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분류 전체보기

13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3/10
    나쁜 아빠(3)
    초보좌파
  2. 2007/03/09
    술 먹고....
    초보좌파
  3. 2007/03/06
    차돌이....(5)
    초보좌파
  4. 2007/03/03
    왼손잡이용....(1)
    초보좌파
  5. 2007/03/01
    왜?(2)
    초보좌파
  6. 2007/03/01
    고마버....(2)
    초보좌파
  7. 2007/03/01
    기분좋은 노래...(5)
    초보좌파
  8. 2007/02/23
    시간 지키기...(1)
    초보좌파
  9. 2007/02/22
    나도....(2)
    초보좌파
  10. 2007/02/22
    커밍아웃(5)
    초보좌파

나쁜 아빠

그려....푸념 함 해본다....

 

난 참 나쁜 아빠다......

아침에 한 시간이 빈다...

난 7시 출근...아이 어린이집은 8시...

1시간을 어쩔거나....

아이는 여러 집을 전전했다...

내 사정을 알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넘 고맙지만....

몸 쉴 곳 없이 며칠만에 한 번씩 몸을 기대야 하는 고달픔을 아는 사람은 알거다...

그것도 6살짜리가....

 

아이를 맡기고 출근할 때마다 눈물이 난다.

아이는 의연하다...아빠! 이따 봐....그게 그 아이 맘일까....내 편한대로의 생각일까

 

다른 사람들은 말한다...애가 참 성격이 좋네요....

아이가 눈치가 느는 걸까? 성격이 좋은 걸까?

 

내가 바라는 건.....한 집에라도 늘 고정적이길......아이가 자신이 부평초같다고, 어쩔 수 없이 여기에서라도 잘 지내야 한다고, 스스로 달래지 않기를....

그러나

어쩌겠나....하지만 내가 자신있게, 열심히 사는 거랑은 다른 것일 수 있지 않을까...아들은....

 

아들의 선택이 아니라, 아들은 강요당하는 건 아닐까....

자는 아들을 보며, 맘이 찢어진다.....내 욕심이 많은가보다......아~~어쩌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술 먹고....

[자살]-류시화

 

눈을 깜박이는 것마저

숨을 쉬는 것마저

힘들 때가 있었다

때로 저무는 시간을 바라보고 앉아

자살을 꿈꾸곤 했다

한때는 내가 나를 버리는 것이

내가 남을 버리는 것보다

덜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무가 흙 위에 쓰러지듯

그렇게 쓰러지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아직

당신 앞에

한 그루 나무처럼 서 있다
--------------------------------------

[여우 사이]-류시화

 

나무와 나무 사이

섬과 섬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어디에나 사이가 있다


여우와 여우 사이

별과 별 사이

마음과 마음 사이


그 사이가 없는 곳으로 가고 싶다


물과 물고기에는 사이가 없다

바다와 파도에는 사이가 없다

새와 날개에는 사이가 없다


나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

사이가 없는 그곳으로

---------------------------------------
시는 삶인가 보다.....술인가 보다....

 

그래도 난 여기에 있다.....여기에 있고 싶다...여기에 있을련다....

여기에 내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차돌이....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내 나름대로 재미난 실험을 하나 하려고 한다.

 

내가 수업 들어가는 학급의 아이들이 나를 부를 때, "000선생님"이 아니라 "차돌이"라고 별칭을 부르기로 하는 것이다.

 

첫 수업 시간에 "차이는 차별이 아니다"라는 주제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단지 '차이'일 뿐인 것을 '차별'하는, 일상의 사례들을 말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교실에서 학생과 교사 사이에도 단지 '차이'인 것이 '차별'로 나타나는 경우는 없는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교사 : 학생 = 나이많음 : 나이적음 = 남성(여성) : 여성(남성) = 이성애(동성애) : 동성애(이성애) = 장애(비장애) : 비장애(장애) = (교과를)가르친다 : 배운다.....등등

 

교사에게는 이 사회가 부여한 다양한 권력이 내재되어 있다. 그것은 현실로 드러난다. 학생들은 이러한 권력 관계(교사와 학생 사이의 권력 관계)가 자연스레 체득되어 있기에, 교사에게 알아서 '복종'한다....

