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분류 전체보기

13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1/18
    기쁘고 독한 맘....(2)
    초보좌파
  2. 2007/01/13
    답답해서 끄적인다...
    초보좌파
  3. 2007/01/08
    10000명을 넘기며...(2)
    초보좌파
  4. 2007/01/07
    바보....^^
    초보좌파
  5. 2007/01/06
    2007년...
    초보좌파
  6. 2006/12/25
    오늘도 술 한 잔...(3)
    초보좌파
  7. 2006/12/22
    인간적인....
    초보좌파
  8. 2006/12/21
    미트릭스
    초보좌파
  9. 2006/12/13
    중구난방은 계속 된다^^(4)
    초보좌파
  10. 2006/12/13
    넘 기쁘다(3)
    초보좌파

기쁘고 독한 맘....

친구집을 아이와 같이 전전한다는 게 여러 가지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그 중 인터넷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는 것도 있다...

 

전교조 참실대회에 다녀 왔다...

지금 기억에 남는 이야기...

 

1. 노동실업교육분과에서의 발제 중,

    "글쓰기는 완결된 나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면서 나를 완성해 가는 길...완결된 나라면 글쓰기는 필요없을 것이며 그것은 환상이다..."라는 요지...무르익지 않은 나의 생각이라도 솔직한 나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것이 결국 나를 계속 변화시켜 나갈 것이라는 생각으로...다시 블로그 글쓰기를 생각한다...

 

2. 학생생활자치분과에서의 발제 중,

    "학교를 재구조화해야 한다. 학교를 재구조화하는 길은 학생자치와 학생복지...학생자치는 학교의 '권력'을 학생에게 분배하는 것이며, 학교가 학생들에게는 삶의 공간이므로 학생복지는 학생의 '생존권'의 문제...자치를 '스스로'가 아닌 '권력'의 문제로, 복지를 '시혜'가 아닌 '생존권'의 문제로 바라보는 것이 교육(노동)운동..."이라는 요지...난 교육노동자이고 소위 '운동'한다는 축에 속하지만 권력과 생존권의 문제로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것 같다...공부는 계속해야 한다^^

 

담 주에 방 구해 나간다...진짜 생활인이 되는 것이다...비록 반지하 방 한 칸이지만, 그 공간이 자신을 스스로 되돌아 보게 해서 나를 더욱 힘들게 할 수도 있지만,  그 공간이 매일매일 나를 허덕이게 할 수도 있지만....내가 지금보다 낫게 태어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기쁜 맘으로 독하게 맘 먹는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답답해서 끄적인다...

얼마 전 집 나왔다...

 

1.집에서 부모님과 아무런 문제도 풀지 못하고 나왔다.

2.아무런 준비도 없는 채 나왔다.

3.친구집에 얹혀 있다.

4.돈 구하러 집 구하러 다닌다.

5.넘 춥다

6.요즘 쉽게 흥분한다.

7.요즘 사람들에게 까칠해졌다.

8.남성성을 극복하려 한 지 꽤 되었는데 별반 달라진 게 없다.

9.기린언어가 내 일상에서 제대로조차 발현되지 않는다.

10.하고 싶은 거 많이 줄였는데, 더 줄여야 한다.

11.고민에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12.좀 지쳤다.

 

우선, 맘이 릴랙스해져야 하는데...지친 맘 한 구석에 독버섯을 키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10000명을 넘기며...

앗!! 10000명을 넘기며...인데...1000만명을 넘기며...라고 제목이ㅠㅠ 오마이갓!!!

 

내 블로그 방문자가 10000명을 넘었다..ㅋ

 

블로그를 만들며...

내 스스로에게 다짐했던거....

 

내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고,

그로 인해 내 스스로 긴장을 늦추지 않으며,

 

내가 내 일상을 스스로 되돌아보고,

내가 내 일상에서 반역의 주체가 되며,

 

나의 변화가 내 두뇌 유희가 아니라,

나의 변화가 내 일상의 실천이 되길 바라며,

 

장자가 말했듯....

진흙탕 속에 꼬리를 묻고 가는....

 

내 자신....내 과거의 관념적 운동이 아니라...

다른 블로거들에게 자극 받으면서,

실천으로서 내 운동이 내 삶이 새롭게 늘 풍부하길...

 

지금...그러고 있는지 나를 돌아볼 일이다....

