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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04/11/26 하나씩 그 존재를 느끼면 아름답죠. (3)
  2. 2004/11/24 우리는 재롱잔치에 뭘 기대하는가? (1)
  3. 2004/11/19 트랙백놀이-네버엔팅스토리 (4)
  4. 2004/11/16 사랑을 쓰려면 연필로 쓰세요오~~
  5. 2004/11/16 바둑이 이야기
  6. 2004/11/12 예전에.. (1)
  7. 2004/11/12 꽃이 나비에게? 날 두고 떠나지마..라고?
  8. 2004/11/10 날 두고 떠나지마..꽃으로 그린 그림
  9. 2004/11/05 행복한 청소부
  10. 2004/11/05 직업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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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그 존재를 느끼면 아름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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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jineeya님의 [일명 스노우캣 놀이] 에 관련된 글입니다.

이 넘들은 우리 쭌이의 애장품이었답니다.

 

집앞 슈퍼에 가면 꼬맹이들을 꼬시는 자잘한 것들이 많은데 그 중 쭌이 꼿친것이 바로 이넘들이었는데

계란보다 작은 계란모양의 초콜렛이었는데 매일 한개씩 구입해서는

초콜렛은 바둑이 한테 던져주고

그 안에 들어있는 조립장난감은 할머니에게 만들라고 조르고..

결국 눈이 안좋은 할머니는 포기하고..

그 넘들은 내가 퇴근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죠.

 

매일 밤.

하나씩 조립하는 노동을 해야했었는데

중국제품이었는데 어찌그리 종류도 다양한지 별로 겹치는 것도 없이 매일 매일 쌓여가다가

결국은 그렇게 모여진것들이 급기야는 커다란 통에 하나가득 차게 되었고.

 

쭌이의 장난감으로 집이 발디딜 틈 없어진 어느날

동생들가져다 주자고 꼬셔서는 어느 모임에 가져갔는데

결국 아무도 그걸 안챙겨가서는 다시 집으로 가져와야하는 불상사가 발생했을때

jineeya가 구조해 간 거랍니다.

 

무더기로 있을 때는 버려져야할 쓰레기로 보이더니만

넘들의 독사진을 보니 나름대로 아름답네요.

 

언젠가 보육교사들과 모임을 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정말, 진짜, 정이 안가는 애가 있다. 그럴때 죄책감을 막 느낀다. 나의 교사로서의 자질에 대한 고민까지도 든다. 이런 상황 어쩌면 좋을까???

 

이 말에 경력 10년차 샘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그 아이를 아주 자세히 관찰해라, 어떤 모습이든.

음식을 먹는 모습이라면.. 어떻게 씹는지. 숫가락질은 어떻게 하는지. 또 표정은 어떤지.

맛없는 음식을 먹을때의 표정과 눈빛까지도.

그렇게 자세히 그 아이를 보면, 사랑하게 된다...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런 이야기였죠.

 

우리가 무언가를 아주 자세히 들여다 본다면. 그 존재의 느낌과 통하고.

그러면 그 존재의 가치가 느껴질것이고..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어질것 같긴 하죠?

 

아~~ 그럼 세상도 평화로워질것 같은데...................................................................

 

오늘도 하나 조립했습니다.

작은 새가 들어있는 새집이었는데 불량이어서 만능테이프로 붙여서 겨우 모양을 유지했지요.

 

다시 모으기 시작했으니 조만간 또 한통이 차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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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6 00:39 2004/11/26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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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재롱잔치에 뭘 기대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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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아들 재롱잔치 연습이 한창이다.

 

어린반 친구들이야 한두개 하면되지만

6세반이라 어린반 재롱잔치 시간을 좀 채워야 하기에 연습강도가 좀 높은 모양이다.

 

어제는 재롱잔치연습의 순간을 묘사하는데

친구들은 빙둘러 앉아있고-교실이 좁으니까. 무대공간을 확보해야겠지.

선생님은 자기 순서가 아닌 친구들은 조용히 이야기하면서 놀라고 했단다.

그런데 친구들이 떠들어서 선생님이 화가 났고.

그래서 손바닥을 맞았다고..

얼마나 아프게야 맞았겠는가만은 그 쬐그만 것들 손바닥을 때렸다는 얘기에 표시는 못했지만

속을 부글거리고 끓었다.

 

재롱잔치가 뭐길레

아이들이 놀지도 못하게 하고

손바닥까지 때려가면서 그리 열심히 연습을 해야하나.

 

화를 가라앉히고 잠깐 생각한다.

 

왜 담임선생님은 그렇게 재롱잔치 연습을 열심히 시키는 걸까?