 

이걸 어떻게 극복할 수 없을까? 무엇이든 이야기할 수 있고 어떤 것이든 차별받지 않는 자유로운 공간이어야 할 교실에서 학생과 교사 사이의 권력 관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아이들과 호칭 부르기를 해 보았다.

 

1. "홍길동 선생님"

2. "홍길동 선생"

3. "홍길동"

4. "차돌이(차돌아)"

 

아이들이 각각의 호칭을 부른 뒤, 느낀 바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1 보다는 4에서 교사와의 심리적 거리가 훨씬 줄어든다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자신의 욕구를 자연스럽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이 교사와 학생 사이의 권력 관계가 내재화되어 있기 때문이라면, 그러한 틀거리부터 바꾸어 보는 것도 의미있지 않을까?

 

그래서, 일단, 수업시간 한 시간을 할애해서 활동 수업을 하며 나에 대한 호칭을 "차돌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리고 서로의 느낌을 다시 이야기해보며 서로에게 어떤 의미로 느껴지는 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언어는 의식의 반영이다. 역으로 언어는 의식을 형성한다.

일상의 언어에서 일탈을 시도해 본다. 물론, 말 한마디 바뀐다고 확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교실의 일탈을 계속 꿈꿔 볼 뿐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왼손잡이용....

얼마 전....

집 앞에 있는 옷 집에서 왕창 세일을 한단다...

청바지가 10,000원~20,000원....세일에 특별한 호기심을 가지게 된(이 호기심은 부자가정으로 독립하고 난 뒤부터이다...ㅋ) 나이기에 함 들어가보았다...

오~~~청바지 이쁘다.....옆에 꽃무늬를 손으로 직접 수놓은 청바지들....

난 출근용 청바지를 하나 더 살 요량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을 무릎쓰고 그나마(?) 좀 깔끔한 걸로 하나를 골랐다....얼마예요?

 

주인 왈 : 누가 입으시게요?

나 왈 : 제가요

주인 왈 : 어! 여기 있는 청바지는 여자청바지인데...

나 왈 : 맘에 들고 몸에 맞으면 되죠...

주인 왈 : 그렇긴 하지만....지퍼가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이거든요...

 

[남자청바지는 바지 지퍼가 오른쪽으로 겹쳐 있고, 여자청바지는 바지 지퍼가 왼쪽으로 겹쳐 있다는 말씀...을 주인장이 친절히 덧붙히며....]

 

나 왈 : 여자청바지가 아니라 왼손잡이용이네요....

 

오른손잡이 대비 왼손잡이의 비율은 약 8% 기준으로 오르락내리락 한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하기사 인류의 절반인 여성이 그토록 긴 역사 속에서 소외와 억압을 받아 왔는데...기껏 8% 정도야 눈에 보이지도 않았으리라...

우리 주변의 모든 사용품들은 모두 오른손잡이용이다...8%를 위해서 무언가 내놓아봐야 '돈'이 안되기 때문이지 않을까? 인류의 8%는 열심히 오른손잡이가 되어야 한다...이 무슨...

 

어른들은 아이들이 왼손잡이이면 난리(?)가 난다. 오른손잡이로 만들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험학한 말(?)까지 하시니...왼손으로 숟가락을 잡는 날이면 왼손등짝은 남아나지 않는다...바로 등짝을 후려치는 숟가락....악~!!

 

한국의 역사에서 오른쪽은 삶의 세계, 왼쪽의 죽음(영)의 세계를 의미한단다...오른쪽은 그래서 "바른, 정상, 밝음", 왼쪽은 "바르지 못한, 비정상적인, 어두움"을 상징한단다...

