처럼, 올 한해 반격을 준비해야 겠다. 맘 단단히 먹고...

 

 

 2010년 오전 7시 37분. 소백산 비로봉앞에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정열적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추위속에 떨며 일출을 보고 있다.

 

 저 멀리 연화봉까지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말 추웠다. 차림은 희말라야 가는 차림이다.

아마 평생 못 잊을 거다. 그 추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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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2 19:00 2010/01/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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