 

우린 재롱잔치에 뭘 기대하는걸까?

 

우선 원장님은 재롱잔치를 하면서 내년도 원생모집을 기대할까?

그리고 엄마들 한테 한해동안 얼마나 잘 가르쳤는지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겠지?

 

그리고 엄마들은

재롱잔치에 만원주고 빌린 멋진 옷을 차려입고 나와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물론 대견해 한다.

거기서 울거나 뻘짓하는 자식넘을 보면 속뒤집어져 하고.

 

선생님은

그 한시간의 시간을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해 한두달동안 일상을 파기하고

아이들 손바닥을 두드려가면서라도 연습을 시켜야 하고.

또 밤새 무언가 장식할 거리들을 만들어야 한다.

 

아이들은

재롱찬지날 멋진옷을 입고

부모님앞에서 멋지게 공연하는 즐거움을 느끼겠지.

 

근데

이 네 영역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뭘 희생하고 있나.

 

아이들은 한달동안 자유놀이를 반납한채 연습을 해야하고

선생님이 왜 그리 예민해져 있는지 모르고 살얼음판이어야 하고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고.

 

엄마들은

모르겠다. 나 같은 엄마들은 열받고..

 

원장님은 .. 돈깨지겠지.

 

정말 왜 이걸 해야하는지 한번 이야기나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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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4 11:23 2004/11/2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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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백놀이-네버엔팅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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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백..재미있더라구요. 꼭 끝말잇기 같죠? 

 

예전에, 아아주 예전에 꼬마였을 때 친구들이랑 이야기 만들기 놀이 했던 기억이 나요.

 

먼저 누군가 스토리 하나 말하면,

그 뒤에 상대방이 잇고. 또 내가 잇고,

내가 원하는 대로 이야기가 진전이 안되면 그걸 다시 억지로 돌려놓으려고 이야기를 이상하게 꼬아 버리거나. 아니면, 상대방을 난처하게 만들려고 더 이상하게 꼬아 버리거나 했었는데..

그렇게 서로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를 완성해 가는거였죠.

 

요기서도 이렇게 놀면 재미있을것 같은데..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겁니다.

 

어떤 이야기를 누군가 먼저. 그리곤 그 이야기에 이런 제목을 붙이죠.

 

1-트랙백놀이-네버엔딩스토리-(뒤에 제목을 붙여도 좋고)

 

누군가 이 이야기의 뒤를 잊고 싶다면..뒷 이야기를 쓰고 또 이렇게 제목을 붙이죠.

 

2-트랙백놀이-네버엔딩스토리

 

그런데 또 누군가는 두번째 스토리가 맘에 안든다면,

첫번째 이야기의 뒤를 이어 이야기를 만들고 이렇게 제목을 붙이면되죠.

 

2-1 트랙백놀이-네버엔딩스토리

 

이렇게 자꾸만 자꾸만 이야기를 만들면,

끝나지 않을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생겨나겠죠?  재미있을것 같지 않아요?

 

근데 제목이 무쟈게 길어질 수도 있겠다.

그치만 제목에 순서를 정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엉켜버릴텐데..

 

트랙백을 쏴 보아요에서 성매매관련 글을 읽다가 순서찾기가 힘들어서 고단했던 기억이 있어서...

 

누구 나랑 같이 놀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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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9 02:19 2004/11/19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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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쓰려면 연필로 쓰세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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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NeoScrum님의 [다시는 정을 주지 않으리라]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그 옛날 어떤 가수가 이런 노래를 불렀었는데..

 

사랑을 쓰려면 연필로 쓰세요오~~

처음부터 너무 진한 잉크로 사랑을 쓴다면..지우기가 너무 너무 어렵잖아요~~

 

뭐 그런.

 

또 이런 노래도 있다.

조금만 주고, 조금만 받아요오~~

그리하여 슬픔도 작게~~

 

 

연필로 쓴다고 지우개로 지워지는 것이 인간의 감정은 아니겠지만.

조금씩만 주고 받고자 한다고 그게 인간의 의지로 잘 되는 것도 아니겠지만.

그저 끝난 뒤의 고통이 너무 힘들것이니 조심하라는 선경험자의 조언이겠지.

 

이런 종류의 노래가 한 동안은 내가 사람을 만나는 데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이 사실이다.

근데 살다보니 그게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더라.

 

 

 

 



예전에 내가 관계를 단절하는 방식은 아주 무시 무시했다.

그야말로 상대에 대한 완전한 무시.

그렇게 나는 상대를 무시하고, 잊고, 나는 상처받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데 어느 순간.

내 안에서 상대를 죽여버리는 것이 답이 아님을.