더 많은 내 이야기와 공감과 변화를 꿈꾸어 볼 일이다....

 

블로거들에게 감사하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바보....^^

혼자 술 먹다가....

 

잠에서 깬 다섯 살짜리 아이가 소변 보러 간다며 하는 말...

"힘들면 누워서 기다려"

 얼마 전...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나에게 했던 말...

"넌 나의 마음에 백분의 일도 알 지 못해..."

 

그 맘이

그네들의 진심인 것을......

 

꼭 구구절절 설명해야만 그네들의 사랑인가....

 

에구..ㅋㅋㅋ...

아직 멀었네.....

내가 사랑을 이해하기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년...

아들이...

엄마에게 갔다왔다...새해 즈음...

그리고...

 

문득, 아들과 같이 놀다가, 거실이 추울 것 같아 방에서 놀자고, 아이를 방에 들여보낸 후, 따라서 방에 들어갔다...

아이는...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듯,  생각을 놓친 듯,  마네킹처럼 그 자리에 굳어서 멍하니 방바닥만을 쳐다 보고 있었다...

 

"장우야"...불러도 알아 차리지 못했다...

가만히 아이의 얼굴을 쳐다보니, 두 눈에 눈물이 맺혀 있다...2007년에 겨우 6살되는 아이다...

 

가만히, 아이를 끌어 안았다.

"장우야, 하고 싶은 이야기있으면 하렴"

아이는 엎드리더니 자신의 팔뚝에 두 눈을 훔친다...

그리고, 가만히 엎드려 있다...

 

"장우야, 왜?"

말이 없다..그냥 엎드린 채, 팔뚝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

 

"엄마가 보고 싶니?"

아이는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있다....

 

그러더니, "아빠, 매직파워 레인저스 멋있지?"라며, 나랑 놀잖다....

 

마음이 후벼 파인다...

 

설명할 게 아니라, 아이의 맘을 그냥 안아 주고 싶었다...그렇게 한참을 안고 있었다...아이도 내 허리를 꼭 끌어 앉는다....

그리고 내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내겐-축복이게도-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나에겐-아이 외에도-내 삶의 매우 소중한, 사랑하는, 날 사랑해주는 사람이다...

 

내게, 존재만으로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면, 내 아이와 그 사람이다....

 

2007년....

2006년 12월 31일과, 2007년 1월 1일은 그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숫자 놀음일 뿐이다.

시간은 인간의 숫자 놀음을 비웃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그러나...

그 '숫자 놀음'이 의미일 수 있는 건,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기 때문일 것이다...

 

장우이든, 연인으로서-사랑하는 그 사람이든,

이 '숫자 놀음'에서 나보다 행복하길 바랄 뿐이다.

 

내가 행복해야 장우든, 그 사람이든 맘이 편하겠지만....

난 장우와 그 사람으로 인해 행복하다...그래서...

 

이 숫자 놀음에 나도 한 가지 소망을 기원한다...

나보다...

그네들이 행복하길...그러기 위해...난 지금의 나보다 더 나아지길....

 

나아진다는 게 별 거이겠나...

지금처럼, 내 고민, 내 실천, 내 맘...가져 가는 것...

 

혹, 내가 이만큼 하면 그 사람들이 행복하겠지...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아이에게든, 사랑하는 그 사람에게든, 그게 그 사람들을 위하는 내 맘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들이 바라는 것에 내 진정으로 귀 기울이지 않고서 말이다.

그들에게 금은보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꽃 한 송이에 귀 기울였던가...

 

난 그들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의 꽃 한 송이에게도 귀 기울이는, 그런 나였던가?

 

또 하나.....

새해가 되니, 내 가족, 내 사랑. 내 어쩌구 저쩌구....이 틀 속에 '새 해 아침 해'를 맞이 하는,

이 소망이,

내년에 달라지겠지....

 

체 게바라가 이야기했던가...

"자유로운 개인의 연대".....

이 "숫자 놀음"에 희망을 갖는, 그래서 추운 겨울 날씨보다...'더 추운' 사람들이 행복하길...그리고...내가 내 일상에서 "자유로운 개인의 연대"가 늘 날 긴장시키며, 그 속에서 내가 머뭇거리질 않길.....내가 자유로우면서, 함께 자유롭길 위해서....

 

2007년에는....더 잘 함 해보고 싶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오늘도 술 한 잔...