 

근데, 참 재밌다...왜 여성청바지(이런 청바지가 따로 있다는 것도 재밌지만...물론, 여남의 신체구조의 차이 때문에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는 측면도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의 지퍼는 왼쪽으로 겹쳐 있을까? 여성은 모두 왼손잡이? 아님 왼손잡이는 모두 여성? 왼손잡이도 '비정상', 여성도 '비정상' 부류의 인간들?

 

이 겹침이 우연일까? 아니라는 혐의를 나는 갖는다....ㅋ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왜?

오늘 지역 세미나 끝나고 집에 왔다...

 

지역 모임에 아들이랑 같이 간다...근데...

아들이 6살이다...이것저것 호기심도 많고, 제가 하고 싶은데로 하려고 한다....

세미나에서 떠들기도 하고, 집중을 흐트러 놓기도 한다...

그럴 땐, 참 미안하다....참가한 분들에게....

 

아들은 이런저런 놀이거리를 만든다....

갖다놓은 쌀도 주물럭거리고, 매직판에 유성매직으로 낙서도 한다....

참, 불편하다..공간을 제공한 동지들에게도....더군다나 짜증도 날 것 같다...애가 지멋대로 하닌까....

 

근데.....

아들에게 "왜"냐고 묻는 경우는 거의 없다....

왜 그랬니?..가 아니라..이러지 마라, 저러지 마라....는 말은 많다...그런데, 왜 그랬냐고는 묻지 않는다...

 

애가 어려서가 아니라, "왜"를 먼저 묻지 않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난 이미 우리에겐 '결과'가 중요하지 '왜'로부터 시작되는, 그 사람의 입장은 소홀하지 않는가 생각해 본다..

 

이미 "왜"라는 질문은 소위 나이든 사람들에겐 답이 뻔해서일까?

난.....

누구도 예측할 수 있게 살기 싫다...ㅋㅋㅋ...예측은 통제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어려도.....아무리 달라도....아무리 못마땅해도, 한 번 쯤 물어보련다...."왜"냐고...

 

근데, "왜"라고 물어보지 못한 것이 오로지 잘못(?)은 아니다...

왜냐면, 물어보지 못한 것마저 "왜"냐고 물어 볼 수 있으면 된다.....

말하기 싫은 것 같으면,. 술 한 잔...그저...따라주면 된다.....

 

'왜'라고 물어보는 것은 사실 참 웃긴다....그냥 그러려니 하는 것도  못지 않게 중요하니까..

하지만, '왜'냐고 묻기 전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더 웃기니까...그것도 애한테...ㅋ...

 

"왜"라는 질문이 부담되면 하지 말자...다만,

"왜"라는 질문에 아들은 "그냥"이라고 자주 말한다...근데...그것도 이유가 된다는 것...."그냥"....참 솔직하다...내가 배우고 싶을 일이다....

 

물어볼 일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고마버....

민퉁님의 [fu-gee-la 요즘들어 힙합이 땡긴 다는 친구야....] 에 관련된 글.

ㅋㅋㅋㅋㅋㅋ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기분좋은 노래...

민퉁님의 [자유새.. 그렇게도 날고 싶었다] 에 관련된 글.

 

돈이 없어서...맥주 한 잔 시켜 놓고, 듣고 싶은 노래 죽때리며 들었던....

재떨이에 남아있던 꽁초 다시 피우던...

그 땐 무엇 때문에 그랬을까?

날고 싶은, 가슴 답답함....

 

비오는 날이면, 빗소리에 가슴이 벅차고,

눈오는 날이면, 흩날리는 눈발에 가슴 두근거리고,

투쟁가 들으면 목이 메이고,

백골단의 군화발에 짓밟히는 친구들 보면 눈 뒤집히던...

 

난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해....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막무가내로 꿈꾸는...^^

선생답지(?) 않아서, 지역 건설노조 동지들이 나를 불량학생이라고 부르는데 넘 기뻐하는...