그 과정이 내 안에 독으로 퍼지고 있음을.

불완전한 내가 점점 더 불완전해 짐을 느끼게 된다.

 

최근에

예전의 나와 같은 방식으로 관계를 단절하는 몇몇을 보면서.

그 방식이 나와 상대에게 얼마나 폭력적이었는지를 느낀다.

 

그래서 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껌벅이는 커서를 지켜 보면서.

끝내지 못할 이 글을... 어떻게 마무리 할까?...

 

내가 좋아하는 노래 "끝내는 한길에 하나가 되리"그건 믿음에 관한 노래다.

그리고 또 하나..세월이 약이겠지요~~ 하는 것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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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6 02:28 2004/11/16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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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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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엔 15년동안 함께 살아온 바둑이라는 개가 있습니다.

흰 털에 밤색 점이 점점히 박힌..그야말로 바둑이지요.

 

태어난지 이주만에 우리집으로 입양되서 온갖 사랑을 받고 살았지요.우리 집에 애가 생기기 전까지는.. 물론 그 뒤로도 함께 한 세월 만큼의 우정을 나누었구요.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함께한 정리를 어쩌지 못하고 함께 이사 왔는데

관리실의 협박과 구박을 받으면서도 모로쇠로 일관하며 이제까지 함께 삽니다.

 

그런 바둑이가 요즘 노환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아세요?

개 수명이 15년에서 20년 사이라고 하네요.

 

하루에 스므번쯤 화장실로 뛰쳐들어가서

고작 감씨만한 응가를 하고.

제 똥꼬에 또 감씨만한 응가를 달고 나와서는  아주 아주 미안한 얼굴로 쳐다봅니다.

-개를 키우시는 분들은 아실텐데..개에게도 무궁무진한 표정이 있답니다..-

 

매일 매일 그 응가를 치워야 하는 울 엄마에게는 웬수 같은 일이겠지만.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평소에 나는 유언처럼 아는 사람 모두에게

내가 죽을병에 걸렸거나,

생명이 위독할때 과학의 힘으로 내 생명을 유지시키지 말아라..하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대상이 내가 아닌 다른 생명일 때

그리고 그 대상이 의사표현을 하지 못할 때 그땐 어째야 하는지..

 

바둑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봐야겠습니다.

근데 그 담엔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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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6 01:01 2004/11/16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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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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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알엠님의 [신선마트를 어떻게 할 것인가?]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예전에

문열고 10분만 가면 까르프.이마트.그랜드 마트가 버티고 있는 친정동네에 살다가

 **리에 살게 되었을때,

 

먼저 뽀얀이 앉은 설탕,

마트에서보다 몇백원 더 얹어주고 ,

먼지 털어가며 사들고 나오면서

으이구 시골 사니까...하면서 성질을 냈었다.

 

그래서

종종 낮잠 자러 들어 온 남편 등을 떠밀어서 멀리 삼십분씩 운전시켜서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한짐씩 사짊어지고 들어오곤 했다.

한꺼번에 돈 십만원씩 써대는 장보기지만,

계산기 튕겨가며 그래도 얼마쯤은 벌었겠거니 하면서 흐믓해 하면서.

 

어느날

또 장보러 나가자는 나에게 남편이 그랬다.

사람들이 다 너 같으면,

나중엔 간장 떨어져서 한병 사려고 해도 삼십분씩 운전해서 가야할꺼다.

그래도 좋으냐?

 

뭐 생각해 보면 여러가지 복잡한 요인과 대안적 해결방안들이 있겠지만...

그런 생각을 안들었고.

우선 남편한테 무지 쪽팔렸었던 기억이 난다.

나와, 나의 편의가 전체에 어떤 영향을 줄것인가에 대해선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기에..

 

요즘은 그 생각이 더 자주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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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2 04:33 2004/11/12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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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나비에게? 날 두고 떠나지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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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쭌모님의 [날 두고 떠나지마..꽃으로 그린 그림]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우린 가끔 가능하지 않은 요구들은 하는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곤 실망하지..

역시! 날 사랑하지 않았어 ... 라고. 혹은 사랑하지 않게 되었어...라고 .

 

심지어 늙어가는 아내의 미각의 상실로 김치가 짜졌을지도 모르는데,

사랑이 식은거지 뭐...하고 억지를 부리기도 한다.

 

사랑을 하는 어떤 시기에는 상대방만 보이기도 하는데

아주 짧은 그 시간이 지나면

나를 대하는 상대방의 태도만 보이기도 하는것 같고.

 

우린 아직 사랑할 만큼 어른이 되지 못했는지도 모르지.