난 이혼하고 난 후, 경제적으로 넘 힘들어서 부모님댁에 들어와 기생하고 있다. 특히, 강제전보로 7시 전에 출근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보니 다섯살 난 아들을 양육하기가 힘든 면도 있다..7시 전에 아이를 맡아 주는 곳은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그래서 더욱 어쩔 수 없이 부모님댁에 머무르고 있다...그러나, 하루빨리 부모님댁으로부터 독립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이다...왜냐면,

 

난 내가 소위 "운동"이라는 것을 하면서, 이 사회의 소외당하고 억압당하는 사람들의 해방이라는 것을 나름대로 꿈꾸며 실천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혼 과정에서 오히려 역설적이게도, 그동안 난 내가 억압자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난 이 사회에서 40년 가까이 남성으로 살고 있었다. 더욱이 난 장남이다. 이 사회에서 - 남성중심문화의 사회 속에서, 특히 장남으로서 - 난 사회발생적(자연발생적의 반대 개념^^:)으로, 체득적으로 남성으로서의 온전한 "권위"와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운동에서든, 생활에서든...

 

결혼 후, 가정에서 나는 무소불위의 가장이었다.."운동"이라는 것을 한답시고 나에게 전 아내는 식모나 다를 바 없었다. 나는 그 잘난 대의를 위해 "운동"을 하고, 전 아내는 그런 나를 뒷받침할 수밖에 없다는...내가 생각했든 생각하지 않았든...그런게 나의 모습이었다..."운동"이라는 명찰이 달랐을 뿐이지, "돈벌어다 주는" 남성으로서 이 사회의 남성과 별반 다를 게 없었던 것이다.

 

또한, "운동판"에서도, 선배와 후배의 관계는 "나이"와 "경험" 그리고 "특별한 경력"이라는 전제에서, 남성적 문화인, "군사적 위계 질서"와 "권위", "성차별"과 "성역할"의 형태로 내 몸에 자연스레 배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 동지라 일컬었던 "여성"들을,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남성"(여기서 여성은 더욱 말할 것도 없이)들을, 보이지 않는 폭력으로 억압하고 있었던 것이다. 짱돌을 던지는 것은 남성의 몫이라면, 짱돌은 깨는 것은 여성의 몫이라든가, 대단한 경력의 선배에게 주눅든 나의 모습이라든가, 내가 옳기에 넌 틀렸으니 넌 활동가도 아니라든가 하는....성역할에 기반한 성차별과 이분법적 사고 방식 등에서 말이다.

 

난 이혼의 과정에서 - 소위 "정상적인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깨뜨리는 행위가 얼마나 비난받고 있으며, 그 과정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배제되고 있는지 - 도덕적 엄숙주의, 가족주의 등을 통하여 - 조금이나마 알게 되면서, 소위 "주류"로 일컬어지는 것에서 벗어나 있는, 경계의 사람들이 어떤 심정일지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소위 "정상적인 가정"를 박차고 나온 사람이 남성이면 사람들은 그나마 "대단한 용기"라고 말하고, 그 사람이 여성이면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보는 세상에서, 난 남성이라 그나마 덜 고통스러울 것이지만 말이다....웃기는 세상이다....

 

그리고....

이번에 집에서 생긴 일도 아직 내가 벗지 못한, 남성으로서의 권위...그 연장선일 뿐이었다.

난 이혼하고 난 후, 부모님댁에 들어가야 했을 때, 다시는 위와 같은 일을 되풀이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었다. 그러나....난 아버지와는 집안의 권력을 다투는 꼴이었고, 그 사이에서 어머니는 여전히 두 남자의 식모일 뿐이었다....

아버지는 같은 식탁에서 밥 먹다가도 바로 옆에 주전자가 있으면서 어머니에게 물 따르라고 시키는 사람이다...전형적인 마초다...어머니는 묵묵히 물을 컵에 따라 준다...나는 그런 아버지를 정말 싫어했고 싫어한다...그러나 실상 현상이 좀 달랐을까? 난 아버지랑 다를 바 없었다....