철 들지 않은 (구리도, 아연도 들지 않았지만^^; ㅋㅋㅋ) 모습이 나이기를....늘 고민하는....

다행인건, 내가 겸손해지려 한다는 거... 잘 안되지만ㅎㅎㅎ

늘 꿈꾸기에, 그걸 찾아 가는 길 멈추지 않을 거야...친구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시간 지키기...

대부분 늘 그랬던 것 같지만....

개인 사정들이 다 있어서 그렇겠지만...

 

제발 모임 시간에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 늦으면 언제까지 오겠다고 미리 연락해주면, 모인 사람들이 판단할 것이 아닌가...물론, 나도 늘 약속 시간에 맞추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흐...

 

여러 모임 자리에 참석해 보지만, 약속 시간보다 보통 30분 넘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대규모 집회의 경우엔 어쩔 땐 넘 심하다싶다.

 

지난 해 말에 일본에서 히노마루와 기미가요를 거부해서 징계받은 선생님들이 법원에 소송을 내어, 승소한 것을 보고하는 자리인 "승소기념대회"에 참석하러 갔었다. 60여분이 참석했는데, 시작하기로 한 시간에 정확하게 시작했다. 그럴 수 있으려니 했었는데, 발언하기로 한 분들이 발언을 할 때마다 발언대 앞에 앉아 계신 분이 주기적으로 무언가를 들었다 놓았다 반복하고 있었다. 내가 인사할 차례가 되어 앞으로 나가 기다리고 있는데, 내 앞서 발언하신 분에게도 여전히 무언가를 들어서 보여주는 것이다. 무엇일까 유심히 쳐다보았더니 A4 용지에 "3분 남았음" "1분 남았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우리의 집회로 치자면 일종의 연대발언, 투쟁발언, 보고발언 등인데, 전체 기념대회 일정에 맞추어진 발언 시간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었다.

 

통역을 맡아 주는 분에게 물어 보았다. "일본의 경우, 다른 곳이나 다른 상황에서도 시간에 대해 이렇게 철저하느냐"라고...그 분의 대답은 이러하다. "일본 사람들의 경우(일반화의 위험을 감수하고^^), 시간 관념이 매우 철저하다. 왜냐면, 일본 사람들은 '나의 시간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시간도 소중하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후, 난 어떤 모임이든 집회든 약속이든 '약속한 시간'만큼은 제대로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 전보다 더 노력한다. 늦어질 것 같으면, 전화부터 한다. 그러나 쉽지 않다. 으레 30분 정도는 늦어지겠지...라는 생각이 습관처럼 배어 있는 것 같다...

 

시간 약속에 대한 무감각(?)...그것은 나의 사정과 편리때문에 다른 사람의 시간을 갉아 먹는 것이다. 그 사람의 인생을 갉아 먹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나부터...제발 시간 좀 지키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나도....

당신의 고양이님의 [내 곁에 있어줘] 에 관련된 글.

10년 후에도...중학생같은 멘트를 날리고 싶다....

그 사람에게...그리고 사람들에게....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소수자로 남고 싶다...그게 무언지는 때마다 달라지겠지만....

늘 삐딱하고 싶고, 도발적이고 싶다...그게 무언지 아직 잘 모르지만...ㅋ

 

내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그 사람, 그 사람들이....

 

나이값하고 살지 말자...이건 나의 실천적 전제....

생각하면 즐겁다.....

 

난 철들기 싫다...ㅋㅋㅋ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커밍아웃

아들이랑 둘이 살다 보니, 바깥일에 자연히 제약이 생긴다...

아직 6살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혼자 둘 수는 없구^^; 그래서 오프라인 모임을 최소로 잡으면서...되도록 아들과 함께 나가려고 한다...그런데...

 

나가면, 주변 사람들이 물어 본다...아들에게...