 

이유가 덜되서, 엄마에게 칭얼거리듯.

엄마라서 무조건 받아주어야 하는 그런 사람이 더 필요해서

곁에 사랑하는 사람을 하나씩 두고 싶은건지 모르겠다.

 

자꾸만

내가 모자라서

사랑하지 못하는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래서

모자라는 나를

채워 넣어가면서까지

그 사랑이란걸 해야 하나 귀찮아지기도 하고.

 

그래서 점점 더 썰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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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2 01:32 2004/11/12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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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두고 떠나지마..꽃으로 그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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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empas.com/yepp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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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0 22:43 2004/11/1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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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청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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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쭌모님의 [직업에 대해]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이 그림책 보면서두 비슷한 감동을 느꼈었는데.. 왜 덧글에는 그림이 안들어가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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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5 04:25 2004/11/05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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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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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 아침 출근을 안해도 된다는 느긋함이 이밤을 여기서 계~속 놀도록 만드네.

 

오늘 낮에 사무실에서

보수도 한달에 100만원 이하로 받는,

게다가 하루 노동시간도 어마 어마 긴,

더군다나 그 노동의 성격이라는 것도 육체+지적+정서를 동반해야 하는

심지어 사회적으로 중요한 일이라 대접도 못받는

보육교사의 일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일테면.

아이들이 좋아서.

여자에게 적당한 직업인것 같아서.

그저 할게 별로 없어서.기타등등..

 

그러나 그녀(그)들이 이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고 몇년을 지내다 보면

아주 관성적으로 변하게 된다.

아이들 똥닦아주고, 밥먹이고. 짧은 시간이지만 뭔가 교육적일것 같은 프로그램도 해야하고

청소도 해야하고, 빨래도 해야하고, 부모상담에 온갖 서류까지...

이런 일들속에서 그녀(그)들은 서서히 지쳐간다.

 

그러다가는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이 돈으로 언제까지 먹고 살수 있을까?

뭐 그런 걱정이 든다.

 

그리고 열심히 무언가를 배우러 다닌다.

전문성(?)을 쌓기위해

색종이접기도 배우고

새로운 경향의 유아교육이론도 배우고

재롱잔치 준비용 무용도 배우고

이도 성에 안차면 대학원에 진학할 것을 꿈꾸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다양한 노력을 통해서도 

자신이 선택한 그 일에서 어떤 지점에서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나중엔 직업이 그저 호구의 수단이 된다.

호사스럽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적당히 살아보기엔 충분하지도 않은 호구지책.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면,

보육교사나, 변호사나, 의사나, 청소부나 몇가지 항목에서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 만찬가지인것 같다.

 

예전에 아주 오래전에 북한소설이 한참 유행처럼 나오던 때가 있었다.

그때 읽은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책이었는데,줄거리도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어떤 한 지점에서 내가 받은 감동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또렷하게 남아있다.

 

한 노동자가. 기계를 다루는 노동자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일에서 끊임없는 개선의 방향을 찾고 확산시키려고 한다.

결국 그는 그로 인해 당으로 부터 인정을 받는 해피앤딩이다.

 

그때 내가 받은 막연한 감동은

일은 하고 산다는 것이 단지 생계가 아닌 무엇이 함께 존재하는 것이어야 하는구나

하는 것이었다.

 

직업과 여가를 분리해서,

일하는 시간은 일하고, 그 나머지 시간은 나의 즐거움을 찾기 위해 보낸다.

주5일 근무도 된 마당에...그렇게 사는 사람이 많은것 같다.

 

그런데,

그게 잘 분리가 되려나. 사는데 그 큰 한부분을 완존히 포기하고 살아가는게 즐거울까?

 

아라한 장풍대작전에서 도사..에 대해 이야기한 장면이 있었던거 같은데..

뭐 배달의 달인...뭐 그런 자신의 일에 전문가가 된 그런 사람이 도사라고 했던거 같던데.

도사 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선택한 일에서 나의 의미를 찾는것이 내 인생의 죽어버린 시간을 되살리는데 필요한거 같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내가 내 노동의 내용과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가능할까?

 

보육교사로 돌아와서.

월간유아 프로그램집을 배껴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아동관이 반영된 보육과정을 기획하고.

그 과정이 진행되고.

나와 아이들 사이의 교감이 생겨나고.

또 성인 누군가로 부터 내 노력을 지지받고 인정받을 수 있다면 가능할까?

 

모든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는 없겠지만.

자신이 선택한 직업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해 낼 수 있다면 좀 더 행복하지 않을까?

 

근데 그게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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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5 03:36 2004/11/05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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