 

내가 얼마 전, 술 먹고 한참 늦게 들어 왔다...아니, 몇 번 그랬다...집에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다면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겠지만, 부모님과 함께 있다는 이유로 부모님께 부탁하고는 한다...어제는 아버지가 나에게 엄청 화를 내셨다...이유는 하나였다...이혼한 놈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정신차리지 못한 다는 것이었다...아버지가 살아온 배경을 알기에 아버지를 원망하는 마음은 이미 예전에 정리되어서 아버지의 말은 무시할 수 있었다...왜냐면, 아버지 자신은 어떠했는지 모르는 거니까...하지만 어머니의 이야기가 충격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네 아버지를 뒷바리지 한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너의 뒷바라지까지 해야 하냐? 그걸 생각하면 네가 괘씸하다. 이혼한 녀석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면서"

물론, 어머니는 나의 이혼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신다. 어머니로서는 믿고 있었던 아들이 하늘을 무너지게 한 꼴일 것이다. 그럼에도 난 어머니의 그 말 - "이혼한 녀석" 운운이 아니라 "너의 뒷바라지"라는 말 - 이 넘 충격이었다.

부모님과 함께 살기 시작한 후, 부모님과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가 아들이랑 단 둘이 사는 걸로 생각하고, 나름대로 노력했지만....나의 생활의 많은 부분은 사실 어머니를 또다른 "식모"로 은연중에 설정하고 있지는 않았을까...하는 것이 나의 충격이었다..

 

내가 직접 어머니에게 맡기지 않고 나랑 아들의 빨래를 하고, 어린이집 준비물을 챙기고, 반찬거리 재료를 나름으로 준비하고, 부모님의 이야기를 잘 들으려고 노력하고, 되도록 집에 일찍 들어 오려고 하고..늦을 일이 있으면 미리 말씀드리고...

그랬다손치더라도....은연중에, 말 하나 행동 하나에 혹시 어머니를 또 다른 "식모"로 생각하는 것이 없지 않았을까? 여성으로서 어머니가 계시니까 좀 더 내가 남성으로서의 여유를 부린 것은 아니었을까? 그나마 내가 챙긴들 부족한 부분은 있을 터...그걸 "부"가 아닌 "모"에게 강요하게 되는 이 구조 속에서 어머니는 나에게 보이지 않는 또다른 식모는 아니었을까?

 

어머니가 그런 말씀을 하셨다는 것이 충격이 아니라, 그 말 자체가 충격이었다...

이 사회에서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 초등학교도 못 가시고, 막내딸로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평생 그저 온갖 희생과 억압을 운명으로 알고 살아오신 그 사람....

난 지금 나름대로 한다고 하지만,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나름대로 한다"는 게 내 몸에 배인 남성으로서의 할 만큼이라는 것에 대한 나의 변명은 아닐까...

 

그래서, 하루빨리 독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존재가 의식을 규정하는 것...그건 맞는 말이다...내가 여성이 아니라서 여성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내가 여성이 되려는 만큼 내 의식과 실천은 변하지 않겠는가...가사노동이 여성의 몫이 아니라, 가사노동이 온전히 여성의 몫으로 남아 있는 이 사회에서, 내가 그 몫을 온전히 해내는 그 순간..그만큼 내 삶은 생활 속에서의 억압과 그 극복을, 또 다른 측면에서 느끼고 의식하고 실천하지 않겠는가...그러면서 내가 더욱 달라지지 않겠는가....그동안 소위 "주류"속에 있었다면(ㅋ~~주류와 비주류의 개념은 영 마뜩치 않지만...그동안 내가 그런 분류를 당연히 생각했었으니까), 그렇지 않은 곳에 대한 "나"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이냐가 나를 더욱 다르게 만들지 않을까? 나는 교육노동자로서 정규직이지만 비정규직과 연대하는 것의 시작은 이런 일상에서의 나의 변화부터가 아닐까?

 

하루빨리 독립하고 싶다는 것은...낭만적 사랑의 꿈일 수도 있을 것이다..왜냐면, 생각만큼 현실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당장, 독립할 돈도 없지만, 독립해서 산다면 난 나의 생활 패턴이 지금과는 참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어쩌면 그것이 나에게 두려운 것일 수도 있다..그래서 여러 가지 이유로 독립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을 것이다...그래서 여전히 난 마초적이다.....

 

달라지려고 한다지만, 달라지려고 노력했다지만....난 아직도 내가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서, 그것이 두렵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어머니의 말 한마디가 곱씹어져서, 어머니에게 넘 죄송해서 오늘도 술 한 잔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인간적인....