"아빠랑 엄마 중에 누가 좋아?"(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에게서 버림받을 것같은 아이들의 심리는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아빠랑 꼭 닮았네...엄마는?"

"엄마에게 동생 낳아달라고 해" (여기에서는 지독스러운 여성 차별을 느낀다. 여성이 애낳은 기계인가?)

"엄마는 어디 있어?"

등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엄마와 아빠로 구성된 가족의 형태를 당연하게 생각하다보니 그런 질문이 나온다고 생각한다...그런데...그런 질문에 답하려는 아이의 심정은 어떨까? 아들은 그런 질문에 대부분 대충 얼버무린다...6살인데도 말이다....

 

예전에 살던 아파트의 마트에 갈 일이 있었다...그 정육점 아줌마가 아들에게 묻는다..."엄마는?"...아들 왈..."엄마는 이제 같이 살지 않아요"...아들은 알만큼 아는 것이다...

 

아들과 함께 다니다 보니 자주 만나는 동지들에게는 말해야 할 것 같아서 커밍아웃을 한다. 왜냐면 끊임없이, 엄마가 존재하는 가정을 아들에게 당연한 것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이다.

"우리는 부자가정이예요"...

아빠와 함께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의 하나로 아들이 받아들이는 것은 나와 아들만의 몫이 아니라, 주변의 몫도 있다고 생각한다...근데 주변은 나의 개인적 사정을 모르니 그런 질문이 당연할 것이다. 물론, 그런 질문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소위 정상적 가정의 테두리가 현재 이 사회의 표준적 가정이라는 가정(이데올로기) 속에서이다.

그것이 물어본 사람의 개인적 책임이 아니기에 커밍아웃을 해야 할 것같다...그래서 이제는 기회가 될 때마다 이야기한다. 부자가정이라고....

안타까운 것은 커밍아웃하고나서도 사람들의 반응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매우 안타까워 한다는 것이다.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인지 나에 대한 안쓰러움인지, '엄마'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인지....아님 엄마가 없음에 대한 나의 안타까움인지,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지 오래다...끊임없이 이것이 옳다고 아이에게 되풀이되어지는 상황에 난 분노한다....

 

커밍아웃...그것은 세상에 대한 나의 당당함이자 사회의 일반적 편견으로 인해 아이가 받을 상처에 대해 주변의 배려를 더 요구하는 소극적 행위라고 생각한다...나만의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커밍아웃...적어도 난 세상의 눈치를 보고 싶지 않아서....적극적으로 커밍아웃하고 싶다...그나마 커밍아웃하고 난 뒤에 나에게 오는 타격이 크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

 

아빠가 유모차를 끌고 공원을 산책하다가, 사람들이 물어 본다..."엄마는 어디 있어요?", "밥 하러 집에 갔어요"....별 반응 없다...아니, "아빠가 아이에게 자상하네"라고 말한다...

엄마가 유모차를 끌고 공원을 산책하다가, 사람들이 물어 본다..."아빠는 어디 있어요?", "밥 하러 집에 갔어요"...반응 만땅이다..."그런 남편을 둬서 좋겠어요", "참 좋은 아빠네요", "너무 좋겠다", "남편이 참 자상하네요".....이런 사회다....

 

성적소수자든, HIV/AIDS 감염인이든, 모녀(자)가정이든 그 분들의 커밍아웃은 나의 상상을 초월하는 억압 속에 있다...난 다행히(?) 이 사회의 남성이기에 나의 커밍아웃은 "대단"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 혜택(?) 속에서도 나의 커밍아웃은 여전히 필요하다....우리는 부자가정이다! ...제발, "엄마는 어디있냐고", "아빠는 어디있냐고" 물어보지 마라...그냥 아이에 대해서만 온전히 관심을 가져주길....아이를 불쌍하게 보지 마라! 아이는 "엄마나 아빠"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랑이 필요한 것이니까...

나의 배부른 커밍아웃이지만...ㅋ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