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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죽음으로 하는 경고

죽음이라는 것은 다시 회귀하지 않는 단절이다. 윤회라는 것도, 저승세계라는 것도, 천국도, 지옥도 존재하지 않는 인간의 창작에 불과하다.

 

죽으면 그의 세계는, 그의 우주는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다. 우리가 개미나 거미를 죽였을 때, 그것에 대해 깊은 반성이나 괴로움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마찬가지이다. 사람이 아닐지라도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소중하다. 그 생명이 있는 동안에는 소중하다. 또한 가치가 있는 법이다. 나와 연관이 있을 때, 그게 사람이든 동물이든 간에 죽으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눈물이 난다.

 

노동자가 점점 죽어가면서도, 절박함을 죽음으로 대응해도 더이상 눈물이 나지 않는다. 그것은 나와 연관성이 멀어지기 때문일까? 그러나 예전 사람들의 죽음은 깊이 각인되어 있는데. 과연 무엇일까? 무엇 때문에 이렇게 죽음에 대한 복잡한 생각이 밀려드는 것일까?

 

노동자들이,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분신을 하고, 자결을 하는 마지막 이유는 내 생각으로 '뭔가에 이길 수 없을 직시한 마지막 저항'이라는 것이다. 죽은 이에게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이것을 다시 돌려서 생각해 보면 뭔가에 이길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누군가가 싸워야 하는데 싸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마지막 저항이라는 것은 죽음으로 가는 개인에게는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일 것이다. 나아가 집단이나 그 조직은 그가 내리는 마지막 경고, 행동에 대한 마지막 경고를 의미한다는 생각이다.

 

우리 노동운동판이 점점 책임감없이 달려든다. 싫은 소리는 듣지 않으려고 한다. 모두들 빠꿈이들이고, 대안은 다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누구도 선뜻 실천하자고 말 못한다. 같이 해야 행동이 되는 건데, 혼자하는 것은 발광 밖에 되지 않는다. 그게 현실이다. 우울하지만, 노동자 '김동윤' 의 마지막 경고이자 마지막 외침을 기억하자.

 

더이상 소중한 생명으로 외치는, 경고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200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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