아들과 이야기책을 읽었다.

취학 전 아동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만든, 어느 생활공동체에서 기획해서 나온 책 중 하나였다. 농사에 관한, 더 적확히 말하자면 "벼가 어떻게 자라는가"에 대한 내용이다. 봄에 씨를 뿌려서 가을에 수확하는, 그 과정을 농사짓는 그림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아들과 그림책을 하나씩 넘기며 같이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인간적인...아니 인간중심적이라는 생각말이다.

 

이 책에서, 벼를 갉아 먹는 벼멸구는 소위 '해충'이고, 그 벼멸구를 잡아 먹는 메뚜기는 소위 '익충'이라는 (책에서 '해충'과 '익충'을 구별해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벼에 해가 되는 것들은 골칫거리이고, 그 해가 되는 것들을 잡아 먹는 먹이 사슬의 강자는 '고마운' 것들이라는 식이다.

"고마워요, 메뚜기", "고마워요, 개구리" 이런 식.....

 

그런데 이런 시각은 인간을 중심으로 생각했을 때의 이해관계에서 보는 관점이지 않을까? 물론, 이러한 시각은 쌀을 먹고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

난 아이들의 이야기책 속에서는 최소한의 전제로 '인간'을 중심으로 놓고 바라보지 말고, '생명'을 중심에 놓고 바라보는 시각이 먼저 제시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벼멸구는 인간에게 해가 되니까 골칫거리가 아니라, 벼멸구도 함께 숨쉬며 살아가는 지구의 한 생명으로서 자신의 식량인 풀잎(인간에겐 벼)을 먹을 수밖에 없다는...."고마워요, 메뚜기"라면 "미안해요, 벼멸구"라는 것도 함께 녹아들어간 이야기....

 

미트릭스(메트릭스 패러디 애니메이션)를 보면서 아쉬웠던 점도 마찬가지이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육고기가 어떻게 대량 생산되고 있는가를 이야기(고발)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우리가 먹는 고기가 얼마나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이윤을 위해 우리의 먹거리가 얼마나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생산되고 있는가를 이야기할 뿐이다.(물론, 그것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다른 문제까지 섞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난 미트릭스에서,우리가 먹는 고기 즉 생산과정에 있는 그 고기의 실체인 소, 돼지, 닭 등에 대해 '생명'이라는 시각으로의 접근이 아쉬운 것이다.

소, 돼지, 닭 등이 식탁에 올려지기 전까지의 비위생적인, 비인간적인 측면의 강조가 소, 돼지, 닭 등이 '생명'이라는 부분을 잊게 하지는 않는가 말이다.

극단적으로 인간적이고, 위생적인 생산 과정이라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다. 고기를 먹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먹건 안 먹건 그건 개인의 선택이다.

 

어떤 것이든 그 전제가, 인간존중이 아니라 생명존중이어야 하지 않을까?

인간중심이 아니라 생명중심이 전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미트릭스

문화연대의 풀장통신을 메일로 받고 있다.

이번 호에,

KBS스페셜 [광우병 쇠고기]에 잠깐 나오는 "미트릭스 1,2"(메트릭스 패러디 애니메이션-루이스폭스 제작,연출)가 있기에 잼나게 봤다...[광우병 쇠고기]편은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보기도 한 터라 "미트릭스 1,2"가 궁금했었다...

 

생명조차도 이윤을 위한 도구일 뿐인 자본주의....

웰빙으로 포장된 또 다른 미트릭스...하다못해 웰빙 햄버거라며 맥도날드에서 "웰빙"을 떠들어댈 정도니...웰빙과 건강은 이윤을 위한 또 다른 미트릭스가 분명하다...이노무 사회에서는 말이다...

 

"저항할 수 없는 것에 대한 폭력, 그것을 거부하는 것이 채식의 시작이다...."라는 문구를 읽고, 채식(정확히 말하면 고기와 그 부산물을 먹지 않는다. 아직 어패류는 극복 못했다^^;)을 시작한 지 7개월....학교 급식에는 어김없이 출처가 분명치 않은 고기류의 음식이 꼭 1-2가지씩 올라온다...그래서 어쩔 땐, 김치와 밥 최악일 때는 노란무우와 밥만 먹어야 할 때도 있었다....하지만 하루 3번, 내가 무얼하려고 하는가를 스스로 확인한다는 것은 내 일상에 건강한 긴장을 불어 넣는다....

 

http://culturalaction.org/webbs/trackback.php?board=cncr_7_1&id=104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중구난방은 계속 된다^^

중구난방...

국어사전 : 뭇사람의 말을 막기가 어렵다는 뜻으로, 막기 어려울 정도로 여럿이 마구 지껄임을 이르는 말. ‘마구 떠듦’으로 순화.

 

아마도 그 의미는 "여러 사람의 입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일게다...

무언가에 맞추기 위한 "입(말)"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을 말할 수 있는 "입(말)"....어떤 기준-그것이 도덕적 계율이든, 조직적 규율이든, 관습적 제도이든, 이데올로기적 맞춤법이든-에 맞추어 말해야만 할 것 같은, 그래서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해도 입으로 꺼낼 땐 무언가의 기준에 합당하게 자신의 말을 맞추어 나가는...그런 말하기가 어쩌면 그동안 우리의 소통 방식이지 않았을까...

 

적어도 난 그랬다.

인생 선배의 이야기에서 크게 벗어 나지 않도록,

운동 선배의 주장에서 크게 벗어 나지 않도록,

괜찮은 사람이라는 평가에서 크게 벗어 나지 않도록,

나의 말은 이미 자기 검열을 거쳐 윤색되어 나온다...그리고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만족해 하면 난 행복했다....

 

이건 아니잖아~~~!!!

 

내 "말"이 그러했기에 다른 사람들의 "말"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나의 범주 안에서 허용되지 않는 말은 배제 혹은 배척의 대상, 공격의 대상이었다. 내 말은 적어도 옳은 편에 들고 너의 말은 최소한 틀린 편에 서 있다는 식...이게 옳으면 그건 틀렸다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 방식과 말....그래서 '수렁에서 건진 내 딸'마냥 다른 사람의 생각을 빨리 바꾸어야 한다는, 소명의식까지 있었던가 보다...

 

사람들이 모였다. 많지 않은 숫자...그러나 숫자가 뭔 대수랴...사회의 여러 의제, 그리고 자신들의 고민을 이야기하면서 그 속에서 함께 혹은 각자 나름의 모색을 또 다른 가능성 등을 찾아 보자는 의미로 모였다....그 이름이 '중구난방'이다...

 

구로민중항쟁(부정투표함 사건), 노동자의 문화, 대안교육...지난 번에는 가사노동의 사회화라는 주제로 초청손님의 간단한 발제와 중구난방이 이어졌다...

 

중구난방에는 두 가지 약속이 있다...아! 물론 이건 중구난방 뒷풀이에서 자연스럽게 약속비스무리(구체적으로 손가락 걸고 약속한게 아니라 그냥 뒷풀이에서의 암묵적 약속^^;)하게 한 것이다...

 

하나는, "내 이야기를 한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대해 옳다 그르다, 맞다 틀리다라는 비판은 하지 말자. 상대방의 이야기를 공감으로 듣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자. 자신의 경험과 고민을 이야기하자.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무엇이 맞고 틀린 것이 아니기에 자신의 이야기, 각자의 이야기는 솔직하게 한다. 서로 궁금한 것, 자신의 생각, 자신의 처지 등....말하고 싶으면 하고 말하기 싫으면 하지 않는다...모임 때마다 참여자가 정해진 것이 아니기에 서로 소개를 한다. 이름도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않아도 된다. 나이, 학벌, 성별(?) 등등 우리를 무엇으로 나누거나 묶으려는 것에 대해서 거부한다....공감으로 듣고 자기 이야기를 할 뿐이다...그래서 중구난방이다...그 곳에서 각자 혹은 함께 필요한 가능성을 발견한다.

 

둘째는, "술은 한 손으로 따른다"

우스갯말로 "싸가지 없음을 실현하자"이다.ㅋㅋㅋ 술은 마시기 싫으면 안 마셔도 누가 뭐랄 것인가. 혼자 따르고프다면 굳이 말릴 이유까지야. 하지만, 서로 따라 주며 오가는 정도 느끼고프다면 한 손으로 따르자는 말이다. 나이, 선후배, 성별 기타 등등을 모두 마다하며, 싸가지 없음에서 소박하지만 자유로운 인간 관계를 느껴보자는 것이다. 일상 생활 속의 모든 권력 관계는 이 속에서만큼은 해체해보자는 말이다...거창하게 말해보자면 말이다^^

 

중구난방이 끊길 뻔했다...그러나 이 자리가 신선한 산소를 제공하고 있다고 믿기에 계속 하려고 한다...

 

다음은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중구난방을 열게 된다.

- "연분홍치마(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모임)"에서 한 분을 초청하야 이야기 듣고 중구난방을 마련한다.

- 2007년 1월8일 19:00

- 장소는 합정역 연분홍치마 사무실

- 회비는 뒷풀이비 정도면.....

- 2명 이상만 확실히 온다고 하면 무조건 한다, 중.구.난.방

 

서로 다른 영역에서, 서로 다른 관심사를 가지고 있지만....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끼리 소박한 자리를 만들어 서로를 살찌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답니다....

참, 관심있는 분은 누구나^^ 어서 오세용^^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넘 기쁘다

1. 이 곳 학교로 복직한 지 한 달이 지나간다. 부천에서 이 곳 시흥의 학교까지 자가용으로 왕복 2시간 정도 걸린다. 그나마 아침에는 교통체증을 피하려면 오전 7시 전에 집에서 나와야 한다. 최소한 내 출퇴근에서만큼이라도 자가용에서 해방되고 싶었다. 자가용을 반인간적, 반환경적 문명의 대표적인 것으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왕복 2시간을 앞 차의 꽁무니만 쳐다본다는 것이-그것도 매일-영 못마땅했다.

   그러다가 직행 대중버스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큰 맘 먹고 아침 일찍 일어나 6시 20분에 집을 나섰다. 물어 물어 버스 타는 곳을 확인하고 행여 버스를 놓칠까 작은 눈 부릅뜨고 드디어 버스를 탔다. 잘 모르는 곳에 내려야 하는 지라 긴장하며 한 정류장 한 정류장을 유심히 바라보다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ㅋㅋㅋ 1시간여만에 도착하였다...

   드뎌 자가용을 놓게 되었고, 드뎌 한 시간(왕복 2시간)의 나만의 시간을 또 확보한 지라....넘 기쁘다...그 2시간 동안 무얼 할까??? 행복한 계획을 잡아 본다....ㅎㅎㅎㅎㅎㅎ

 

2. 집에서 일찍 출발하기 때문에 아침에 학교에 좀 일찍 도착하는 편이다. 학교에 도착하고 나면, 수업시작까지 1시간 정도 남는다...앉자마자 컴부터 켜고(이것도 병이다, 중독이다 싶은 생각이 드는데)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그날 수업할 내용을 훑어 본다...복직하고 한 달쯤 지나자 이건 좀 아니다 싶다...일찍 온만큼-그나마 평상시 운동량도 부족한대-운동 겸 아침을 즐기고 싶다. 아침을.

   그래서 학교 주변을 훑어 보니 자그마한 동산 옆으로 시민공원이 있다. 그래! 시민공원에 아침 산책을 가자...까짓거 인터넷을 아침부터 붙잡고 있을 필요는 없잖은가...핸폰없음 왠지 불안하고, 차없으면 왠지 갑갑하고, 인터넷 안하면 왠지 답답한, 그런 거를 극복하긴 힘들겠지만 그것으로부터 좀 여유로와져야 하지 않을까?...아침 산책을 나가보니 맑고 차가운 공기가 나의 뇌와 폐를 돌아 온 몸을 가볍게 해준다...그러다가...산등성이 곁으로 난 작은 산책로를 발견했다!!!! 오늘 아침에!!!!

   작은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보니 솔밭 사이로 작은 길이 쭈욱 나 있다. 작은 산이지만, 아니 산이라고 하기보다는 자그마한 등선이지만 솔밭 사이로 난 길이 꽤 운치있다. 조용한 이른 아침에 새소리마저 들려오고, 솔밭이 밤새 품은 맑은 공기도 가득하고, 내 발 밑에 깔려 있는 푹신한 흙과 나뭇잎은 내 몸뚱아리의 오랜 역사에 묻혀 있던 본능의 욕망을 충만하게 해주고.......

   빡빡한 일상과 무기력한 일상, 그리고 이러한 일상의 도시 속에서 짧은 시간, 짧은 공간이나마 이러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넘넘 기쁘다...내일 아침도 기다려진다...ㅎㅎㅎㅎㅎㅎㅎㅎ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